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monologue 6

Routine

루틴이 버거워졌다. 언제부터인가 귀찮아졌다. 대략 세어보니 평일의 경우 약 열다섯개의 루틴을 유지하고 있었다. 괜한 저항감인지 이유있는 게으름인지 최근 그 루틴을 하나씩 하나씩 놓고 있었다. 그랬더니 홀가분해지기는커녕 해야할 일을 못한 듯한 미적지근함이 숙제처럼 짐처럼 빚처럼 은근히 계속 쌓여 갔다. 루틴이 날 지배하는 듯해 기껏 거슬렀더니 오히려 루틴의 부재가 짓누르다니... 이제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야 하나…… 루틴이 그리워질 때도 있다. 주말이 끝나가는 일요일 밤이면 늘 집에 전화걸어 엄마아빠한테 안부전화를 했다. 1주일에 겨우 한번 딸 목소리를 들려주는... 근데 이제 아빠 목소리를 매주 듣는 루틴이 사라졌다는 걸 깨닫고 불현듯 마음이 탁 가라앉았다. 그리고 갑자기 아빠 목소리가 무지 듣고 싶어졌..

2024/monologue 2024.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