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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Year in Review 2022

올해는 연말 결산의 방식을 좀 바꾸어 보았다^^ 형식적으로는 표 형태로 변경해 보았고 내용적으로는 공연과 영화뿐만 아니라 전시와 책도 추가해 보았다~ 공연 1월 뮤지컬 '하데스타운', 연극 '리차드3세', 뮤지컬 '라이온 킹'(내한) 2월 뮤지컬 '곤 투모로우' 3월 연극 '회란기' 7월 '블루맨그룹'(내한), 뮤지컬 '데스노트' 8월 연극 '햄릿', 무용 'Look Look' 9월 연극 '두 교황' 10월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 이머시브씨어터 '다크필드'[Flight, Coma, Ghostship] 11월 태양의 서커스'뉴 알레그리아'(내한),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무용 '기울어진 사람들' & '오프닝2'(내한),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12월 클래식 '파보 예르비&도..

2022/monologue 2022.12.31

겨울 풍경 그리고 다시 해넘이

1주 전에 눈이 많이 내려서 좀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도로는 눈이 다 녹아 말끔하고 주위의 산과 들판에는 눈이 그대로 쌓여 있어 안전하게 이동하면서 설경도 즐길 수 있었던 여행이었다. 광주에 내려가 엄마 아빠 뵙고나서 2011년 전주여행 때 잠깐 들렀었던 임실 옥정호를 오랜만에 다시 찾았다. 호수 앞에 위치한 펜션에 저녁늦게 도착해 하룻밤 자고 아침에 일어나보니 창 밖에 근사한 풍경이 펼쳐져 있다. 그리고, 옥정호 전망대에서 바라본 옥정호의 설경 아점 먹으러 임실치즈테마파크에~ 눈덮인 예쁜 마을의 아기자기한 모습들. 원래는 태안반도를 가려고 계획했었는데 예약 숙소에 문제가 생겨 좀더 이동거리가 가까운 변산반도로 루트 변경~ 차 안에서 급히 검색해 변산반도의 노을 명소로 꼽힌다고 하는 솔섬 앞 해변으로 향했..

2022/photo essay 2022.12.31

성탄전야미사

구유의 가난은 삶의 참된 풍요로움을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지 보여줍니다. 돈과 권력이 아니라 관계와 사람들 속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_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성탄 메시지 中 현대의 기술 문명이 외적이고 피상적인 가치를 추구하도록 부추기는 영향 때문인지 현대 사회는 눈을 들어 멀리 보고 높게 보는 법을 잊어버린 듯합니다. 이런 우리에게 아기 예수님은 눈을 들어 하늘을 바라보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눈앞의 가치, 피상적인 가치를 넘어 추구해야 할 참된 가치가 있음을 기억합시다. _ 베드로 서울대교구장님의 성탄 메시지 中

2022/quotation 2022.12.24

CATS & POTO

내년 1월 서울공연 예정인 'CATS' 내한공연의 첫 도시 김해에서의 개막, 그리고 무려 13년 만의 'The Phantom of the Opera' 한국공연의 캐스팅 공개로 정신없었던 어제와 오늘~ 지난 2020년 공연 시즌에는 COVID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객석 동선과 인터미션 플레이타임을 못했었는데, 이번엔 객석을 돌아다니는 젤리클 고양이들과 너무나 좋아하는 관객들을 다시 보니 "그렇지, 이게 바로 'CATS'지!" 싶어 새삼 기쁘다. 이틀 동안 온라인을 들끓게 한, 우리 자랑스러운 배우들! 하나하나 너무 귀하고 훌륭한 캐스팅이라 이들이 빚어낼 공연에 나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2023년, 기대가 크다!

2022/monologue 2022.12.23

Pinocchio

★★★★ # 놀랄 만큼 훌륭한, 고전의 재해석이다! 그리고 뛰어난 수준과 질감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에 기예르모 스타일이 온전히 살아있다. # 원작에 대한 새로운 설정들이 독창적이며 깊이있게 잘 구현되어 있다. 20세기 초반 파시즘 치하의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하여 서커스단 단장으로 상징되는 노동착취 자본과 시장과 무솔리니로 상징되는 군국주의 파시즘을 피노키오에게 시련을 가하는 대상으로 삼은 건 빼어난 재해석의 포인트이다. # 그리고 이 영화에서는 의외로 기독교적인 장치들이 꽤 많이 숨어 있다. 목수인 제페토와 양아들 피노키오에서 요셉과 예수님이 연상되는 것 외에도, 제페토가 전쟁 폭격으로 어린 외아들을 잃고 십자가상 조각을 미완으로 둔 채 깊은 슬픔에 빠져 있는 모습에서는 욥이, 큰 물고기의 뱃속에 갇히는..

2022/brief comment 2022.12.19

Rimbaud

★★★ # 삼연째 뮤지컬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인데 전체적으로 평가가 괜찮다는 창작뮤지컬이라 궁금증과 약간의 기대를 갖고 오랜만에 대학로를 찾았다. # 그럴 때가 있다... 보통의 기립과는 확연히 다른 기운의 객석 기립 및 모두가 박수 대신 촬영을 하고 있는 커튼콜 모습을 보며 오늘 공연, 레전드였다는 열광의 후기를 보며 '나는... 대체 뭘 본 거지?...' 그들과의 심한 간극에 멘붕이 오는. 마니아극을 볼 때 특히 그런 경우가 많은데 (그런 이유로 잘 안 보기도 하고...) 이 공연 역시 그러했다...... # 공연 관람 후, 초연 당시 정수연 평론가의 리뷰를 찾아보니 공연 보고나서 답답했던 마음이 뚫리는 기분이다... (이 분의 공연 평론, 개인적으로 좋아함~ 때로 신랄하긴 하지만 객관적..

2022/brief comment 2022.12.16

파보 예르비 & 도이치 캄머필

★★★★ # 오랜만의 클래식 콘서트, 좋다! 도이치 캄머필은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규모에도 불구하고 소리가 굉장히 풍부하고 밸런스도 훌륭했다. 마에스트로 파보 예르비는 온화한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스타일이었다. 클라라 주미 강의 연주는 우아했지만 기대했던 것보다는 인상적이지 않아서 살짝 아쉬운... # Program_ 하이든, 교향곡 제96번 D장조, '기적' 베토벤, 바이올린협주곡 D장조, Op.61 [바이올린: 클라라 주미 강] 베토벤, 교향곡 제8번 F장조, Op.93 이전엔 엘리베이터 루트로 오가서 못봤는데 전철역 및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스텝 아트리움 천정에 수십 개의 꽃이 피고 지는 예쁜 설치작품이~ 'Meadow' by Studio Drift

2022/brief comment 2022.12.12

성지순례_ 당고개 & 새남터

지난 8개월동안 매주 비대면으로 같이 공부했던 성서통독반에서 마침 활동으로 다함께 성지순례를 갔다. 우리가 간 곳은 교황청 승인 서울순례길 중 용산에 있는 성지 두 곳, 당고개 순교성지와 새남터 순교성지로, 당고개 성지는 일반인 신자 열 분이 처형당한 순교성지이고 새남터 성지는 김대건 신부님과 프랑스 신부님들을 비롯해 열한 분의 성직자들이 처형된 순교성지이다. 그래서 각각 평신도들의 순교지, 사제들의 순교지로 불리운다고 한다. 두 곳 성지는 전체적인 느낌도 좀 달랐다. 당고개 순교성지는 온화한 인상이었다면 새남터 순교성지는 장엄한 분위기였다. 개인적으로는 당고개 순교성지가 더 좋았는데, 한옥와 황토토담이 포근한 인상을 자아내서 어머니의 따뜻한 품 같은 정취를 풍기는 곳이었다. 먼저, 당고개 순교성지에 도..

2022/photo essay 2022.12.05

Yoann Bourgeois

지난번 과천현대미술관 다녀온 후 알게 된 또다른 조나단 보로프스키의 작품을 보러 LG아트센터로 향하는 길에 강서구청 사거리를 먼저 들렀다. 귀뚜라미보일러 본사 건물 앞에 설치되어 있는 '하늘을 향해 걷는 사람들(Walking to the Sky)'이다. 작품을 보는 순간 저절로 웃음이 터졌다. 바라보기만 해도 마구 기분이 좋아지는... 유동인구 많은 지역의 메인 스트리트에 있었다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을 텐데 아쉽기까지 한... 그런데 그날 이 작품을 먼저 보러간 게 의도치 않게 안성맞춤의 선택이었다. 공연을 보면서 이 조각품의 모습이 바로 떠올려졌다~ ★★★★☆ # 사각형의 무대는 기울어진 절벽이 되었다가 거대한 턴테이블이 되었다가 또 공포스러운 그네도 되었다. 1시간 동안 펼쳐진 배우들의 퍼포..

2022/brief comment 2022.11.30

West Side Story

★★★ # 공연을 보러가는 날 아침, 출근준비 때 듣는 클래식 FM에서 마침 이 작품의 'Maria' 가사 한 대목을 낭독해 준다. "마리아, 널 부르면 노래가 되고 널 속삭이면 기도가 되네." 원래 아는 노래였지만 그 가사를 콕 집어 다시 들으니 너무 아름다운... 그래서 원곡의 가사를 찾아봤다. I've just met a girl named Maria, and suddenly that name will never be the same to me. Maria! I've just kissed a girl named Maria, and suddenly I found how wonderful a sound can be. Maria! Say it loud and there's music playing, Sa..

2022/brief comment 2022.11.29

가을의 과천 현대미술관

과천 현대미술관을 갈 때마다 여긴 꼭 가을 단풍 때 다시 와야지 했는데 이번 가을, 단풍이 지기 전 드디어 이곳을 다시 찾았다. 아침 일찍 도착해 이건희컬렉션 전시 현장티켓 예약하고 1시간 정도 시간이 남아 미술관 윗층의 원형정원과 옥상정원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이번엔 오후까지 여유있게 있을 예정으로 온 거라 예전에는 그냥 지나치면서 잠깐 보고 말았던 미술관 바깥에 설치된 야외 조각작품들도 하나씩 찬찬히 보았다. 이제 관람예약시간이 되어, 다시 미술관 안으로~ 이번 전시의 테마는 파리에서 각각 스승과 제자, 선후배, 동료로 만나 예술적 영향을 받은 피카소, 모네, 샤갈, 달리, 피사로, 고갱, 르누아르, 미로 그들의 회화 7점과 피카소의 도자기 작품이 90여점 전시되어 있었는데 피카소의 도자기 작품들이 ..

2022/photo essay 2022.11.08

두 번이나...

8년 전 세월호 참사 때에도 그렇고 이번 이태원 참사도 그렇고 국민으로서의 마음에 부모의 마음이 더해져 더 안타깝고 슬프고 분노하게 된다. 세월호 피해자들이 97년생 고2 학생들이었던 그 때에는 그루가 이제 막 중학교 들어간 시기였고, 이번에 20대 피해자가 대다수를 이루었던 지금은 그루가 스물두살이다. 지난 일요일 아침에 나 또한 친구들로부터 아들 안부를 묻는 연락을 받았으니 아마도 20대 자녀를 둔 사람들은 그날 모두 다 그러했을 것이다. 생각해 보니 세월호 세대인 고등학생들 그러니까 96~98년생들이 지금 딱 스물다섯~스물일곱살이다. 이태원 20대 피해자들 중에서도 아마 많은 비중을 차지했을 20대 중후반이다. 이렇게 두 번이나 연이어 또래들이 어이없이 희생된 참사를 겪은 세대들이 자신들을 안전하게..

2022/monologue 2022.11.05

가을의 철원

가을 단풍 보러 가까운 데 가기로 미리 월차휴가만 내 놓고 언제나처럼 목적지는 갑자기 결정해, 이번엔 철원으로 가을 여행_ 철원 여행지로 계획한 곳은 삼부연폭포 - 한탄강 주상절리길 - 고석정 - 소이산 정상. 철원은 주요 관광지가 서로 가까이 있어서 당일치기로 갔다오기에 안성맞춤인~ 일찍 도착해 콩나물국밥으로 아침식사. 전주식이라는데 여기는 오징어가 들었네... 삼부연폭포_ 도로변에 자리하고 있는데 너무 시원하고 예뻤던 3단 폭포. 한탄강 주상절리길_ 한탄강의 주상절리와 함께 계곡의 기암절벽을 따라 설치된 3.6km의 잔도길인데 정말 경치가 빼어난 비경을 즐길 수 있는 최고의 트래킹 코스였다. 사실 단풍이 한창인 모습을 기대하고 왔는데 이곳의 단풍은 이미 거의 말라버린 상태였다. 일주일 정도 더 일찍 ..

2022/photo essay 2022.11.02

responsibility

그야말로 참척지변이다. 토요일 오후에 공원 산책하고 돌아오니 성당 해설단 한 분의 20대 딸의 부고가 전해졌다. 우리 아파트 같은 동에 사시는 자매님인데 딸이 갑작스러운 병으로 1년 남짓 병원에 있다 들었었는데... 수녀님과 해설단 사람들과 장례식장에 가서 처음으로 '연도'(위령기도)라는 걸 해 보았다. 너무나도 어리고 예쁜 모습의 영정사진을 보고 울컥했던 차에 연도 중 욥기의 말씀을 읽다가 기어이 눈물이 터졌다. 그래서 그렇지 않아도 마음이 한껏 가라앉아 있었는데 밤에 TV를 보다가 뉴스 속보를 접했다. 밤과 새벽 사이에 사망자 수가 갑자기 2배로 올라가더니 아침에 일어나보니 믿기 힘든 숫자로 바뀌어 있었다... 회사에 다니다보면 이런 일 저런 일이 마구 터진다. 근데 그 시급한 때에 이게 누구 탓인지..

2022/monologue 2022.10.31

DarkField

★★★ # 영국의 이머시브 그룹 'DarkField'의 세 작품이 새 터전에 개관한 LG아트센터의 새로운 공간, 가변형 소극장에 놓인 3대의 컨테이너에서 펼쳐졌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완전한 암흑 상태에서 360도 입체 음향이 들리는 헤드셋의 소리에만 의존해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상상하면서 체험하는 방식이다. Flight는 조금 놀랐고, Coma는 그냥 그랬고, Ghostship은 약간 으스스했다. 그런데 무서운 상황의 음향효과보다 내 귓속 가까이 들리는 속삭임이 더 공포스러운... 각각 20~30분 정도씩 진행되었는데 살짝 짧아서 아쉬웠다. 한창 몰입이 되어 흥미진진해지려는 찰나, 끝나버리는 느낌. 근데 더 길었으면 무서웠으려나... Sound Emmersive Theater라는 게 이런 거구..

2022/brief comment 2022.10.31

Mrs. Doubtfire

★★★☆ # 오래 전 영화(1994)로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부부가 다시 재결합하는 결말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구나... 따로 각자의 삶을 살면서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당시로서는 굉장히 앞서나간 해결방식이었네. 아이들은 '서로 떨어져 있을 때에 행복한 아빠 엄마'를 인정하고 그것과 무관하게 여전히 자신들을 사랑하는 아빠 엄마와 각각 잘 지낼 수 있는... # 한국어 번안이 적정선을 지키며 뛰어나게 현지화되어 있고 웃음과 감동이 적절하게 배합되어 있는 내용에 배우들 또한 각 캐릭터별로 잘 소화하여 쉽지 않은 코미디 장르의 초연인데 한국 시장에 잘 안착한 듯하다. 대본과 음악만 가져온 Small License 프로덕션인데, 'Something Rotten' 창작진의 솜씨가 어떤 건 잘 느껴지고 어떤 건 좀..

2022/brief comment 2022.10.24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 # 마구 정신없이 휘몰아치는데 결국은 사랑... 그리고 따뜻하다. 정체성 찾기, 세대 갈등의 영화적 접근에 있어 병맛 가득한 독창성은 탁월~ # 아카데미상 수상을 기대하는 목소리들이 많다고 하던데 양자경은 여우주연으로 유력 후보에 오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남편 역과 딸&빌런 역의 두 배우의 연기 또한 인상깊었다. # 할리우드 영화의 액션 씬의 잔인함에 비하면 쿵푸는 참 선하네 하는 생각이 영화보다가 뜬금없이 떠오르기도... # 지금 이곳의 자신이 다른 멀티버스 속의 자신들보다 이룬 게 없는 가장 보잘 것 없는 나이기에, 그래서 뭐든지 다 할 수 있다는... 뭐 그런 대사가 휙 흘러가면서 귀에 꽂혔는데 정확한 워딩은 기억이 안 나네. # 나도 힘이 필요할 때에 또다른 멀티버스에서 내가 가지 않..

2022/brief comment 2022.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