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brief comment

Chagall - the magician of color

spring_river 2004. 8. 9. 15:48



일요일에 그루, 그루 아빠와 함께 샤갈 전시회를 보러 갔다.
너무 좋았다. 사람 많은 것만 빼고는
...
줄지어서서 기다려서 줄지어서 관람한 건 처음인 것 같다
.
요즘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전시인 데다가

방학 숙제를 위한 학생들 인파까지 사람은 정말 무지 많았다.
이제까지 미술 전시회는 가끔 보러 갔었지만

이번 샤갈전처럼 마음에 쏙 들었던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색채의 마술사라는 명성 그대로

그림의 Color들이 정말 기가 막히게 뛰어났다.
작품들에 가장 많이 드러나 있는

하늘을 나는 꿈 테마도 좋았고
(
그의 그림에 나오는 사람들 대부분이 하늘을 날고 있다...)
자신이 사랑하는 두 여인, 아내와 딸이

작품의 소재로 자주 등장하는 것도 마음에 들었고
...
(
보통 삶 자체도 자유분방의 극단을 달리는 타 예술가들과 달리

 
샤갈은 여자 관련해서는 굉장히 모범적인 것 같았다...ㅎㅎㅎ)
가장 마음에 들었던 그림은

모스크바 유대인 극장 패널화 4개의 연작이었다.
음악, 무용, 연극, 문학 이렇게 4개의 작품이었는데

매우 멋진 그림이었다.
(
본 블로그 상단에 업로드한 그림이
 바로 4개의 연작 중 '음악'이다)

컬러들이 다 예뻐서 그루도 좋아할 줄 알았는데

그루에게는 무리였다. 여기저기 뛰어다니려고만 하고...
하는 수 없이 한 사람은 그루랑 놀고 한 사람은 관람하고

그렇게 번갈아 가면서 보아야 했다.
시립미술관을 나와

바로 옆에 있는 덕수궁에 놀러갔다.
이제까지 창경궁은 거의 열 번 가까이 갔던 것 같은데

덕수궁은 생각해 보니 처음이었다.
일요일 늦은 오후 한적한 덕수궁 역시 너무 좋았다
.
사진기를 안 가지고 온 게 후회될 만큼

너무나 멋진 풍경들이 꽤 많았다.
그날 마침 덕수궁에서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야외음악회를 하고 있었다.
풀밭에 앉아 덕수궁 안에서 듣는 야외 클래식 음악 역시

무척 좋았지만 이것 또한 그루한테는 좀 무리였다...
음악을 들으면서 들었던 생각 하나
...
꼭 비싼 돈을 들여야 하는 고급 문화예술행사가 아닌

일반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친숙하게 즐길 수 있는
이러한 좋은 무료 문화예술행사들이 많아져야 한다는 걸
어떠한 이론처럼 당위성을 부여하고 의식만 갖고 있었는데
이렇게 직접 접해 보니
정말 이러한 자리들이 얼마나 필요한 건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지 느끼게 되었다.

날은 더웠지만 멋진 주말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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