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brief comment 34

El Secreto

25년 동안 과거에 갇힌 두 남자... 사랑을 잃은 한 남자는 그렇게 만든 이의 육체와 영혼을 빼앗고 (정말 이제껏 내가 본 최고의 형벌!) 그렇게 시간의 흐름이 정지된 채 살아간다. "남는 건 기억 뿐이요, 최소한 좋은 걸로 골라요." 사랑 앞에 한 발자욱도 나아가지 못하는 한 남자는 25년간 찍혀지지 않던 A를 스스로 새겨 두려움(TE MO)을 사랑(TEAMO)으로 그렇게 현재로 돌아온다. "할 말이 있어요" 오랜만에... 울림이 적지 않은 영화......

2010/brief comment 2010.12.09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괴테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창작 뮤지컬, 중도 위기를 겪었을 때에 팬들의 모금 지원으로 공연을 올리기도 한 전무후무한 사례로 유명한 공연,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는 작품, 올해 10주년을 맞이하는 이 공연을 난 이제서야 처음으로 만났다. 이번 프로덕션은 송창의, 박건형 스타캐스팅으로 흥행에는 성공을 거두었지만 기존 베르테르 마니아들에게는 실망을 안겨 주었다는 얘기가... (이전 프로덕션을 보지 못했으니 비교평가를 할 입장은 아니고...) 소문으로만 듣던 뮤지컬 넘버는 클래식한 유려함이 풍부했다. 그러나 몇몇 곡들은 마디에 가사가 무리하게 들어가 아쉽기도 했던... 오랜만에 뮤지컬무대에 선 송창의는 베르테르 캐릭터에 참 잘 어울렸다. 임혜영, 민영기도 제 몫을 해 냈고. 그런데 이 작품에 등장하는 앙상블은 ..

2010/brief comment 2010.11.24

Spamalot

뮤지컬 '스팸어랏'_ 이렇다할 줄거리 없이 특별한 메시지도 없이 그냥 웃으며 즐기라는 뮤지컬... 코미디가 체화되어 있는 정성화, 정상훈의 남다른 재능을 확실히 보여주는 그리고 신영숙, 김재범의 이제껏 처음 보는, 그런데 잘 해서 놀라운 코믹 캐릭터를 재발견한... 물론 내용이나 줄거리가 그닥 크게 상관없는 작품이긴 해도 한국식 코미디화를 참 잘 했다는 생각... 그럼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대본과 음악 그리고 완벽한 무대 구성, 뛰어난 작품성까지 지닌 완벽한 코미디 뮤지컬은 역시 '프로듀서스'만한 게 없다는...

2010/brief comment 2010.11.03

Billy Elliot

나에게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_ 3시간 가까이 가슴으로 울면서 본 공연... _ '걸작'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 공연... 영화 '빌리 엘리어트'를 무척 좋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한국 공연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에 정말 기대되고 보고 싶으면서도 솔직히 흥행은 불투명해 보였다. 80년대초 영국 탄광산업 노동자들의 오랜 시위를 작품 배경으로 하고 있어 이런 진지한 내용의 작품성 위주의 공연이 과연 한국에서 흥행할 수 있을까, 그리고 어린아이가 주인공인 비싼 공연을 무리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러한 여러 가지 생각들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건 이 공연을 보지 못한 상태에서의 무식한 소견이었다... 물론 현재 스코어로 보았을 때에 흥행은 성공하지 못할 듯하다. 그러나 예..

2010/brief comment 2010.10.29

옥희의 영화

이제... 홍상수라는 감독에 대해 스멀스멀 애정까지 생기려고 한다^^ 메인 타깃 관객층을 염두에 두는 것도 아닌, 천만 관객을 목표로 하는 것도 아닌... 자신의 영화에 관심갖고 보는 이들이 계속 나이들어가도 여전히 뜨끔해하고 낄낄댈 수 있도록 그의 작품세계도 함께 나이들어가고 있다. 4명의 스태프와 불과 13일만에 찍은 2천만원 제작비의 영화지만 그의 꾸준한 테마인 '반복과 차이'의 또다른 모습을 놀랍게 보여준...

2010/brief comment 2010.10.27

피맛골 연가

공연을 보고 이 곳에 Brief Comment를 남겨 오면서 이번 공연만큼 뭔가를 쓰기 전에 이토록 심란한 건 또 드문 일이다... 사실 이 뮤지컬, 별로 볼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우리 팀에서 근무했던 옛 직원이 그 작품 마케팅 TFT에 프리랜서로 들어가서 시간 내서 꼭 보러 와달라고 초대권을 친히 보낸지라 그냥 그 정에 이끌려 보게 되었다. 뮤지컬 '피맛골 연가'는 시작점부터 뚜렷한 목적을 띤 공연이다. 서울이라는 도시를 대표하는 뮤지컬을 한 편 만들고자 하는 서울시의 주도 하에 이루어진 이른바 관제 뮤지컬이다. 작년부터 Pre-Production이 시작되었을 때의 프로젝트명 '뒷골목 중매쟁이'가 올해 본격적으로 공연을 알리면서부터 '피맛골 연가'로 바뀌었다. 피맛골이라... 조선시대 서민들이 종로를..

2010/brief comment 2010.09.15

The Story of My Life

"죽으면 좋은 말만 해 주네?" "그게 송덕문이라는 거야." "니가 내 꺼 써 줄래? 나도 니 꺼 써 줄게." "그게 가능해?" "어, 그러네... 남은 사람이 하기, 약속!" 먼저 세상을 떠난 친구의 송덕문을 고민하고 있는 한 남자. 30년간의 오랜 우정이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펼쳐지는 가운데 베스트셀러 작가인 자신의 모든 글의 원천이 바로 그 친구였음을 깨닫고 좋은 말만 해 주는 송덕문이 아닌 친구가 진정 원하던 송덕문을 비로소 써 내려가기 시작하는... 두 남자의 우정에 관한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는 담백한 그리고 잔잔한 감동에 젖어들게 하는 2인극이다. 이지적이고 냉정한 그리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토마스 역의 류정한과 순진하고 유아적인 그리고 과거에 사는 엘빈 역의 이석준은 각각의 ..

2010/brief comment 2010.09.13

서편제

꽤 오래 전 '서편제'를 뮤지컬로 만든다는 얘기가 업계에서 들릴 때부터 솔직히 고백하건대 큰 관심 없었고 그리고 딱히 마땅찮았다.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모토에 별로 크게 공감하지 않는 이유가 그 한국적이라는 특수성만을 고집하며 내세우는 나머지 동시대인의 공감이라는 중요 포인트를 크게 고민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 대표적인 한국 뮤지컬로 꼽히고 있는 '명성황후'는 해외에서는 재외교포 대상의 공연이었고 한국에서는 이제 쇠퇴기에 접어들었다. 언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넌버벌 퍼포먼스로 구성된 '난타'는 오프 브로드웨이에 입성한 지 1년을 넘기지 못하고 결국 실패를 겪었고 한국에서는 여행사 판촉의 힘으로 인기 관광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서편제'의 뮤지컬화에 대해서도 이러저러한 고정관념..

2010/brief comment 2010.09.03

내공...

그저께 '미스 사이공(Miss Saigon)'을 4년만에 다시 보았다. 그때에도 언급했지만 이 작품은 솔직히 불편함이 없지 않은 작품이다. 내년도 Next Production 참고 차원에서 어쩔 수 없이 다시 한번 보게 된 건데... 주연급 배우들의 기량이 높아져서 그 부분은 만족스러웠다. 초연 때엔 엔지니어 역의 배우가 개막을 앞두고 갑자기 쓰러진 바람에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커버 배우가 그 역을 소화했었는데 중요한 캐릭터인지라 많이 아쉬웠었다. 그런데 이번에 엔지니어 역을 맡은 이정열 씨는 이 배우 정말 이젠 뮤지컬 배우로 물이 올랐구나 싶었다. 이정열... 어린 친구들은 이 사람을 잘 모르겠지만 포크 가수 출신이다. '그대 고운 내 사랑'이 아마 대표곡일 듯... 2000년대 중반부터 뮤지..

2010/brief comment 2010.08.26

아저씨

액션류를 별로 선호하지 않고 원빈도 그닥 좋아하지 않는지라 주변인들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사실 이 영화 볼 마음이 없었다. 근데 무서운 게 情이라고... 간만에 대학서클 카페를 찾았다가 영화계에 있는 친한 서클 선배가 이 영화 프로듀서라는 소식에 그럼... 이 영화 꼭 봐 줘야지...하고 극장을 찾았다.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액션과 드라마를 보는 재미에 남성 관객들 만족도도 높을 듯하고 무지 멋있게 나오는 원빈 때문에 여성 관객들 또한 좋아할 듯하고... 원빈 본인인지 그의 소속사인지 원빈의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그의 단점을 최소화하는 작품들을 참 잘 선정하는 안목 또한 인정... 캐릭터 몰입도 높이는 조연 배우들 그리고 아역배우도 퍽 인상적인... 무엇보다도 이 영화로 하여금 '아저씨'라는 단어의 뉘앙스가..

2010/brief comment 2010.08.23

Kiss me, Kate

토니상이 연극과 뮤지컬 두 부문으로 나뉘면서 뮤지컬 부문에서 최초로 작품상을 수상한 공연이 바로 '키스 미 케이트'이다. 1940년대에 미국 뮤지컬 부흥의 시작을 알리는 주요 작품들 중의 하나로 손꼽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셰익스피어의 '말괄량이 길들이기'가 극중극 형식과 실제 백스테이지 상황이 교차되는 내용이다. 미국에서는 1990년대 후반 다시 한번 리바이벌 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2001년 초연 이후 실로 오랜만인 9년만에 재공연을 하고 있다. 포스터가 처음 나왔을 때에 좋게 말하면 복고적, 그대로 말하자면 촌스럽고 너무 적나라하다 싶었는데 실제 공연을 보니 포스터 느낌 그대로였다. 언론의 호평 일색이 좀 이해가 안 되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고전하고 있는 이유가 이해되었다. 이 공연은 'Oldi..

2010/brief comment 2010.08.05

MET opera on screen_ Armida

메트 오페라 스크린작 이번 시즌의 마지막 작품인 로시니의 '아르미다' 화려한 기교가 돋보이는 벨칸토 오페라인 이 작품에서 아르미다 역을 맡은 르네 플레밍은 고난이도의 콜로라투라로 가득한 아리아들을 별로 어려움 없이 매끈하게 소화해 내어 역시 그녀의 이름값을 느끼게 했다. 그러나 상대역 리날도를 맡은 그 남자가수는 노래는 뛰어난데 연기력은 미흡하고 또 키가 너무 작아 (똑같은 세 조건을 갖춘 우리나라의 모 군이 계속 떠오른^^) 50대의 르네 플레밍과 함께 하기엔 이모와 조카를 보는 듯했고 둘 다 왠지 캐릭터에 겉도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정이입을 힘들게 했다. 무대와 의상 디자인은 현대적이면서도 아름다웠지만 연출은 지루했다. 2막에 상당히 길게 나온 발레 장면이 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이었을 정도로..

2010/brief comment 2010.07.29

MET opera on screen_ Hamlet

MET opera on screen을 작년 10월부터 보기 시작한 이후로 늘 차기작품들 소개 영상에서 유일하게 시선을 끈 이가 있었다. 후덕한 체격의 남녀 오페라 가수 주인공들 중에 단 이 사람만이 보통의 체격에 잘생긴 외모를 갖추고 있었으니... 바로 오페라 '햄릿'의 사이먼 킨리사이드라는 남자였다. 토마가 작곡한 프랑스 오페라 '햄릿'은 6~7년전 사이먼 킨리사이드(햄릿)-나탈리 드세이(오필리아)의 런던 프로덕션 이후 특히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는 작품이다. 백몇년만에 처음으로 이 작품을 올린다는 MET는 이 프로덕션을 그대로 가지고 왔다. 이 프로덕션은 별다른 무대세트 없이 배우에 더욱 집중되도록 하는 연출방향을 띠고 있다. 사이먼 킨리사이드는 연극배우 출신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연기력이 탁월했다. ..

2010/brief comment 2010.07.01

11 & 12

창의적 연출과 획기적 해석으로 현대 연극사의 신화적 존재로 불리우는 피터 브룩의 신작 '11 그리고 12'가 한국 무대에 올랐다. 이 작품은 기도문을 11번 외우느냐, 12번 외우느냐로 시작된 신비주의 종교 수피즘의 신학적 논쟁이 프랑스 정부의 정치적 목적까지 결합되어 대량학살에까지 이르는 참극을 빚어냈던 1930년대의 실화를 배경으로 폭력과 관용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다소 철학적인 내용인지라 쉽지 않은 작품일 거라는 예상과 달리 때론 유머러스하게 때론 진중하게 관객과 소통하는 노련함이 뛰어났다. 특별한 무대장치 없이 빨간 카펫 한 장과 나목 한두 그루만 놓인 빈 무대에 배우들의 연기만으로 비움의 미학, 연극의 본질적인 힘을 느끼게 했다. 잠언처럼 다가오는 인상적인 대사들이 참 많았다. 신은 무..

2010/brief comment 2010.06.21

Rain Man

쇠퇴하는 기억력에 놀라고 한탄하는 건 사실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쇠퇴의 이유가 크고작은 중요하고쓸데없는 너무 많은 정보로 뇌의 Capacity를 초과해서인지 나이가 들어가는 당연한 이치로 뇌의 Competence가 저하되기 시작해서인지 모르겠으나 쉼없이 수많은 정보를 뱉어내는 이 사회에서 되도록이면 내게 정말 필요하지 않는 건 굳이 가까이 하지 않으려 하고 지치지 않고 머리를 쓰도록 강요하는 이 사회에서 되도록이면 이제 머리를 좀 덜 쓰려고^^ 나름의 대응을 해 보아도 시간의 무게만큼 기억력은 계속해서 덜어져 내게 떠나간다. 처음에 이 블로그라는 것을 조용히 시작한 이유 중의 하나도 영화나 공연을 보고나면 분명히 특별한 느낌과 생각이 있는데 그 순간이 그냥 지나고나면 흩어지고 마는지라 짧게라도 기록을..

2010/brief comment 2010.06.11

MET opera on screen_ Simon Boccanegra

영화나 연극, 뮤지컬을 볼 때에 되도록이면 사전 정보를 애써 피하는 편이다. 특히 줄거리에 관련해서는 일부러 보지 않는다. 온전한 관람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메트 오페라 영화를 보기 시작하면서 이 역시 줄거리 부분은 일부러 Skip하지만 오페라의 경우 음악이나 작곡가, 작품 배경 등에 대해서는 아는 만큼 더 보이는지라 약간은 미리 찾아보는 편이다. 내게 공연제목부터 생소했던 '시몬 보카네그라' MET 공연은 작품에 대한 얘기들보다 주역을 맡은 플라시도 도밍고에 대한 이슈들이 훨씬 더 부각되어 있었다. 테너 가수인 플라시도 도밍고의 MET에서의 첫 바리톤 데뷔 무대_ 이젠 테너로서 오페라를 소화하기에 나이가 들어 무리인 점도 물론 있었겠고 포장된 말들처럼 바리톤 음색을 지닌 테너로서 두 영역을 넘나든다..

2010/brief comment 2010.06.10

잠 못드는 밤은 없다

한국, 중국, 일본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같으면서도 다른, 다르면서도 같은 고민과 문제점을 연극을 통해 살펴보기 위해 기획된 의 두 번째 작품, 일본 극작가 히라타 오리자의 '잠 못드는 밤은 없다'를 한국 연극의 대표적인 연출가 중의 한 명인 박근형이 연출한 공연_ 일본의 은퇴이민자들이 모여사는 말레이시아의 한 리조트를 배경으로 은퇴이민,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소토코모리(해외의 히키코모리) 등을 통해 일본에서 살지 못하는 일본인들의 외로움과 아픔이 담담하게 펼쳐진다. 연극 제목에 대해 언급하자면 작가의 언급을 빌면 잠 못드는 밤은 열대야를 뜻하는 것으로 열대야는 없다, 열대에 가더라도 일본인은 일본에서와 똑같은 방식으로 살아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하는데 일본에서의 삶에 피로를 느끼며 타국에 ..

2010/brief comment 2010.06.07

세 편의 영화...

3일동안 3편의 영화를 연이어 보다... (의도적이었던 건 아니고, 3편 중 2편은 종영이 얼마 남지 않은 듯하여 뒤늦게 서두르다 보니 어찌어찌하다 잇달아 보게 된...) 세 영화의 공통점은 물론 알다시피 칸느영화제 출품작이다. (칸느 출품작이라 일부러 챙겨본 건 아니고, 3편 모두 원래 보고 싶어했던 영화였는데 그 3편이 다 칸느에 간 것 뿐이다...) 그리고 세 영화의 감독들의 작품을 이제껏 거의 봐 왔다는 것이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는 그의 감독작 5편 모두를 꼭꼭 챙겨봤다. '초록물고기', '박하사탕', '오아시스', '밀양' 그리고 '시'까지. 그는 다른 감독과 비교할 수 없는 깊이감을 안겨주는 영화감독이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첫 작품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에서 특별한 인상을 받아 '강..

2010/brief comment 2010.05.27

The Pitmen Painters

'예술은 누구의 것인가' '예술은 당신에게 무엇인가' 의 작가 리 홀의 최신작 이 관객들과 함께 나누는 질문과 대답이다. 이 작품은 1930~40년대 영국 탄광촌의 광부들의 실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어느 날 애싱턴 탄광촌 광부들의 미술수업에 한 미술강사가 찾아온다. 그러나 그들은 그 미술강사의 수업이 난해하고 공허하기만 하다. 미술강사가 그럼 직접 그려보자는 제안을 하고 이렇게 해서 '애싱턴 그룹'이라 불리게 되는 광부화가들이 탄생한다. 그들의 삶이 그대로 녹아든 그림들은 진솔해서 감동을 주고 또 유명세를 탄다. 미술품 콜렉터 여인으로 상징되는 자본의 유혹에 잠시 흔들리기도 하지만 그들은 끝까지 상업성을 배제하고 본연의 순수함을 지키려 노력한다. 연극 '광부화가들'은 평범한 광부들이 미술수업을 통해 ..

2010/brief comment 2010.05.18

Monte Cristo

'지킬 앤 하이드'의 작곡가인 프랭크 와일드혼의 음악은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정서적 울림이 큰 듯하다. 이번 작품 역시 웅장하고 서정적인 세미클래식의 선율은 그의 녹슬지 않은 감각을 증명해 보였다. 특히 지하감옥에 갇힌 에드몬드와 그를 기다리는 메르세데스의 듀엣곡 'I willl be there'과 옛날을 회상하며 부르는 메르세데스의 'When the world was mine'은 드라마틱하고 아름다운 멜로디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메르세데스 역의 옥주현은 이제껏 출연한 작품들 중 가장 자신에게 잘 맞는 옷을 입은 듯해 보였다. 괜한 안티 의식으로 그녀를 뮤지컬 배우로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뮤지컬 마니아들도 이 작품은 더 이상 이의를 달기 어려울 듯하다. 에드몬드 역의 신성록은 전작들에서 그의 한계를..

2010/brief comment 2010.05.12

Uncle Vanya

인생은 빠르게든 느리게든 어느덧 흘러 지나가고 사람들은 소중한 보물과도 같은 자신의 시간을 잘 살아오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가능했지만 가지 않았던 삶의 다른 길들을 상상해보기 시작한다. 그 다른 삶 속에서는 비밀스런 꿈들이 실현되고 희망이 이루어지며 가장 달콤한 환상들이 현실이 된다. 그리하여 당신은 과거를 소각시키고 현실을 부정하고 갈 수 있었지만 가지 않았던 삶에 자신을 완전히 내던진다. 삶을 더 깊이 이해할수록 간극은 더욱 예민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이 모순은 비극으로 자라난다. 시간은 흐르고 마침내 당신은 선택과 마주하게 된다. - 삶을 완전히 거부하거나, 아니면 신과 운명에 의해 주어진 삶을 살아낼 용기를 발견하거나. 그리고 당신은 홀로 오롯이 자신의 의지로 이 선택을 해야 한다...

2010/brief comment 2010.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