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brief comment 34

Small Things Like These

★★★★# 영화 '말없는 소녀(The Quiet Girl)'을 보고난 뒤   클레어 키건의 원작소설을 보았고   또 그녀의 소설에 감명받게 되어   올초 발간된 차기작 '이처럼 사소한 것들(Small Things Like Thease)'을 보았고   또 이를 영화화한 이 작품을 이어 보게 되었다.   이번엔 전작과 달리 소설을 먼저 보고 영화를 나중에 보게 되었는데,   '클레어 키건의 문장을 킬리언 머피가 완벽하게 연기한' 작품이었다.   그녀 특유의 간결한 문체의 소설 속에 깃든 다층적인 기운을   킬리어 머피가 정말이지 매우 탁월하게 구현해 내었다.    감독의 연출도 이에 크게 기여했다 생각되는...   크리스마스 전에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케 하는 영화였다.# 영화를 보고나서 소설의..

2024/brief comment 2024.12.23

퉁소소리

★★★★# 몇 주 전 기사를 보다가    고선웅 연출이 고소설을 희곡으로 각색하여 만든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는 소식에 바로 예매~   공연을 보니,   고선웅표 연극 스타일이 역시나 물씬하고   '조씨고아', '회란기'처럼   고선웅은 고전을 희곡으로 각색하여 한국적인 무대를 구현하는 데    탁월한 재능을 가졌다는 걸 다시금 확인!   다양한 공간 배경과 시간을 뛰어난 연극적 상상력으로 구사하였고    거듭되는 기막힌 우연성에 기댄 설정조차   특유의 해학 짙은 연출로 관객들을 몰입시켰다.    조선 중기에 지어진 소설에   일본, 중국, 베트남을 넘나드는    방대한 블록버스터 대서사가 담겨 있었다는 것도 신기했고,   그 당시 인물치고 상당히 진취적인 옥영 역의 캐릭터도 인상적이었다.   이 ..

2024/brief comment 2024.11.26

Paik Kun-Woo & Mozart

★★★★# 백건우 피아니스트의 연주 모습은    그가 청년이나 중년이었을 때에는 기억이 거의 없고   노년 이후의 영상을 TV 등을 통해 이전에 가끔 본 적이 있다.   '건반 위의 구도자'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그리고   이미 어떠한 경지에 오른 아티스트의 초연함이 느껴졌었다.   백건우 피아니스트가 그라모폰을 통해   모차르트 앨범을 세 차례에 걸쳐 발표하는 프로젝트와 함께   모차르트 곡들로 리사이틀 투어를 하고 있다.   올해초 LG아트센터의 기획공연 라인업을 살펴보면서   언제 볼 수 없을 지도 모르는 공연인데   그의 연주 공연을 꼭 한번은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올해 LG아트센터 기획공연의 마지막 관람작이다.# 모차르트 첫 번째 앨범 발표 기념 간담회 관련 기사에서 ..

2024/brief comment 2024.11.14

Shazam

★★★☆# 프랑스의 국보급 아티스트 필립 드쿠플레가 연출, 안무한 이번 ’Shazam’ 공연은   1998년 칸영화제 개막 축하 공연으로 첫 선보인 이래    그만의 스타일로 무대를 벗어나 영상 안팎으로 춤의 영역을 확장했다는 찬사 속에   전세계 여러 도시를 돌며 200회 이상 공연되었던 작품을   초연 후 23년 지난 2021년 오리지널 창작진들과 무용수, 뮤지션들이 다시 모여   2.0 버전으로 재창작한 공연이다.   마법의 주문을 뜻하는 제목답게 이 공연은   액자 프레임, 거울 등의 아날로그적 장치들과 디지털 영상을 혼용해   가상과 현실의 벽을 무너뜨리고 무대 위에 구현할 수 있는 시각적 차원을 확장한,   공연에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융복합공연의 시초격 작품으로 평가받아왔다.   여러 개의 프..

2024/brief comment 2024.10.28

The Room Next Door

★★★☆# 감독과 두 배우의 이름만으로 선택했던 영화라 다른 사전 정보 없이 봐서   저 제목이 그러한 의미인지 몰랐다.   용감하게 결정했지만 어쩔 수 없이 나약한 인간으로서의 외로움을 방어하기 위한,   자신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일종의 증인이 되어주기를 희망하는   The Room Next Door의 존재…   틸다 스윈튼의 1인 2역도 서프라이즈였다.   두 배우의 열연은 물론이고, 프로덕션 디자인의 색감과 영화음악도 좋았다.# 다만…   최근 읽고 있는 소설에서, 현대의 여러 전쟁을 배경으로    그 속에서 고통받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처절한 삶에   전쟁의 무의미함을 다시 한번 느끼고 있었고   분쟁지역을 촬영하는 포토그래퍼가 작중 한 인물이었던지라   마침 영화 속 마사의 평생 직업이 종군..

2024/brief comment 2024.10.28

Pinault Collection

세계적인 컬렉터인 피노 컬렉션의 작품 60여 점으로 구성된 전시 Pinault Collection>를 보기 위해송은미술관을 찾았다.먼저, 온라인 전시 가이드북의 자료 이미지를 빌어 전체적인 전시 모습을 훑어 보자면_             아래부터는 실제 갤러리 촬영사진~송은미술관 입구_ 1F 로비의 세 작품_    바람빠진 자전거 튜브를 활용해마치 후드 모자를 뒤집어쓴 머리가 받침대 위에 얹어진 듯한 형태의 작품으로,곱슬거린다는 이유로 천대받았던 흑인 노예들의 머리카락과17~18C 노예 범죄를 관장하던 백인 치안판사의 가발을 동시에 암시하여아프리카계 미국인이 겪은 비극적인 역사를 풍자로 이끌어낸...이 미술관의 방침인지 이번 전시의 방침인지 모르겠지만작품별로 작품 캡션이 없어서 좀 불편했다.작품 자체만으..

2024/brief comment 2024.10.22

Correspondence : Lee Ufan & Mark Rothko

오전반차 내고 전시회 두 곳을 다녀왔다.먼저 이태원에 있는 페이스 갤러리로 향했다.동·서양 추상미술 거장의 만남이라 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마크 로스코와 이우환의 2인전으로,이우환이 마크 로스코의 유족과 협의해 직접 골랐다는마크 로스코의 1950~60년대 작품 6점,그리고 이우환의 신작 4점이 각각 한 층씩 전시되어 있었다. 오랜만에 마크 로스코 작품을 보니 너무너무 좋았다.마크 로스코의 작품을 보자마자 심장이 바로 울렁이기 시작했다.한 작품 한 작품 오랫동안 마주하며 각 작품이 내 마음에 던지는 파문을 고요히 느꼈다.그 다음날 퇴근길 읽던 소설에서 이런 구절을 발견했는데마크 로스코를 잘 설명해 주는 문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는 마음 속에서 온갖 감정을 끌어올리는 투명한 그물과 같다."그의 작품..

2024/brief comment 2024.10.22

Vanya_ NT Live

★★★★★# 내겐 세 번째의 '바냐 아저씨'다.   2010년 LG아트센터 기획공연으로 러시아 연출에 러시아 배우들의 연극 무대를 보았고   2022년 NT Live로 웨스트엔드 공연 실황을 보았었다.   (물론 그전에 희곡으로도 읽었었고...)   포스트를 찾아보니, 재작년 NT Live 관람평을 이렇게 남겼었다.   이제 'Uncle Vanya'는 각각의 캐릭터들이 이 배우들로 각인되어    이 작품을 절대 잊어버리지 않을 것 같다고...   마음이 바뀌었다.   앞으로 내게 '바냐 아저씨'는    Andrew Scott의 'Vanya'로 기억될 것 같다.   각각의 배우들이 해당 배역을 연기했을 때보다   앤드루 스콧 혼자 전체 배역을 다 연기해낸 이번 공연이   각 캐릭터들을 훨씬 더 잘 이해하고..

2024/brief comment 2024.10.21

Dear England_ NT Live

★★★★# 2002 월드컵 전후로 일 때문에 3년 정도 축구를 접하고   그 이후로는 이전처럼 그닥 관심을 갖지 않아   내가 알던 축구선수들의 이름은 그 당시에 멈춰 있다.   그래서 이 공연 실황에 나오는 영국 축구 대표팀의   선수들(이자 유럽리그 스타 플레이어들)의 이름은   내겐 하나같이 낯설었지만   같이 본 그루아빠는 다 아는 이들이라고^^    특히, 해리 케인이 대사를 할 때마다   스크린 속 영국 관객들도 웃고    공연실황을 보는 스크린 밖의 한국 관객들도 웃어서   왜 그러나 싶었음…(이유는 인터미션 때 들었고^^)   그리고, 세계 최고의 프리미어리그가 있으니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은 당연히 잘하는 걸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스타 플레이어들에도 불구하고 성적이 좋지 않았고 ..

2024/brief comment 2024.10.21

Gautier Capuçon & Jean-Yves Thibaudet

★★★★# 세계적인 명성의 프랑스 듀오 아티스트 공연 관람으로 10월을 시작하다.   고티에 카퓌송은 22~23년 가장 바쁜 Top 첼리스트 1~2위에 오를 만큼   가장 핫한 스타 연주자 중의 하나이며   장이브 티보데 역시 클래식을 넘어 타 장르까지 전천후 활동 중인 피아니스트.   그리고 이 공연을 정말 바로 눈앞에서 접했다.   (우리 공연도 앉아본 적 없는 OP2열 관람이었으니 정말 눈앞...^^)   특히, '첼로' 연주를 이렇게까지 가까이 본 건 처음이었는데   황홀경에 가까운 스타 첼리스트의 고도의 연주 주법을 정신없이 바라보았다.   물론, 연주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프로그램 4곡 중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건   1부 두번째 곡인 브람스의 소나타. # 공연이 끝나고   LG아트센터 ..

2024/brief comment 2024.10.02

Bernard Buffet

사실 처음 들어보는 화가와 작품들이라서도슨트를 먼저 듣고 작품을 감상했는데그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나니작품들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서 좋았다. '천재의 빛 : 광대의 그림자'라는 전시의 부제가그의 인생과 예술에 대한 너무나 적절한 설명선같았다.전후 프랑스 회화 역사상 가장 찬란한 천재로 칭송받다가추상회화 전성기 시대에 접어들면서 구상회화만 고집하는 그가 이젠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고 한다.이번 전시를 통해 알고 보니 굉장히 유명한 화가였고또 매우 잘 생긴 아티스트였다:)여성편력이 기본인 다른 화가들과는 달리부인 아나벨에 대한 사랑과 존경도 돋보였다.20대 초반에 이미 구축된 그만의 독특한 작품 스타일은 실존적 고민을 담은 광대 시리즈,세계 도시들의 풍경,문학, 신화, 종교로 확장된 세계관,평생의 뮤즈 ..

2024/brief comment 2024.08.22

빵야

★★★★# 처음엔 연극 제목을 들었을 때에 대학로 오픈런 공연들 중 하나인 줄 알았다.   그런데, 한국 근대사의 비극을 거쳐온 총이 의인화되어 전개되는 스토리라는 한줄 얘기를 듣고   흥미가 마구 동하여 공연장을 찾았다.   공연은 매우 좋았다.   3시간 가까이 되는 시간이 길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김은성 작가의 공들인 극본 그리고   두 주연배우와 멀티 배우들의 연기,   극의 완급을 잘 조절해 나간 연출의 힘이었다.    요약본 영상 소비가 너무 익숙한 요즘 세대들도 무리없도록   에피소드들을 짧게 훑으면서도 중요한 소구 포인트를 놓치지 않는 방식도   한편으로는 인상적이었다.     2막 후반부부터는 과연 어떻게 마무리가 될까 궁금해하며 보았는데   결말도 꽤 잘 처리해서 만족스러웠다...

2024/brief comment 2024.08.21

Korean Embroidery in Modern Times

이제껏 전시회에 가서이처럼 한 작품 한 작품 볼 때마다 매번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던 때가 있었나 싶다.자수 예술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했던 전시였다.처음 보면 자수라고는 믿기지 않는,자세히 보면 그 독특한 질감과 입체감에 놀라게 되는... 본 전시회 개최의 기획력에 박수를!주류에서 밀려나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근현대자수 작품들과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해 온 히스토리를 알게 되어 뜻깊었다.그리고 폭넓은 연령대의 관객층 또한 인상적이었다.중장년층에게는 과거의 추억을 되새기는 가운데 더없이 친근한 관람이,젊은층에게는 처음 접하는 옛것, 그러나 올드하지 않고 넘치게 세련되고 아름다워 그들 사이에서도 충분히 핫한 관람이 되고 있었다.   첫 섹션 방에 들어서자마자 그 섬세함과 고급스러움에 감탄해 마지 않았던,현..

2024/brief comment 2024.08.05

French Photography Today

지난 주말, 영화보러 광화문에 나갔다가 근처 성곡미술관에 들러'프랑스 현대사진전' 관람.(나 자신은 사진찍는 거나 찍히는 거나 그닥 좋아하지 않아 이용도가 낮긴 하지만)스마트폰 탄생으로 인해 이제 많은 이들이 준프로 포토그래퍼가 된 세상에,컴퓨터 기술도 모자라 이제 인공지능 AI까지 위협하고 있는 이 시대에,200년전 '사진'을 탄생시킨 나라인 프랑스의20여명의 중견 사진작가들의 현재 고민이 담긴 작품들을 보며 시각예술로서의 사진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 전시였다.사진이 어떻게 실재를 재현하고, 또 실재를 뛰어넘는지...자연, 정물, 인간, 공간 이렇게 크게 네 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있었는데,(리플렛 소개글을 인용해 보면)'자연' 섹션에서는 태곳적 원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사진들을 통해생태계 파괴 ..

2024/brief comment 2024.07.22

Perfect Days

★★★★☆# 도쿄 올림픽을 맞아 유명 건축가들과의 협업으로    시부야의 화장실들을 리노베이션한 'The Tokyo Toilet' 프로젝트 관련   단편영화 또는 다큐 제작을 제안받은 빔 벤더스 감독이    도쿄를 방문했지만 아이디어를 찾지 못해 베를린에 돌아간 뒤   공동 각본가인 일본 프로듀서의 제안에 따라   공공 화장실을 배경으로 한 청소부 이야기를 만들기로 의견을 모아    그렇게 시작된 영화라는 걸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는데,   그러한 기획과 소재로 이런 철학적 작품을 만들어 내다니 대단한~# 화장실 청소부로 일하는 히라야마의 반복된 일상이 펼쳐지고   그 사이사이 잠시 끼어드는 인물들로 인한 작은 변화가 찾아들고    (물론 결은 다르지만^^) 마치 홍상수 영화와 같이    그렇게 순환과 변..

2024/brief comment 2024.07.16

The Christians

★★★★☆# 교회 빚을 청산한 날, "지옥은 없다"라는 설교로    교회를 뒤집어놓은 폴 목사.   지옥이 존재한다고 믿는 것이   자신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라고 반발하며   신도들은 그저 목사님이 무너지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던 거라고 말하는 죠슈아 부목사.   너그러운 교회 공동체를 만들고자 하는 목사에게   교회에 선물같은 존재였던 부목사 또한   너그럽게 포용해 주기를 종용하는 장로.   히틀러같은 악인들을 위한 지옥의 존재에 대해,   그 설교의 타이밍에 대해 진실을 요구하는 평신도.   하룻밤 사이에 자신과 같지 않은 믿음을 갖게 된 데에 대해   그 모순을 해결하고자 하는 목사 아내.# 신학적 교리 논쟁의 이야기이면서도   이 작품은 꼭 그것에 국한되어 있지 않다.   개개인의 믿음 또..

2024/brief comment 2024.07.08

Island: 1933-2019

★★★☆# 우리 사회의 귀감이 되는, 선한 영향력의 인물들을    무대 위에 복원하고자 함께 뜻을 모은   박소영 연출가, 이선영 작곡가, 장우성 작가로 구성된   '목소리 프로젝트'의 2탄으로,   이번에 재연 무대에 오른 음악극 작품이다.   소록도에서 40여 년간 한센인들을 돌본   오스트리아의 간호사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삶을 중심 축으로,   소록도에서 인권유린이 가장 극심했던 1930년대와   동시대의 차별을 돌아보게 하는 발달장애인 가족 이야기가   3대에 걸쳐 펼쳐진다.# 목적답게 善한 공연이었다.   1933년에서 2019년까지 확장된 시대를 관통하는   우리 사회의 차별과 편견,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이어지는 희망과 사랑을 노래한   이야기의 얼개도 좋았고   음악, 연출, 연기 모..

2024/brief comment 2024.07.01

The Cherry Orchard

★★★★☆# 연초에 LG아트센터 24년 기획공연 라인업에서   Simon Stone 연출의 '벚꽃동산'을 발견하고 무척 반가웠다.   그동안 NT Live 공연영상으로 그의 작품   '예르마', '입센의 집', '메디아' 세 작품을 접했었기에   그의 공연을 실황영상이 아닌    무대에서 직접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너무 기대가 됐다.   캐스팅 미공개 상태였지만    '사이먼 스톤' 연출이라는 그것만으로 기꺼이 조기예매를 했었다.   그리고 한 달 뒤, 캐스팅이 발표되었다.   전도연, 박해수라니!!! Wow~   더욱더 기대만발...   연출 이름 하나만 믿고 좋은 자리 사전예매한 나를 칭찬^^   그리고 공연 한 달 전, 체호프의 '벚꽃동산' 희곡을 읽었다.   다른 작품들처럼 체홉스러움이 묻어나는...

2024/brief comment 2024.06.17

The Zone of Interest

★★★★☆# 짧은 예고편 영상을 보면서도 너무 섬뜩했다.   영화를 보면서 설마... 상상력을 기반으로 가정한 거겠지? 싶었는데   관람 후 정보를 찾아보니 정말 실화라고...   당연히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떠올릴 때에 외곽에 따로 동떨어져 있을 줄 알았지   저렇게 바로 옆에 관사를 두고 사람들이 살았을 줄이야...   중간에 열화상카메라 촬영장면처럼 편집, 삽입되어 있는 씬 역시   당시 실존인물이었던 폴란드 어느 할머니의 증언을 담은 거라고...# 스크린에는 너무나도 평온하고 화목한 한 가족의 일상이 펼쳐진다.   그러나 외면하고 싶은 현실은    높은 벽을 세우고 불을 끄거나 눈을 감아    시각적으로 차단하면 잠시 보지 않을 순 있지만   사람이 살아숨쉬는 한, 귀와 코는 열려 있을 수밖에 없다..

2024/brief comment 2024.06.14

Wonderland

★★★☆# 아무래도 이 영화는 지금의 내게   다른 사람들보다는 좀더 가깝게 닿을 수밖에 없어서인지 몰라도   흥미롭게 그리고 몇 번의 눈물과 함께 보았다.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하는 질문과 함께   떠난 자와 남은 자에 대하여,   슬픔을 극복하는 방식에 대하여,   존재에 대한 믿음에 대하여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다.# 탕웨이는 역시 格이 달랐고   감독과 상대배우에 따라 Up&Down이 있는 두 배우 중   수지는 좋았고 정유미는 못 미쳤다고 개인적으로는 생각...   상반된 캐릭터를 보여준 박보검의 연기력 또한 빛났다.# 음악과 사운드가 다소 과하여 거슬렸고   감독의 너무나 좋았던 전작들보다는 좀 아쉬웠지만   한국판 AI 소재의 휴먼드라마로서 유의미한 작품이었다.

2024/brief comment 2024.06.10

Matthew Bourne's Romeo + Juliet

★★★☆# 세 시즌에 걸쳐 관람한 '백조의 호수'   그리고 '가위손'과 '잠자는 숲속의 미녀'에 이어   Matthew Bourne의 작품으로는 네 번째 보는 작품이다.# 그는 밀레니얼 세대들을 위한 로미오와 줄리엣을 탄생시켜   또 하나의 R & J 변주를 만들어냈다.   이 작품은 베로나 인스티튜트라는 한 공간에서 펼쳐지는데   그 음악이 특히 유명하기도 한,   원작에서 무도회 씬 중 두 가문의 대립을 표현하는 '기사들의 춤'은   강제로 노동(공부)을 수행하는 군무 그리고   유일한 남녀 조우의 공간 사교댄스파티의 군무로 바뀌어   억압받는 공간의 이미지와    자유를 갈망하는 이미지 모두를 표현해 냈다.   원작의 우아한 '발코니 파드되'는    이 작품에서는 첫사랑의 격정으로 바뀌었다.   ..

2024/brief comment 2024.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