2004/brief comment 33

영화 'The Phantom of the Opera'

학습 차원에서 팀원들과 영화 '오페라의 유령'을 보러 가다. 원작 뮤지컬에 충실하게 만들어서인지 스펙터클이라든지 음악 등이 모두 좋았다. 조금 아쉬웠던 점은 뮤지컬 영화로서는 나도 오히려 '시카고'가 더 나았던 것 같은데 뮤지컬로서의 장점과 영화 매체로서의 장점이 잘 어우러져 있어야 할 텐데 아무래도 이 영화는 뮤지컬 쪽에 더 방점이 찍히다 보니 (아마 웨버가 직접 제작에 참여해서 더 그러했으리라) 약간 지루하다는 의견도 나오게 된 것 같다. 그리고 아무래도 거의 노래로만 진행되는 방식에 익숙치도 않았을 테고... Anyway 그래도 영화가 흥행에 성공해서 무지 다행이고... 내년 드디어 The PHANTOM of the OPERA 오리지널 공연이 한국을 찾는다. 기대해도 좋을 듯!!! 물론 나는 지금 ..

2004/brief comment 2004.12.24

The Da Vinci Code

Best Seller류의 도서들을 나는 도리어 잘 안 보는 편이다. 시류에 편승하는 데에 대한 묘한 거부감도 있고... 그래서, 다빈치코드 다빈치코드 사람들이 노래를 불렀을 때에도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그러다가 몇 달 전 친구들이 그 책 진짜 재미있다고 입을 모아 하는 소리에 조금 마음이 동하여 그림자료가 함께 있는 특별판이 곧 나온다 하길래 그럼 그거 나오면 사야지 하고 기다리다가 막상 사려고 보니 낭패~ 영어본만 출판된 거였다. 그 두꺼운 거 사서 내가 영어공부할 것도 아니고 어쩔 수 없이 그냥 전에 나오던 책 사야지 하고 있던 차에 시누이 언니가 친척에게서 빌려온 책을 읽고 있기에 잘 됐다 싶어 나도 빌려 읽기 시작했다. 요새 며칠간 지하철을 오가며 읽었는데 장르가 스릴러물이니만큼 책을 손에서 떼..

2004/brief comment 2004.12.08

나의 연극열전 다섯번째 – 청춘예찬

내가 이 작품을 보려고 애초에 찜해 두었던 이유는 99년 초연 이후 수많은 상을 휩쓸고 많은 입소문을 탔었다는 그러한 Credit 외에 연극배우 박해일을 보고 싶어서였다. 박해일이 이 무대를 통해 신인연기상도 받았고, 그리고 괜찮은 연기자들을 발굴하기 위해 연극 무대를 찾아다니는 영화감독들의 눈에 띄게 되었던 작품이었다. 질투는 나의 힘, 살인의 추억 감독 모두 박해일을 '청춘예찬'에서 발견했다고 하니... 하지만 왠걸~ 무슨 사유가 있었는지 이번 연극열전 공연에서는 예정되었던 박해일이 나오지 않았다. 대신, 요즘 연극무대에서 한창 주목받고 있는 '김영민'이라는 배우가 그 주인공 역할을 맡았는데 박해일이 없긴 하지만 그래도 작품 '청춘예찬'이 보고 싶어서 바쁜 와중에 어렵사리 시간을 내어 공연장을 찾았다..

2004/brief comment 2004.11.15

9년만의, 80분간의 산책

망설이고 있었던 Before Sunset을 보았다. 영화의 시작과 함께 동시에 나를 뒤흔든 건 9년이라는 시간의 무게. 서두에 잠깐잠깐 비치는 Before Sunrise의 그들과 너무나도 선명하게 시각적으로 대비가 되듯, 9년이 지난 에단 호크 그리고 줄리 델피는 놀랄 만큼 늙어 있었다. 처음엔 늙어 있는 그들의 모습이 익숙치 않고 슬프기까지 했다. 하지만 계속 그들의 산책과 함께 하면서 다시 그들이 사랑스럽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9년이라... 아름다웠던 그들도 그럴진대 9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어떨지 생각해 보니 몸서리가 쳐진다. 9년 전이면 1995년... 나의 직장생활 2년차 때... 하긴 1~2년 전의 사진과 지금을 비교해 봐도 크게 차이가 난다. 그들은 젊음은 사라졌지만 아름다움은 남아 있었..

2004/brief comment 2004.11.04

화양연화가 그립다...

'2046'과 '비포선셋'을 기대하고 있었던 이유는, 모두 전작에 대한 크나큰 잔상 때문이었다. '화양연화'는 한동안 정신을 못 차렸을 만큼 미칠 듯 좋아했던 영화 중의 하나였고, '비포선라이즈' 역시 굉장히 오랜동안 마음 속에 잔잔한 파문이 일던 영화였다. 1,2 숫자를 붙일 만큼의 속편은 아니지만 그 후일담을 담고 있다는 얘기에 원래 속편이라는 걸 싫어함에도 불구하고 전작의 영향이 너무 컸기에 개봉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 토요일에 '2046'을 보았다. '2046'에서 '화양연화'을 기대한 것은 잘못이었다. 모든 게 달라져 있었다. 주인공도 변했다 (아니 또는 변하지 않았다) 작품을 지배하는 전반적인 속도 역시 정반대다. 이성의 지배 속에 위태위태하면서도 한발자욱도 나가지 못했던 화양연화의 그들과는..

2004/brief comment 2004.10.25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며칠전 그루 아빠가 전화 와서는 "지금 학교에서 30% 도서 세일하는데, 다빈치 코드 살까?" 하길래 "좀 있으면 사진자료와 일러스트 포함된 특별판 나온대. 그때 그걸루 살래." 대답했다. 그날 저녁, 내게 책 한 권을 내민다. 파울로 코엘료의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코엘료 책은 늘 표지가 예쁘다...) "책 샀네. 제목 들어본 것 같다..." 그랬더니 코엘료 책을 잘 보는 것 같길래 샀고, (요새는 좀 뜸하긴 하지만) 까딱하면 확 죽어버리고 싶다는 소릴 잘 하길래 사 왔댄다. 봤더니, 책 하단의 장식띠에 이렇게 쓰여있다. - 난 지금 무얼 하고 있는가? 내가 살아가는 이유는? - 피식 웃었고, 그 다음날부터인가 3~4일에 걸쳐 지하철 안에서 읽었다. 우선, 글 몇 자락을 옮기면, "도대체 뭐가..

2004/brief comment 2004.10.20

꽃피는 봄이 오면

이상하게도 어쩔 수 없이 '꽃피는 봄이 오면'을 보면서 '효자동 이발사'가 자꾸 생각났다. '꽃봄'과 '효자동 이발사'의 공통점 1. 청어람 작품. 그리고 김윤정양의 손길을 거친 작품이기도 하지... 2. 전반적인 기조에서 왠지 휴머니스틱한 성향이 느껴지는... 윤정아, 이러다가 청어람의 컬러가 되는 거 아니냐? 3. 별 세 개쯤의 무난한 작품. 두 작품 다 딱 그 만큼의... 4. 남자주인공 1인극. 두 작품 다 최민식, 그리고 송강호만이 돋보이는 그들만의 작품. 만약 그 사람들이 나오지 않았다면 정말 평작에 그쳤을 법한 그만큼 두 사람의 연기력에 크게 기댄 작품 5. 그래서 그 주인공 외의 주변 인물들 및 상황들이 제대로 살아있지 못했던 작품. 그래서 약간은 아쉬웠던, 별 네 개, 다섯 개를 선뜻 줄..

2004/brief comment 2004.09.30

Crazy For You

그냥 그저 평작 수준... 현재 우리나라 뮤지컬계에서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했건만 그냥 나름대로 자기 몫을 잘 해낸 정도... 할머니 나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 윤복희씨의 무대 등장이 반가웠던... 뮤지컬에 Jazz를 도입한 작품이건만 별로 Jazz스럽지 않았던...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에 문득 든 쓸데없는 생각. Crazy For You라... 너한테 미쳤다 (미칠 만큼 반했다, 사랑한다)이겠지만 너 때문에 미치겠다 (너 땜에 내가 미쳐, 못살아~) ...도 될 수 있겠다는... 내일부터 추석 연휴다. Happy 추석... 명절 때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괜히 엄마아빠가 보고 싶다. 이번에도 그럴려나...

2004/brief comment 2004.09.24

Art - 남자들의 우정에 관하여

남자들은 은연 중에 친구에 대해 관대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힌다. 그러면서 친구가 나를 이해해 주리라 믿는다. 하지만 속마음은 다르다. 서로에 대한 바램과 믿음이 가득하면서도, 그것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경우에는 진실하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 않는다. 남자들에게 있어서 그런 표현은 낯뜨거운 짓이다. 흔히 남자들의 우정은 여자들보다 ‘찐하다’고 한다. 여자들은 남자친구를 사귀거나 결혼하면 우정이 끝나는데 비해 남자는 사회생활을 할수록 더 깊어진대나. 그런데 과연? 연극 ‘Art’는 남자들의 우정이 세상에 미화되어 있는 것만큼 그리 편하거나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친구 그리고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나는 너를 이해하고 너는 나를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그 당연함이 깨져..

2004/brief comment 2004.09.02

The Terminal

어제 우연히 지갑을 뒤져 보니 이미 시일이 지난 쿠폰들이 잠자고 있었다. 그러다가 발견한 것, CGV 무료관람권이 한 장 있었는데 기한이 8월말까지다. 다행히 눈에 띈 김에 활용해야겠다 싶어 혼자 후여후여 극장에 가서 'The Terminal'을 보았다. 뭐... 예상한 대로의 휴머니즘 영화... 중간중간 웃음을 터뜨리게 하는 부분들도 있었고 톰 행크스의 연기도 실망시키지 않았고... 그래도 여전히 가식적인 미국식 휴머니즘이 반갑지는 않다.

2004/brief comment 2004.08.27

11분

코엘료의 '연금술사'에 조금 마음이 동하여 또다른 소설 '11분'을 사서 오가는 지하철에서 3일만에 다 읽었다. 아무런 사전정보 없이 읽기 시작한 거라 제목이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 몰랐다. 중간쯤 읽다가 그 '11분'이 무슨 의미인지 나오게 되는데 지하철에서 읽다가 피식 웃었다. 뭐... 그냥그냥 재미있는 책이긴 했는데 그렇게 새로운 건 아니었고... 어떤 외신의 짧은 서평을 나중에 잠깐 보니 '남자가 이렇게 완벽하게 여자 입장에 서서 쓴 글을 읽어보기는 처음이다. 코엘료는 여자의 느낌과 두려움을 잘 알고 있다.'고 되어 있던데 전적으로는 동의하기 힘든 말이다. 꽤 상당 부분 남성적 시각이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번 연금술사도 그런 면이 없지 않았는데 '11분' 역시 이야기를 끝맺어가는 부분..

2004/brief comment 2004.08.25

그루와 함께 디즈니 아이스 쇼에 가다

그루가 좋아할 것 같아서 알음알음 부탁하여 디즈니 아이스쇼 티켓을 겨우 구했다. 역시 내 예상대로 그루는 꽤 오랜 시간 내내 거의 넋을 잃고 보고 있었다. 디즈니의 여러 동화 및 애니메이션 스토리들을 물론 알지 못하기에 완벽하게 이해한 건 아니겠지만 예쁜 캐릭터들, 화려한 스펙터클적 요소, 스케이팅 스킬들만으로도 그루의 마음을 뺏어가기에 충분했다. 공연 성황이라는 뉴스는 마케팅 차원의 속임수였고 공연장(체조경기장)의 절반 가까이 비어 있었다. 지나치게 티켓 가격을 높게 책정하여 성공하기 어렵지 않을까 예상했었는데 역시나였다. 하우스 운영도 빈틈이 너무 많았다. 덕분에 24개월 유아 이상은 티켓을 구입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37개월인 그루는 무사 통과였고 어렵사리 구한 S석 초대권으로 R석 자리에서 관람했다..

2004/brief comment 2004.08.21

연금술사

자아의 신화를 이루어내는 것이야말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부과된 유일한 의무지.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늙은 왕이 산티아고에게 해 준 이 말은 약간의 변주가 여러 차례 반복되는 등 이 책의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가장 주요한 정서 내지는 테마다. 나 역시 계속 읽다 보니 머리속 한 구석에 맴돌게 된 문구가 바로 이 말이다. 재미있게, 그리고 유익하게 읽을 수 있었던 책. 여자에 대한 시각, 지나치게 유심론적인 면, 엔딩 부분 등은 좀 맘에 들지 않긴 했지만 꽤 괜찮은 책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두 가지 생각. 첫번째는, 이 놈의 생활이 대체 언제 나아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평소의 내 소신에 어긋나게도 사무실 내에서 회자되기도 했던, ..

2004/brief comment 2004.08.20

나의 연극열전 네번째 - 택시 드리벌

몇 년 전 최민식 주연으로 이 공연이 올려졌을 때에 무지무지 보고 싶었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놓치고 말았다. 해서, 연극열전 전체 일정을 보고 처음에 동그라미쳤던 작품들 중 하나...요즘 대학로에서 유일하게 흥행성적이 좋다는 공연답게 통상 가장 관람률이 부진한 화요일임에도 불구하고 보조석을 판매할 만큼 객석은 꽉꽉 들어차 있었다. 소문답게 공연 도중 객석은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어쩌면 다른 이유가 아니라 바로 이것 때문에 이 공연이 인기가 높은 지도 모른다. 별로 심각하지 않은, 실컷 웃을 수 있는 재미있는 공연...) 장진 특유의 말재간이 이 작품 역시 잘 발휘되어 있었다. 하지만 난 약간 실망했다. 무엇보다도 전체적인 대본 구성이 좀 허술했다. 이야기의 가장 큰 줄기인 두 가지, 그러니까 택시기사..

2004/brief comment 2004.08.18

Chagall - the magician of color

일요일에 그루, 그루 아빠와 함께 샤갈 전시회를 보러 갔다. 너무 좋았다. 사람 많은 것만 빼고는... 줄지어서서 기다려서 줄지어서 관람한 건 처음인 것 같다. 요즘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전시인 데다가 방학 숙제를 위한 학생들 인파까지 사람은 정말 무지 많았다. 이제까지 미술 전시회는 가끔 보러 갔었지만 이번 샤갈전처럼 마음에 쏙 들었던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색채의 마술사라는 명성 그대로 그림의 Color들이 정말 기가 막히게 뛰어났다. 작품들에 가장 많이 드러나 있는 하늘을 나는 꿈 테마도 좋았고 (그의 그림에 나오는 사람들 대부분이 하늘을 날고 있다...) 자신이 사랑하는 두 여인, 아내와 딸이 작품의 소재로 자주 등장하는 것도 마음에 들었고... (보통 삶 자체도 자유분방의 극단을 달리..

2004/brief comment 2004.08.09

Rent - no day but today

뮤지컬 업계에 몸담고 있지만 사실 난 뮤지컬보다는 연극 그러니까 정극을 더 좋아한다. 연극에 대한 각별한 애정도 그렇고 스펙터클 위주의 일종의 엔터테인먼트와 같은 뮤지컬보다는 인간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담긴 정극이 내 취향에는 더 맞다. 그런데 최근에 직업상 뮤지컬들을 계속 접하면서 느낀 것은 꽤 괜찮은 뮤지컬 텍스트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오프 브로드웨이 출신 작품들 중에 작품성이 좋은 작품들이 역시 많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어제 본 'Rent' 역시 그러한 우수한 작품 중의 하나였다. 이 작품은 2000년부터 국내 한 극단에서 꾸준히 공연으로 올려 뮤지컬 마니아들의 사랑을 꾸준히 받고 있는 작품으로 국내 유명 뮤지컬 배우들이 거의 다 거쳐갔던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이제까지와의 공연과는 달리 2..

2004/brief comment 2004.08.06

Beauty and the Beast

사실, 이 작품은 우리 회사와도 관계가 있는 작품이기에 그리고 내가 첫 프리뷰를 본 것이기에 이런저런 얘기를 꺼내 놓기에 매우 조심스럽다. 가장 놀라운 것은 Animation을 그대로 무대에 옮겨놓은 듯한 무척 화려한 무대와 의상이다. 이건 뭐 누구나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점일 것이다. 그리고 뤼미에르, 콕스워스 등 쟁쟁한 조연들의 호연이 돋보인다. 첫 프리뷰 관람기임을 감안하고... 우려 1. 야수가 가면을 벗고 변신을 해도 야수라는 것... 그러니까 야수 역의 현광원씨 외모 때문인데... 어쩔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없다. 극적 감동을 받아야 할 그 순간에 사람들은 왕자의 얼굴을 보고 피식 웃어버린다. "어, 그래도 야수잖아?" 우려 2. 야수의 연기력이 좀더 보강이 필요한 것 ..

2004/brief comment 2004.08.04

Jekyll & Hyde - 배우 조승우 발견하다

내가 이 공연을 본 가장 큰 성과는 '뮤지컬 배우' 조승우를 발견했다는 것이다. 사실 조승우는 이전에도 몇몇 뮤지컬 작품에 출연하여 뮤지컬계에서는 상당한 팬을 갖고 있는 배우다. 하지만 그가 출연한 뮤지컬을 이제껏 한 편도 보지 못한 내게 조승우는 '영화 춘향뎐의 이몽룡' 이미지 뿐이었다. (그의 후속 영화들도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타이틀롤로 조승우가 캐스팅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좀 의아했었다. 선악의 상반된 캐릭터를 표현해야 하는 매우매우 어려운 역을 과연 조승우가 해 낼 수 있을까 하는... 나의 그러한 의심과 상관없이 조승우가 출연하는 공연은 매진에 가까운 열띤 반응이었고 더블캐스팅의 류정한이 출연하는 공연은 판촉을 위해 이벤트를 벌여야 할 정도였다. 아무튼 막..

2004/brief comment 2004.07.28

Blood Brothers - 배우 이석준 발견하다

스펙터클이나 뮤지컬 넘버 위주가 아닌, 보기 드물게 '연극성'이 뛰어난 뮤지컬 작품을 만났다. '블러드 브라더스'___ 안타깝게도 흥행 성적은 별로 좋지 않지만 기자들이나 관계자들 평대로 작품은 얼핏 예상했던 것보다훨씬 잘 나온 것 같았다. 몇몇 테마는 계속 입 속에 맴돌 만큼 뮤지컬 넘버 역시 안정적이고 뛰어났다. 특히, 해설자(이석준)와 엄마(서지영)의 호연이 돋보였다. 해설자의 역할이 매우 독특했는데 극적 상황에의 관객 몰입을 방해하면서 낯설게 하기 효과에 더하여 극적 긴장감을 부여하는 매력적 역할이었다. 또한 해설자 역의 배우 이석준을 발견한 것 역시 큰 성과였다. 이전에 꽤 잘 나가는 뮤지컬 배우였다가 한참의 공백을 지나 새롭게 활동을 시작하고 있는 것으로 들었는데 연기, 노래 모두 안정적이었고..

2004/brief comment 2004.07.26

나는 Cabaret가 좋았다

뮤지컬 '캬바레'는 실패했다. 그러나 나는 이 작품이 꽤 좋았다. 나름대로 대대적이었던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이 공연이 실패한 이유는, 1. 이 작품은 1930년대 나치가 세력을 확장해 가던 시기의 베를린을 그 배경으로 하고 있다. 당시 베를린은 음울함과 퇴폐, 향락이 넘쳐나던 도시였다고 한다. '킷캇클럽'이라는 캬바레를 주요 무대로 한 이 작품은 인종차별, 성적차별(동성애) 등 사회를 억압하고 있던 이러한 체제와 관습에 무기력할 수 밖에 없는 나약한 인간 군상들을 그리고 있다. 이 작품은 따라서 어둡고 우울하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사상 가장 충격적인 엔딩이라는 명성답게 이 공연은 관객들이 끝난 줄 몰라 박수칠 타이밍조차 놓칠 정도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이라고 했을 때에 당연히 화려한 스펙터클과 같은 볼거리..

2004/brief comment 2004.07.14

한국적 팝뮤지컬의 작은 희망을 발견하며...

이번의 예술의전당 '와이키키 브라더스' 공연은 올해초 팝콘하우스 공연에 이은 두번째 버전의 공연으로 개인적으로는 굳이 발품과 시간을 들여 보고싶지는 않은 공연이었다. 그 이유는, 일단 2001년 '와이키키 브라더스' 영화를 보았을 때의 그 감동에 이 동명의 뮤지컬이 크게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었고, 왠지 상업적 동기가 다분한 그러니까 유명한 가요 몇 곳을 짜깁기해서 중년층을 끌어들이기 위한 안전빵 전략이지 않나 싶어 그냥그냥 가볍게 여겼었다. 또 들리는 얘기로는 초연작품 완성도도 그다지 높지 않는다고도 했고... 그래서 솔직히 기대를 하지 않고 보았다. 그날 공교롭게 예술의전당에 일이 2개나 겹쳤고 어쩌다보니 운좋게 공연까지 볼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뮤지컬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의외로 괜찮았었다..

2004/brief comment 2004.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