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brief comment 15

Billy Elliot The Musical Live

영화를 보는 초반에는, 너무 좋아서 두 번이나 보았던 뮤지컬을 이렇게 스크린으로나마 다시 접하게 되어 무척 기쁘고 행복한 마음이었다. 그런데 갈수록 이 뮤지컬의 매력을 영화가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다는 게 느껴져서 못내 아쉬웠다. 물론 영화로써 공연 라이브의 감동을 제대로 구현해내기는 힘들다. 그러나 그걸 감안하더라도 이번 영화는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려울 듯하다. 무엇보다도 카메라 연출이 너무 부족했다. 이 뮤지컬의 큰 장점들인 씬 구성, 무대 연출, 안무의 독창성을 대부분 살리지 못했다. 그리고 또 이 영화가 보고 싶었던 이유 중의 하나는 웨스트엔드의 공연이 궁금해서였는데, 영화를 보고나니 드는 생각은 물론 원어 그대로의 뮤지컬 넘버들을 듣게 되어 좋기는 했지만 지난 한국공연의 우리 배우들도 이들 못지않..

2014/brief comment 2014.12.04

Boyhood & Interstellar

시간에 대한, 가족에 대한 그리고 우주 같은 두 영화_ ★★★★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and 투자자)의 아이디어와 끈기가 놀라운... 소년이 어른이 되어가는 작지 않은 우주에 가족이 그리고 사회가 오롯이 담겨 있다. ★★★☆ 과학적 지식과 상상력을그래도 그리 어렵지 않게 잘 구현해 낸...하지만 우주와 인간에 대한 영화로 보자면나에게는 'Gravity'가 더욱 감동적이었다.

2014/brief comment 2014.11.17

소년이 온다

이처럼 읽기가 너무 힘겨웠던 책이 또 있었을까... 책 커버를 한참 바라보다가심호흡을 크게 한번 하고 책장을 넘겼다.두어 장이 채 지나지 않아명치가 아파오기 시작했다.사나흘에 걸쳐 이 책을 읽을 때마다명치가 어김없이 아렸고그렇게 아픈 채로 책을 읽어내려갔다. 光州에 대한 그간의 많은 소설, 연극, 영화들이 있었다.그 중 내가 접한 것들 중에서 최고로 꼽을 만하다.아니, 최고라는 단어는 왠지 적절치 않아 보인다.보다 光州에 가깝다는 말이 더 나은 표현일 것 같다.이 소설이 갖춘 형식 그리고 완성도도 돋보였지만무엇보다도 한문장 한문장에 작가의 진심이 새겨져 있었다.그래서 여타의 작품들과 다른 通함이 있었고 그것이 바로 이 소설의 힘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최근의 위정자들에 가려져잠시 잊고 있었던 한 인물이 ..

2014/brief comment 2014.11.11

Divina Commedia

오래 전부터 국립극장을 바라보면 왠지 아쉬움이 짙었다.말 그대로 National Theater인데 그렇다면 한국인에게도 외국인에게도 한국의 공연이라는 게 무엇인가를 보여줄 수 있는 그런 위상을 갖춰야 하는데현실은 그냥 보통의 대관극장 중의 하나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그러던 중예술의전당에 이십여년 계셨다가 서울문화재단을 거쳐 국립극장으로 가신 안호상 대표님이 국립극장장이 되신 이후 국립극장이 새롭게 변하기 시작했다.국립극장 산하의 예술단체들을 토대로 레퍼토리를 개발하기 시작하면서 자체 기획공연들이 사전 기획되고 시즌티켓제 등도 도입되었다.레퍼토리 공연들은 호평을 받았고 흥행성적도 좋았다.국립극장이 실제로 달라지기 시작했다. 국립극장 레퍼토리 우수작들에 대한 얘기를 그동안 꽤 많이 접해왔지만실제로 공연..

2014/brief comment 2014.11.03

투명인간

성석제의 소설들을 접한 건비교적 최근의 일이다.단편소설집 세 권'인간적이다''이 인간이 정말''호랑이를 봤다' 그리고 장편 '단 한 번의 연애'.위의 책들은 ebook으로 보았고,종이책으로 그의 신간'투명인간'을 만났다. 전작들에서 성석제 소설가가굉장한 이야기꾼임을 이미 알았지만,이 소설은 그가 가진 능력에또다른 놀라움을 느끼게 하였다.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약 50년간의 한국 사회가 그려지는데하나하나 그의 생생하고 섬세한 묘사는 '맞아, 그랬었지!' 옛 기억을 떠올리게 하고그의 엄청난 기억력을 절로 감탄케 했다.물론 그의 스토리텔링과 필력도 역시 뛰어났고~ 소설 '투명인간'의중심 인물은 김만수다.소설 처음부터 끝까지김만수의 가족들과 주변 인물들이마치 계주를 하듯 화자가 되어김만수가 크고작게 포함..

2014/brief comment 2014.10.31

Frankenstein

이번엔 연극이다! 2011년 영국국립극장에서 닉 디어의 극본, 대니 보일의 연출로 올려진 작품이다.이 공연에서는 빅터와 피조물을 맡은 배우가 하루씩 번갈아 연기해서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이를 통해 모호한 경계를 넘어 인간=괴물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자 했고실제로 두 사람 서로가 서로의 안에 깃들며 서로를 창조했다고 하는데, 이렇게 상반된 주요 인물을 한 공연에서 번갈아 맡는 모험을 외국에서는 종종 시도하는 듯하다. 뮤지컬 'Jesus Christ Superstar'도 예수와 유다 역을 그러한 방식으로 진행한 미국 프로덕션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사실 그 두 사람이 웬만한 연기력을 갖추지 않고서야 쉽지 않은 일인데이 런던 공연에서는 그걸 훌륭히 해냈나 보다.이브닝스탠다드 어워드, 올리비에 어워드에서 두 사..

2014/brief comment 2014.10.22

Begin Again

★★★★ 전작 'Once'만큼의 깊은 울림은 아니었지만'Once'와는 또다른 매력이 충분한... and,My 'Begin Again'_ 올해 상반기 그리고 최근 많은 일들이 있었다.정신이 없다보니 그리고 마음의 여유가 없다보니블로그에도 그 어지러운 마음들이 남겨지지 못했다. 그루의 새로운 중학생활에 정말 생각지 못했던 이런저런 많은 일들이 있었고내가 어쩔 수 없음을 계속해서 느끼고 있다.회사생활 역시 특히 최근 몇달간이런저런 갈등에 스트레스 최고조였고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그런 시간들도 있었다.어쨌든... 이제 또 새로운 상황을 맞고 있다.이 회사에서 일한 이래 세 번째로 크게 바뀌는 Role이다.이미 이전에 한 번 겪어서인지이번엔 심적으로 정리되는 단계가 훨씬 짧아졌다.애정과 미련과 집착을 떨치..

2014/brief comment 2014.09.11

Glass Managerie

그러구보니테네시 윌리엄스의 작품을 제대로 본 건 이번이 처음이네... 과거의 영화와 불안한 미래 사이를 오가는 엄마 아만다,상처 속에 갇혀 자신만의 공간에서 한발짝도 나아가지 않는 딸 로라,답답한 현실의 굴레를 벗어나 미래를 찾고 싶어하는 아들 톰,그리고 가장 현실적으로 보이면서도 그렇다고 그가 그리는 미래가 그의 것이 될 것 같지 않아 보이는 톰의 친구 짐. 톰의 회상 속에 과거의 이야기가 현재로 펼쳐진다.그런데 그렇게 들여다 본 그 사람들의 삶에 '현재'는 없다... 뿔 달린 유니콘은 뿔이 거세되어 평범해진다.그렇게 모두 각자의 막연했던 희망이 사라진다... 전체적으로 호흡이 참 좋았던 공연_

2014/brief comment 2014.09.03

배수의 고도

2011년 일본 대지진 및 원전 사고를 소재로 1막은 당시 모습의 맨얼굴을 그렸고 2막은 12년 후의 미래를 그렸다. 이 연극은 남의 나라 이야기 같지 않은... 그런 작품이었다. 1막에 나타난 모습은 최근 세월호 사건과 겹쳐 보이고 2막의 풍경은 정말 일본의 미래를 보는 듯해 섬뜩하면서도 원전 밀집도 세계 1위라는 우리나라를 생각하면 다시금 더욱 착잡해지지 않을 수 없는... 더군다나 세월호 사건 한 달 후에서야 마지못해 떠밀려서 대국민사과 같지 않은 글을 낭독하고 거짓눈물이 마르기도 전에 원전 수출 홍보차 해외로 황급히 나가는 그런 대통령을 두고 있는 나라다...

2014/brief comment 2014.07.07

알리바이 연대기

작년에 각종 연극부문 작품상 등을 수상했던 작품 중 하나인 '알리바이 연대기' 재연 무대를 찾다. 제목과 모티브만 듣고 얼추 예상했던 그런 스토리라인은 아니었다. 하지만 아버지와 두 아들의 삶이라는 자전적 스토리를 통해 우리나라의 굴곡진 현대사와 역사 속의 소시민들의 삶을 오롯이 그려낸 꽤 괜찮은 공연이었다. 그 곳에 있(지 않았)었다는 알리바이를 만들어내며 그렇게 살아야 했던 민초들, 그리고 진실을 덮기 위한 사회적 알리바이를 끊임없이 (그러나 여전히 세련되지 못하게) 만들어내는 한국의 정권들... 남명렬, 지춘성, 정원조 등 초연 배우들의 몸에 자연스럽게 배인 연기도 극을 한층 잘 살렸다. (어쩌다보니 작년말부터 남명렬 배우의 연극을 연이어 세 편째 보게 된^^) 프로그램북에 실린 김재엽 작/연출가의..

2014/brief comment 2014.04.28

Frankenstein

꽤 많이 들어봤던 이름이다.괴물 이름 아니냐고 오해할 수 있지만이는 괴물의 이름이 아니다.괴물을 만들어낸 사람의 이름 아니 姓이며,막상 그 괴물은이름조차 지어지지 않고 버림받은비운의 존재이다. 신이 되려 한 인간과 인간을 동경했던 괴물...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괴물괴물보다 더 괴물스러운 인간... 그러고보니인간이 괴물보다 더 괴물같다는 점에선그 이름이 괴물의 이름으로 착각되는 게어쩌면 나름 일리있는 오해일 수도 있겠다... 작품의 메시지에 대한 얘기는그러나 여기까지_ 공연을 보는 내내,그리고 기립박수를 뒤로 하며 그냥 먼저 공연장을 나선 후에도 며칠동안씁.쓸.했.다. 이 공연은 한마디로 평가하자면,우리나라 현 뮤지컬 관객들의 입맛에 철저히 맞춘 공연이다.스릴러물,유럽 사극풍, (여자는 그저 주변인물에 ..

2014/brief comment 2014.04.25

Ghost

스크린에서 그를 처음 본 건 고2때였다,Dirty dancing에서의 패트릭 스웨이즈...'The time of my life'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펼쳐지던 듀엣 댄스 장면은 지금도 어렴풋이 기억난다.그리고 2년 후 영화 '사랑과 영혼'... 뮤지컬 'Ghost'는 바로 이 영화를 원작으로 하여2011년 웨스트 엔드에 올려진 작품이다.공연장에서 만난 30대 초반 및 중반의 회사 후배들은 의외로 이 원작 영화를 잘 모르고 있어 좀 놀라웠다~TV '주말의 명화'에서 틀어주던 옛날 명작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 원작의 스토리를 충실히 따라간 이 작품은빠른 전개와 강약조절로 지루할 틈 없었다.사실 이 공연은 '무대'를 보러 간 것이었는데,LED 패널 Wall을 슬라이딩시키며공간의 깊이감을 자유자재로 변화시키..

2014/brief comment 2014.03.19

Jersey Boys

2006년은 '보이스'의 해라고 불렸다고 한다.그 해 토니상에서 연극 부문은 'History Boys'가 작품상을 비롯한 6개 부문을,그리고 뮤지컬 부문은 'Jersey Boys'가 역시 작품상을 비롯한 4개 부문을 수상한 것이다.스토리와 음악의 뛰어난 유기성을 보여 주었던 Mamma Mia의 성공 이후,많은 주크박스들이 무대에 올려졌지만 거의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그런데 바로 이 'Jersey Boys'는 주크박스 뮤지컬로는 처음으로 토니상 작품상의 영예를 안았고초연 후 9년이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브로드웨이의 흥행작으로 건재함을 보여주고 있다.뭐 꼭 토니상 수상작이라서기보다그동안 미국에서 이 공연을 본 사람들이 하나같이 칭찬 일색이었던 지라 참 궁금했던 작품이었다. 이 작품은 1960년대 미국을 풍미했..

2014/brief comment 2014.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