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brief comment 39

Blue Valentine / Blue Jasmine

난 데스크탑 컴퓨터로 영화를 보는 게 영 불편하다. 그래서 컴퓨터로는 영화를 가급적 보지 않는다. 그러다가 최근에 좀 편한 조합을 찾았다. 침대에 앉아 독서용 베드트레이 테이블 위에 아이패드와 블루투스 스피커를 연결해서 영화보기. TV와 DVD 플레이어로 보는 것보단 덜하지만 그래도 이 조합은 불편하지 않게 볼 만 했다. 지난달 'Two Days One Night (내일을 위한 시간)'과 'The Lobster'를 보는 것으로 그동안 놓쳤던 영화들의 비디오 관람 시작~ (그러구보니 위 두 영화에 대한 포스팅을 skip했네... 두 영화 모두 굉장히 의미있는 작품!!!) 지난 주말과 어제 잇달아 본 두 편. 어쩌다보니 Blue로 시작되는 공통점이...^^ 제목 외에도 유사점이 의외로 발견되었다. 두 영화 ..

2016/brief comment 2016.12.27

La La Land

★★★★ # 뮤지컬로 리메이크해도 손색이 없을 음악 영화였다. 여러 모로 뮤지컬 문법에 충실하고 또 뮤지컬 제작환경으로도 안성맞춤인... # 라이언 고슬링에 여러 번 감탄하게 된^^ 번듯하게 생긴 남자가 피아노를 수준급으로 잘 치더니 (나중에 확인해 보니 음악녹음분은 전문 피아니스트가 했다고 하던데 극중 피아노씬은 모두 그가 연습해서 직접 친 게 맞다는...) 노래도 느낌있게 잘 부르고 게다가 춤도 멋지게 소화해 내고... 이 남자, 뭐지?! 물론, 엠마 스톤도 사랑스러웠고~ # 'Whiplash' 감독답게 이 영화 역시 재즈 음악에 대한 애정이 담뿍 담겨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노래, 음악 모두 훌륭했다. 프로덕션 디자인, 의상 디자인도 인상적이었고 영상미 또한 탁월했다. # 'Whiplash'와 이..

2016/brief comment 2016.12.09

My Eyes Went Dark

★★★☆ # 둥그렇게 둘러싼 객석 가운데에 의자 4개와 스툴 1개만이 놓여 있다. 이윽고 배우 3인이 들어와 자리에 앉고 그 중 한 명이 얘기를 시작한다. 2002년, 러시아에서 스페인으로 향하던 여객기 한 대가 독일 상공에서 화물기 한 대와 부딪혀 추락하는 사고가 벌어진다. 이로 인해 두 비행기에 타고 있던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다. 사고의 주 원인은 항공관제사의 실수로 밝혀지는데, 이 사고로 아내와 두 아이를 잃은 니콜라이 코슬로프는 관제사를 찾아가 그를 살해한다. 이 연극은 그 실제 사건에 관한 이야기다. 라고... 이 말을 듣자마자 머리와 가슴이 쿵 내려앉는다... 그리고 조명이 꺼지고 연극은 시작된다. # 70분이라는 매우 짧은 러닝타임은 그러나 또한 무척 힘든 시간이었다. 참을 수 없는 슬픔에 ..

2016/brief comment 2016.11.28

Interview

★★★☆ 어쩌다보니 이런저런 이유로 창작뮤지컬은 거의 1년반 넘어 오랜만에 본 공연이었는데 꽤 괜찮은 작품을 만났다. 2시간 가까이 쉴새없이 흥미진진하게 관객들을 몰입시키는 스토리라인의 힘이 탁월했고 피아노 1대만으로 이루어지는 음악의 만듦새도 좋았고 세 배우들의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싱클레어 역으로 1인6역을 놀라우리만큼 잘 소화해 낸 김경수 배우!) 소극장의 음량을 너무 크게 해 놓아서 음향의 섬세함이 좀 아쉬웠던 걸 제외하고는 극본, 음악, 연출, 연기, 조명 모두 높은 밀도와 완성도에 만족스러웠던 관극이었다. 그동안 봐 온 마니아 취향의 작품들 중 간만에 맘에 드는 공연이었다.

2016/brief comment 2016.11.17

Rhino

★★★☆ # 프랑스 '테아트르 드 라 빌'의 내한공연, 오랜만에 듣는 '이오네스코'의 이름, 그리고 작품의 시놉시스에 이끌려 선택하게 된 공연. # 조용한 어느 마을에 코뿔소 한 마리가 거리 한복판을 질주한다. 어느덧 주위 사람들이 타의로 또는 자의로 코뿔소로 변해간다. 나는 남들처럼 코뿔소가 될 것인가 아니면 홀로 사람으로 남을 것인가. # 대학시절 (아마도 학내에서) 보았던, 이오네스코의 '대머리 여가수'는 보면서도 보고나서도 난해했던 기억이 어렴풋하다. 그 이후 산울림극장에서 보았던,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는 연출, 배우, 무대디자인, 대사 등이 아직까지도 어느 정도 뚜렷이 기억에 남을 만큼 좋았다. 그리고 이 작품 '코뿔소'_ 부조리극의 관극은 여전히 쉽지 않은... 게다가 영어도 아..

2016/brief comment 2016.10.31

Things to Come

★★★★ # 영화를 보고나와 버스를 기다리며 한참을 멍하니 그러면서도 이생각 저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이 영화가 무슨 국제영화제 수상작이었다는 게 문득 떠올라 뭐였더라 확인하고 싶어 휴대폰을 켰는데 (참고로, 정답은 베를린영화제 감독상) 검색창에 영화 제목을 '지나가는 것들'이라고 쳤다. 그런 제목의 영화가 뜨지 않았다. 1초간 당황, 그러나 곧이어 이 영화 제목이 'Things to Come'이었다는 게 생각났다. 피식 웃으며 '다가오는 것들'이라고 다시 입력했다. 그렇게 오입력한 게 단순히 실수 뿐만은 아니라 영화를 보고난 직후의 내 마음이 바로 그러했던 거다. 다가오는 것들은 지나가는 것들이다... # 그리고 내게는 이제 곧 다가올 (수 있는) 것들이다...

2016/brief comment 2016.10.20

A View from the Bridge_ NT Live

★★★★★ # 작년 올리비에 어워즈에서 리바이벌 작품상, 연출상, 남우주연상 수상. 올해 토니 어워즈에서 리바이벌 작품상, 연출상 수상. 그야말로 작년과 올해, 런던과 뉴욕의 연극 부문 주요 상을 휩쓴 프로덕션. # 별 다섯을 줄 수 밖에 없는... 훌륭한 극본, 완벽한 연출, 탁월한 (全 배우들의) 연기, 인상적인 무대디자인... # 'Death of a Salesman'에 이어 두 번째로 만나게 된 아서 밀러의 작품, 이 또한 대단하다. 두 이야기가 절묘하게 흐르다가 폭발하며 부딪치는 그 에너지가 굉장한... # 에디 역의 Mark Strong 뿐만 아니라 에디의 아내, 조카딸 캐서린, 밀입국 이태리인 형제, 변호사 모두 정말이지 연기가 너무 뛰어난... 등장하는 각각의 캐릭터들 하나하나 이만큼 관객..

2016/brief comment 2016.10.17

Cafe Society

★★★☆ # 놀랄 만큼 다작임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크게 실망시키는 법이 별로 없는 그의 영화, 이번 역시~ 음악과 영상이 특히 인상적이었던... 그리고 엔딩... 올드랭사인이 울려퍼지고 두 사람의 눈빛... # 이 영화에서의 Best Quotes 둘_ Socrates said, "The unexamined life is not worth living." But the examined one is no bargain. 소크라테스가 말했지, "음미하지 않은 인생은 살 가치가 없다." 근데 음미해 버린 인생은 딱히 매력이 없지. 그리고 Dreams are Dreams... (당신도 꿈을 꾸는지 모르겠지만) 꿈은... 꿈일 뿐이죠. # 이번에도 80세 노장 감독이 마음 한구석을 어루만져주는...... 그러구보면..

2016/brief comment 2016.09.27

Musicals on Broadway

[여름휴가 Post 첫페이지 바로가기] 이번 휴가 중 총 6편의 공연을 관람하였다. 그 중에 2편(Cats, School of Rock)은 직접적 업무관련성이 있었던 작품들이었고, 3편(The Lion King, Aladdin, Matilda)는 그루랑 같이 볼 수 있을 만한 공연이면서 한국에서 쉽사리 볼 수 없는 공연인 동시에 직간접적 업무관련성이 크고작게 있는 작품들이었고, 1편(Les Miserable)은 그냥 순수하게 셋 다 보고 싶어하는 작품이었다. 사실 이 공연들 모두 현재 브로드웨이 박스오피스 최상위권의 작품들로, 두 달 전에 예매해서 그래도 괜찮은 가격조건에 괜찮은 위치의 좌석을 구했다. 예매과정에서 새삼 느낀 건 브로드웨이 공연의 프리미엄 좌석의 범위와 티켓가격에 있어 그 사악함의 수준이..

2016/brief comment 2016.08.18

Reuters photo exhibition

보도사진은 관심을 촉발하고 사람들에게 더 많은 것을 알리기 위해 존재한다. 길게 보면 세상이 한때 얼마나 위대하고, 잔인하고, 행복하고, 참담했는지 그리고 불공정했는지를 시각적으로 상기시킨다. 정말 그랬다. 지난 한 세기가 어떠했는지 다시금 사진으로 돌아볼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 (그루도 꽤 관심있게 찬찬히 들여다보는...^^) 좋은 사진은 항상 좋은 이야기의 근간이 된다. 이 또한 그랬다. 사진 한 장에 정말 많은 것이 오롯이 담겨 있어 가만히 바라보고 있노라면 머릿속에서 드라마가 펼쳐졌다.

2016/brief comment 2016.08.01

Sleeping Beauty

★★★★ # 세 번째로 보는 매튜 본의 작품. 2003년 Swan Lake_ 놀랍도록 새로운 해석과 독창적인 안무에 적지 않은 충격과 감동을 느꼈던... 2006년 Scissorhands_ 전작 대비 약간 실망... 너무 유니크함만을 바래서였나... 그래서 그 다음에 내한한 Nutcracker는 그냥 skip했던~ 그리고 거의 10년만에 보는 그의 신작 Sleeping Beauty는 Swan Lake와 같은 센세이셔널함은 없었지만 매튜 본 그만의 장점이 잘 발휘된 작품이었다. 고전의 현대적 재해석이 재치있게 담긴 스토리텔링, 한마디 대사 없이도 그 스토리텔링이 잘 전달되는 안무, 그리고 그와 오랫동안 함께 해 오고 있는 크리에이티브팀의 멋진 무대와 조명 그리고 의상까지... # 영화 Billy Ellio..

2016/brief comment 2016.07.04

Sweeney Todd

★★★☆ # 10년 전에 뉴욕에서 보았던 존도일 연출의 액터뮤지션 버전 브로드웨이 공연, 9년 전 한국 초연 라이선스 공연, 8년 전 팀버튼 감독-조니뎁 주연의 영화에 이어 4번째로 보는 Sweeney Todd, 오랜만의 조우. 뛰어난 점, 아쉬운 점 골고루 있었던 프로덕션... # 일단, Good point_ . 손드하임 극을 조승우, 옥주현 배우가 과연 잘 소화할까 우려도 있었는데 역시 그만큼 준비를 많이 한 티가 났다. 초반이라 둘 다 약간 힘이 들어가긴 했지만 첫공치고는 완성도가 꽤 높았다. . 9년 전 초연때에는 느끼지 못했었는데 이번에 보니 대본에 코미디적 요소가 상당히 있었고 이를 연출 및 배우가 잘 살려내 색다른 느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루한 건...ㅜㅜ) . 3단계 높이의 심플한 무대..

2016/brief comment 2016.06.24

The Handmaiden [아가씨]

★★★☆ # 화차에서 시작하여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를 거쳐 이제 만개한 김민희. 신인배우에게 이토록 놀라워해보기엔 처음인 듯한, 매우 명민한 김태리. 평면적으로만 어필될 수도 있는 악역을 입체적으로 빚어내는 동시에 미워만 할 수 없게 만드는 두 남자 하정우 조진웅의 내공. 세트, 의상, 분장 등 미술적 디자인의 공력. 물론 이 모두 박찬욱에 기인되는... # 계급적 차이를 넘어선, 사회 통념을 넘어선 두 여자의 사랑. 두 여배우의 뛰어난 연기. 시대를 구현한 미장센의 아름다움. 이러한 영화 'Carol'과 비슷한 포인트들을 갖고 있는데 전반적으로 아우르는 작품성을 보자면 나는 이 영화보다 'Carol'에게 좀더 점수를 주고 싶다...

2016/brief comment 2016.06.17

DDP 전시 세 편과 함께 한 지난 일요일

지난 일요일, 그루랑 그루아빠랑 전시회 나들이_ DDP 오픈 이래 간송미술전을 꽤 오랫동안 해 왔는데 당분간 마지막이라고 하는 6부 전시회에 이르러서야 뒤늦게 이제서야 처음으로 오다... 두 시간 정도 찬찬히 돌아봤는데 정말 보물들을 한껏 느낀 시간이었다. 어쩜, 그림 한 점에 이토록 많은 스토리가 담겨 있고 풍부한 감상을 자아내는지 진짜 감탄이 이어질 수 밖에 없는...... 개인적으로는 신윤복의 그림들이 가장 인상깊었다. 이 곳에서 가장 좋았던 그림 몇 편... 김홍도의 '마상청앵(馬上聽鶯)' 이명욱의 '어초문답(漁樵問答)' 장승업의 '삼인문년(三人問年)' 신윤복의 '쌍검대무(雙劍對舞)' 신윤복의 '미인도(美人圖)' 이어서 두 번째로 찾은 전시회장은 Jean Paul Gaultier. 전시내용이 재미..

2016/brief comment 2016.06.03

An Enemy of the People

★★★★ # 고전의 현대적 재해석으로 유명한 토마스 오스터마이어의 연출 및 뛰어난 앙상블 단체로 평가받는 샤우뷔네 베를린 극단의 작품. # 이 작품이 던지는 질문들... Majority... Truth... 다수가 원하지 않는 진실을 폭로하여 민중의 적이 된 한 남자. 다수는 늘 옳은가. 다수의 이익을 위해 진실을 숨기는 것이 과연 올바른 것인가. 이익을 위해 침묵하는 다수, 진실을 위해 외치는 소수, 이 중 과연 누가 민중의 적인가. 권력과 언론의 정치적 공조사회로 오염되어 여기에 통제되고 조정되고 있는 다수들, 최악의 적은 침묵하는 다수다. # 스토크만 박사의 연설은 그 원고를 입수하고 싶을 만큼 공감대가 컸다. 기억나는 두 마디, 경제가 위기에 빠진 것이 아니라 경제 자체가 위기다. ...... ...

2016/brief comment 2016.05.30

Mata Hari

★★★ 이미 많이 들을 만큼 들었기에 기대를 접고 봤는데도 음...... 대본, 음악 등 그다지 후하지 못한 평가를 받았던 부분들은 거의 그 평가 그대로인 걸로 확인되었고, 그래도 호평을 받았던 2가지 포인트, 무대 그리고 옥주현, 근데 이게 둘 다 난 그다지 감흥이 와 닿지 않았다. 무대 디자인 자체나 매끈한 무대 전환 운영은 물론 좋았다. 그런데 '이보다 더 사실적일 수 없는' 그런 친절하기 짝이 없는 무대로 오히려 그것이 재미가 덜했고 관객 상상력의 몫도 전혀 없었다. 그리고 배우 옥주현의 기본적인 퍼포먼스는 물론 좋았다. 하지만 그녀도 완성도가 이미 입증된 작품에 출연할 때 훨씬 빛났듯이, 창작단계부터 온전히 그녀를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녀를 더 높이 날아오르게 해 주지 못한 ..

2016/brief comment 2016.05.25

哭聲

★★★★☆ # 믿음, 의심에 관한 혼란의 영화. 현혹되지 않고 볼 수 없는 영화. # 2시간반이라는 긴 시간을 잊게 할 만큼 관객들을 끌고 가는 힘은 가히 최고. # 몇몇 지인의 시사회 반응에 미리 걱정했던 것보다는 그다지 힘들지 않았다. 그런데 생각을 꽤 하게 만드는 영화다... # 이런저런 스포에 영향받기 싫어 일부러 개봉주에 빨리 봤는데 역시 일찍 보길 잘 했다, 이 영화는 사전정보 없이 봐야 한다. # 아역배우의 이름이 메인 크레딧에 포함되어야 마땅할 것 같은데~

2016/brief comment 2016.05.17

Newsies

★★★ 퓰리처라는 인물에겐 두 가지의 정반대 이미지가 있다.신문에 상업성과 오락성을 부여하기 시작하여옐로우 저널리즘의 장본인으로 일컬어지는 반면,생전에 자신이 만든 언론의 역기능에 대한 속죄의 의미로컬럼비아 대학에 유산을 기부하여 그 기금으로올바른 저널리스트들에 대해 시상하는 퓰리처상이 창설되었다. 이 작품은옐로우 저널리즘이 한창이던 바로 그 시기 1899년,퓰리처의 신문사 World(와 그 경쟁사 Journal)가 신문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아이들에게 받는 판매가격을 올리자그 뉴시즈들이 연대하여 파업을 벌인 사건을 다룬 뮤지컬로,2012년 토니상에서 음악상과 안무상을 수상한 신작이다.특히 창의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군무로 호평을 받았었기에이 작품이 한국에 들어온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에 안무가 궁금했었는..

2016/brief comment 2016.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