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monologue 30

2005년의 끝자락에서...

2006년의 일을 하고 있다 보니 지금이 2006년 같고 그래서인지 며칠 후면 새해라는데 특별한 변화의 감흥이 없다. 단지, 몇 주 전부터 그런 생각은 가끔 들었다. 내년이면 내 나이 서른여섯이구나... 서른 여섯이라는 숫자에 갑자기 아득해진다. 이런 적이 별로 없었는데... 보통 스물 아홉에서 서른으로 넘어갈 때에 사람들은 많이 당황해 하지만 나는 그 순간에도 미동조차 없었다. 미혼으로 맞는 서른이 아닌, 결혼한 이후에 서른을 맞아서였을까... 서른이 되고 서른 하나, 서른 둘, 서른 셋…이 되어도 아무렇지 않았던 내가 서른 여섯이라는 숫자에 화들짝 민감해진 이유는... 수치상으로 반올림되는 숫자여서인지 갑자기 눈 앞에 40이라는 낯선 숫자가 보여서이다. 이제 40대에 가까워진 것 같고 그렇게 생각하다..

2005/monologue 2005.12.30

공연 준비 중...1

아니, 정확히 말하면 I LOVE YOU는 지난주 토요일에 개막을 했다. 작년 11월말부터 올해 6월까지의 서울공연 결과, 중소형 뮤지컬임에도 불구하고 대작들을 물리치고 2005년 상반기 공연 부문 예매순위 1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몇 주전에 거행된 2005 한국뮤지컬대상 시상식에서 역시 대작들을 물리치고 가장 알짜 부문이라 할 수 있는 '베스트 외국뮤지컬상'과 '연출상'을 수상했다. (네 명의 배우 모두 주연상 등에 노미네이트되었으나 아깝게 수상하지는 못했다. 두 개의 상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억울해서 시상식 끝나고 술마셨다...) 다시 I LOVE YOU가 2차 공연의 대장정의 길에 올랐다. 여전히 많은 관객들이 사랑해 주고 있고...

2005/monologue 2005.11.01

그루, 한글공부 시작하다...

2주전쯤엔가... 어린이집을 씩씩하게 잘 다니던 그루가 하루는 갑자기 안 들어가겠다고 어린이집 앞에서 울어댔댄다. 데려갔던 시어머님이 어린이집 선생님과 얘기를 나눈 결과, 요즘 그루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고 하더랜다. 그림그리기 시간에 다른 애들은 모양 틀 안에 잘 색칠하고 하는데 그루는 그걸 잘 못 해서 대강 칠하고 다른 애들 방해하고 해서 아마 선생님한테 소리도 좀 듣고 했나 보다. 그리고 한글을 조금씩 공부하기 시작하나 본데 다른 애들은 다 잘 하는데 그루 혼자 잘 따라오질 못했댄다. 그러면서 선생님이 시어머님한테 하는 소리가 그루가 다른 애들보다 학습능력이 떨어진다고 했대나? 그 말을 들은 시어머님이 단단히 화가 나셨다. 또 그 말을 전해 들은 우리 식구들도 다 열이 받았다. 아니, 쟤가 얼마..

2005/monologue 2005.10.15

서로 연관성 없는.. 최근... 몇 가지...

1. 어제 한겨레신문에 정운영씨가 세상을 떠났다는 기사가 나왔다. 갑작스러워서 깜짝 놀랐다. 꽤 좋아했던 사람인데... 정운영씨가 오랫동안 한겨레에 쓰던 경제전망대도 참 좋아했었는데... 시장주의자로 변했다는 비판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한참 때에 정치경제학 분야에서 중요한 위치의 영향력을 발휘했었는데... 괜히 마음이 짜안하다... 2. 며칠 전 TV 채널을 돌리다가 EBS 시네마천국인가 하는 프로그램에서 화양연화 장면이 나오길래 잠깐 시선을 고정해 보고 있었다. 화양연화... 인상깊게 보았던 영화였었다. 그런데 MC 두 사람이 불륜, 외도의 각 영화마다의 다른 의미 등을 거론하면서 남자 MC (아마 기자 출신의 평론가인 것으로 알고 있다)가 뜬금없이 하는 말이 "불륜 또는 외도... 참... 교통사고 ..

2005/monologue 2005.09.27

Next Project – PIPPIN

세 작품을 거의 동시에 준비 중인데, 두 작품은 올해 하반기, 한 작품은 내년 1월 공연될 작품이다. 올해 하반기에 올려질 첫 번째 공연은 작년 11월말부터 시작하여 올해 6월까지 성공리에 서울 공연을 마치고 (실제로 인터파크 예매처에서 대작들을 물리치고 상반기 예매 순위 1위 기록!) 현재 지방 순회를 하고 있는 'I LOVE YOU'. 1차 공연과 구분하기 위해 Season 2로 해서 10월말부터 장기 공연에 들어간다. 그리고 두 번째 공연은 PIPPIN. 브로드웨이 전설적 안무가인 Bob Fosse의 작품인데 작품을 알면 알수록 너무 심오해서 준비하는 데에 많은 애를 먹었던 작품이다. 9월초부터 앙상블들은 먼저 안무연습에 들어갔고 엊그제부터 전체 배우 리허설이 시작되었다. 다음주에 티켓 오픈을 하고..

2005/monologue 2005.09.24

감기 中

독한 기침감기... 처음에 그루가 앓기 시작하여 그루와 겹쳐서 시어머님이 앓고 그 다음은 시누이 언니, 그리고 그루 아빠, 그리고 시아버님, 마지막 타자로 어김없이 나까지 찾아왔다. 체질이 건강하기보다는 거의 정신력으로 버티는 체질이라 큰 껀수가 하나 끝나면 끝나자마자 몰아서 아프곤 했었다. 이번에도 역시 Phantom 쫑파티 다음날부터 아프기 시작했다. 식구들의 평균 앓은 기간이 2주... 나도 이제 2주째에 접어들고 있다. 이번 기침감기는 정말 얼마나 심한지 가슴까지 통증이 심하고 기침 몇 번 하고나면 머리가 어지럽고 온몸에 기운이 다 빠진다. 2주 넘게 하루 세번씩 그 많은 약들을 털어넣다보니 몸이 그 약기운을 이기지 못하는지 얼굴은 뾰루지에, 입술은 물집까지 정말 온몸으로 앓고 있다. 이놈의 감기..

2005/monologue 2005.09.12

끝이 났다......

어제로서 팬텀 공연이 끝이 났다. 마지막 공연을 보면서 1막 서곡에 샹들리에가 올라가는 장면에서 갑자기 이런저런 생각이 나면서 눈물이 날 뻔 했고, 마지막 엔딩씬 그리고 이어지는 커튼콜에서 눈물이 났다. 애써 눈물을 참고 있었는데 로비에서 울고 있는 팬카페 회원들을 보니 눈물이 쏟아졌다. 아쉬움과 허전함을 달래며 우리 팀원들, CJ 직원들, 그리고 막공을 함께 한 한겨레 기자와 함께 새벽 3시반까지 술을 마셨다. 어제는 일부러 자막을 하나도 보지 않고 배우들만을 바라보았다. 혼신의 힘을 다해 열연을 하였고 커튼콜을 채 시작하기도 전에 2천명의 관객들 전원이 기립박수를 시작하였다. 내가 이 공연을 몇 번 보았던가... 초반에 계속 공연장에 나와 있고 하느라 열 번 가까이는 본 것 같다. 많이 보아서인지 브..

2005/monologue 2005.09.02

여름휴가

이제까지 단 한 번도 오래 전부터 거창하게 계획세워서 여름휴가를 떠나 본 적이 없다. 이번에 과연 휴가를 갈 수 있을까 늘 상황을 살피며 주저하다가 빨라야 1~2주 전에 겨우 휴가일정을 잡고 그때에서야 정신없이 휴가갈 만한 곳을 급히 뒤지고 늘 그렇게 떠났었다. 이번 여름도 어김없이 그렇게 휴가가 준비되었고... 업무 일정 때문에 고민하다가 광복절 연휴 끼어서 가기로 결정했고... 그루가 바다를 보고 싶다 하기에 여기저기를 생각하다가 결국 결정한 곳은 서울 가까이에 있는 강화도였다. 월화수 2박3일로 해서 펜션 예약 다 했는데 웬걸~ 그루가 그 지난 주 계속 기침감기를 조금 앓고 있었는데 토요일 밤부터 갑자기 편도선이 부으면서 39도 고열을 오가는 것이었다. 일요일 밤까지 계속 차도가 없어서 그냥 휴가를..

2005/monologue 2005.08.23

First visit to Japan - 1일차

급하게 1주일동안 정신없이 준비해서 지난 목요일에 일본에 Press Tour를 갔다왔다. 내년 1월에 올리게 될 뮤지컬 'The Producers' 件인데, 마침 인터내셔널 투어팀이 일본에서 공연 중이라 Press들에게 미리 공연을 보여 주기 위해 진행된 것이다. 1박2일 일정으로 신주쿠에 있는 Koseinenkin Theater에 가서 공연 보고 그날 저녁에 프로듀서와 함께 간담회 겸 술자리를 갖고 그 다음날 바로 한국에 돌아오는 스케줄이었다. 평소 일본에 가고 싶었는데 처음으로 가게 되는 일본일정을 이렇게 허무하게 짧게 끝낼 수 없다 싶어 회사에 얘기해서 나와 우리팀 정아대리는 하루 더 묵기로 했다. Anyway, 아래 사진은 일본 'The Producers' 공연장 앞에서 찍은 사진... 공연은 기..

2005/monologue 2005.07.26

My Favorite...

1. 공지영의 '먼 바다 가까운 하늘' 한겨레신문에 매주 2회 연재되고 있는 소설이다. '냉정과 열정 사이' 일본작가 중 한 명이랑 같이 공동 집필하는 형식이다. 그러니까 같은 회에 두 사람의 글이 함께 실리는데 한국 여자 시선에서의 공지영 글과 일본 남자 시선에서의 그 일본작가 글이 같이 실리는 거고, 거의 비슷한 시점의 각각 두 사람이 읽혀지는 것이다. 지금까지 한 10회 정도 연재됐나?... 꽤 재미있다. 그 소설을 읽고 있으면 그런 생각이 든다. 사랑을 하면서 만약 이처럼 상대방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바로 알 수 있다면 좋을까?... 적어도 오해는 하지 않을 테고 진심이 달리 읽히는 일은 없을 테고 싸우거나 헤어지는 일도 줄어들겠지... 2. Sex and the City 이전에 늦바람 운운..

2005/monologue 2005.06.20

드디어, PHANTOM Open!!!

지난 6월 10일, 드디어 The Phatom of the Opera 공연이 시작되었다. 지난주 내내 팽팽한 긴장감 가운데 정신이 하나도 없었고 개막공연 끝나고 Opening Night Reception까지 다 마치고나니 이제 좀 정신이 차려진다. Opening 이전의 두 번의 Preview 공연시에도 그러했지만 개막공연 커튼콜의 5분간의 객석 전원 기립박수에 그동안 공연을 준비해 온 모두가 감동했다. 오늘부터 나오기 시작한 신문 리뷰들도 대부분 극찬에 가까운 호평이고... 이제 나는 Phantom 관리 및 하반기 작품 준비 Mode로 빨리 돌아갈 준비를... 그 생각을 하니 어쩔 수 없이 기운이 빠진다. 내 머리도 휴식을 원한다......

2005/monologue 2005.06.13

아빠...

아빠를 보고 왔다. 다음주 주말에는 시외할머니 팔순이 있어서 못 갈 것 같고 그 다음주에 갈까 했다가 아무래도 계속 맘에 걸리고 또 좋아지고 계시대는데 얼마나 좋아지신 건가 마음이 안 놓이고 해서 오늘 혼자 다녀 왔다. 주말엔 늘 내려와 엄마 대신 병간호를 하는 오빠가 있었고 마침 언니와 형부, 조카가 병실에 와 있었다. 내가 간 시간이 마침 점심시간이라 오빠가 아빠한테 밥을 먹여 드리고 있었다. 누운 채로 입을 벌여 오빠가 떠 주는 죽을 드시고 있는 모습을 보니 눈물이 났다. 그렇게 엄하시던 아빠가, 그렇게 자존심 강하시던 아빠가... 그리고 눈을 꽉 감은 채 입만 벌여 드시고 계시는 모습에 또 눈물이 났다. 그 꽉 감은 눈을 이해한다. 다른 사람의 눈을 가리고 싶지만 그럴 수 없을 때에 차라리 자신의..

2005/monologue 2005.06.05

5월말...

아무래도 5월말은 내게 치명적인 시기다. 작년 이맘때에는 그루가 다쳐서 한달간 병원에 입원해 있었고 올해는... 아빠가 지난주에 갑자기 큰 수술을 하셨다. (월요일에 수술을 하셨는데 엄마가 금요일에 내게 전화하면서 그때에서야 알려줬다. 일하는 애 뭐하러 얘기하냐고 알리지 말랬다고...) 토요일에는 시댁 제사가 있어서 일요일 어제에서야 병원가서 뵙고 왔는데 8시간이나 걸린 대수술이었고 수술은 잘 끝났으나 정상적으로 회복되려면 1달은 넘게 걸릴 것 같다고 했다. 아빠도 고생하셔서 뼈만 남았고, 병간호하는 엄마도 얼굴이 반쪽이고... 눈물이 났다. 무거운 마음으로 집에 왔더니 그루가 갑자기 열이 38~39도를 오르내린다. 오랜 감기를 떨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또 목이 부은 듯하다. 그루 아빠도 몸살에 장염..

2005/monologue 2005.05.30

떠나간 사람...

어제 일요일 밤, 혼자 앉아서 TV 채널을 여기저기 돌리다가 우연히 한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는데, HD 영상으로 새롭게 단장한 TV 문학관의 '내가 살았던 집'. 평소 호감있게 보아 왔던 배종옥과 장현성이 나오길래 그리고 펼쳐지는 내용이 TV를 끄지 못하게 하는 은근한 힘이 있길래 그냥 끝까지 계속 보았다. 시작부터 본 건 아니고 대략 초반부터였던 것 같고... 내용도 좋고 연출도 좋길래 나중에 찾아 보았더니 은희경 원작에, 이번에 '여자, 정혜'를 감독했다던 이윤기 연출이다. (영어 제목이... 'The Hard Goodbye' 다...) TV를 보다가 갑자기 겹쳐지는 기억이 있어 실로 오랜만에 그녀가 떠올랐다. 연희 언니... 내 실제 친언니와 이름이 같은 그녀는 첫 직장 동기(나이는 언니...)였다..

2005/monologue 2005.05.16

디카 생기다...

우리 집에서 사용하고 있는 카메라는 수동 카메라다. 그리고 요즘 사람들처럼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면서 주위의 이것저것을 찍는 걸 별로 내켜 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나의 사진은...Never...) 그 동안 디카를 살까말까 아주 가끔 망설였었는데 수동 카메라만큼 예쁘게 나오지 않아서 그냥 주저하고 있던 중 수동 카메라가 기동성은 좀 부족해서(덩치가 커서...) 아무래도 한 대 장만해야겠다 하고 있던 참이었다. 근데 도련님이 신혼여행을 다녀오면서 기내에서 면세로 싸게 팔더라면서 디카를 선물해 주었다. 우히히히, 무지 좋다. 기종은 캐논 익서스 i5이고 500만 화소다. 외관은 무지 작고 얇고 예쁘다. 아직 매뉴얼을 안 익혀서 안 찍어봤다. 이번 주말에 그루를 학교 데려가서 봄꽃이랑 함께 새 디카로 사진을 찍..

2005/monologue 2005.04.18

늦바람...

하나. Friends 지난달에야 처음으로 집에 케이블 TV를 연결했다. 그동안은, 집에 깨어 있는 시간이 1~2시간 밖에 되지 않는데 TV를 보면 얼마나 본다고 케이블까지 신청하는 게 왠지 낭비이고 쓸데없는 짓 같아서 그동안 수년간을 꿋꿋이 네 방송사 채널만 보며 살았다. 그런데 서서히 네 채널, 아니 EBS까지 다섯 채널에 한계를 느꼈다. 해도해도 너무 볼 만한 프로그램이 없어서였다. 그러던 중 아파트 관리비 명세표를 우연히 자세하게 보다가 아파트는 단체인 관계로 케이블 시청료가 훨씬 싸다는 걸 그제서야 알게 되었고, 그 김에 바로 신청을 해 버렸다. 서론이 길었고... 케이블을 보기 시작하면서 '프렌즈'에 빠지기 시작했다. 프렌즈 열풍이 한바탕 쓸고간 지도 한참이나 지나 이제서야 그 재미를 알게 된 ..

2005/monologue 2005.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