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brief comment

나의 연극열전 다섯번째 – 청춘예찬

spring_river 2004. 11. 15. 17:32


    
     내가 이 작품을 보려고 
애초에 찜해 두었던 이유는

     99
년 초연 이후
     수많은 상을 휩쓸고 많은 입소문을 탔었다는
    
그러한 Credit 외에
     
연극배우 박해일을 보고 싶어서였다.
    
박해일이 이 무대를 통해
신인연기상도 받았고,
    
그리고
 괜찮은 연기자들을 발굴하기 위해
    
연극 무대를 찾아다니는 영화감독들의 눈에 띄게
     되었던 작품이었다
.
    
질투는 나의 힘
살인의 추억 감독 모두
    
박해일을 '청춘예찬'에서 발견했다고 하니...

     하지만 왠걸
~
     무슨 사유가 있었는지

     이번 연극열전 공연에서는
     예정되었던 박해일이 나오지 않았다
.
     대신, 요즘 연극무대에서 한창 주목받고 있는

     '
김영민'이라는 배우가 그 주인공 역할을 맡았는데
     박해일이 없긴 하지만 
     그래도 작품 '청춘예찬'이 보고 싶어서

     바쁜 와중에 어렵사리 시간을 내어
     공연장을 찾았다
.


청춘예찬은 역설적인 제목이다
.
우울하기 그지없는 희망없는 청춘의 이야기다
.
계몽적인 끝맺음이 아닌

아프고 서글픈 청춘 그대로 막을 내린다.
무엇보다도 이 작품은

모든 캐스트의 안정적인 연기가 매우 돋보였다.
이전에 본 영화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였던 김영민의 배역 소화도 뛰어났고,
일상적 연기 그 자체를 보여주었던 아버지 역의 배우도 그렇고
...
무대는 객석 모양의 긴 계단이 전부다
.
무대 위의 이야기가 바로 객석에 앉아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임을

무대 그 자체로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아쉬웠던 점은, 왠지 극이 서둘러 끝내지는 듯한 점 정도
...
좌석번호도 없이 옆사람들과 다닥다닥 앉아서 봐야 하는

소극장에 너무나도 적격인 공연이다.
편안한 의자에 깊숙이 앉아서 보았다면

청춘예찬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그 느낌과
결코 어울리지 않았으리라.

연출가 박근형은 말한다
.
'
아무리 누추하고 너덜너덜한 청춘이라도

 
그 시절을 살았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다
.
 
그래서 어떤 청춘이든 예찬받을 가치가 있다
.'

청춘들에게 청춘은 예찬의 대상이 아니다
.
오히려 빨리 벗어나고픈 대상일 것이다
.
하지만 청춘을 지나온 사람들은

청춘을 예찬의 대상으로 승격시킨다.
꼭 청춘만은 아니다
.
청춘이든 사랑이든

사람들은 지나간 것을 다 아름답게 생각한다.
그 때는 정작 힘겨웠음에도 불구하고
...
왜냐하면
,
지나간 것들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아도 되기에

아름다웠다고 스스로 편리하게 미화한다.
바로 그 망각과 위선이 싫어서

나는 지나간 것들에 대해 그렇게 쉽게 잘 단정짓지 않으려 한다...

Anyway
올해의 나의 연극열전은 이렇게 다섯 편으로 끝이 날 것 같다
.
(
사실, 연극열전이 연극계에서는 욕을 많이 얻어먹고 있다
.
 
이제까지의 히트작품들을 모아서 공연한다는 게

 
관객들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좋은 계기이지만
 
그렇지 않아도 불황에 허덕이는 연극계로서는
 
그나마 연극 관객들을 연극열전에 다 빼앗김으로써
 
다른 연극 공연들의 경우 무지 심각한 결과를 낳고 있다...)

에쿠우스, 남자충동, 나잇마더, 택시드리벌, 청춘예찬
...
이 중에서 가장 Best '남자충동'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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