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brief comment

나의 연극열전 네번째 - 택시 드리벌

spring_river 2004. 8. 18. 15:55



몇 년 전 최민식 주연으로 이 공연이 올려졌을 때에
무지무지 보고 싶었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놓치고 말았다.
해서, 연극열전 전체 일정을 보고 
처음에 동그라미쳤던 작품들 중 하나...

요즘 대학로에서 유일하게 흥행성적이 좋다는 공연답게
통상 가장 관람률이 부진한 화요일임에도 불구하고
보조석을 판매할 만큼 객석은 꽉꽉 들어차 있었다.
소문답게 공연 도중 객석은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
어쩌면 다른 이유가 아니라
 바로 이것 때문에
 
이 공연이 인기가 높은 지도 모른다.
 
별로 심각하지 않은
, 실컷 웃을 수 있는 재미있는 공연...)
장진 특유의 말재간이 이 작품 역시 잘 발휘되어 있었다
.

하지만 난 약간 실망했다
.
무엇보다도 전체적인 대본 구성이 좀 허술했다
.
이야기의 가장 큰 줄기인 두 가지
,
그러니까 택시기사로서의 애환과

비극적 첫사랑에 대한 두 가지 테마가

서로 자연스럽게 섞이지 못하고
잘 어울리지 못한 채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리고 주인공인 장덕배의 캐릭터 설정이 부족한 듯 했다
.
장진이라는 인물이 젊은 나이에 꽤 능력있고 재기넘치는

시체말로 '난 놈'이라는 건 인정하는 바이지만

이러한 부분들은 솔직히 연륜이 아직 쌓이지 않은 탓 같다.

내가 본 공연은 정재영씨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공연이었는데

연기 자체는 뭐 크게 흠잡을 건 없었지만
(
보진 못했지만 상상해 보면) 최민식씨에 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그만큼의 느낌은 덜한 것 같았다.

무대세트 및 무대연출은 인상적이었다
.
많은 에피소드들을 만들어가는 조연들

(
실상 에피소드들에서는 그들이 주연이다) 연기도 안정적이었다.

공연을 보면서 그런 생각은 가끔 들었다
.
택시 운전사들이 저런 고달픔, 애환들이 있겠구나
...
그래, 어찌 보면 택시라는 저 공간이

우리 사회의 자화상일 수도 있지...하는
.
근데

나는 괜히 쓸데없이 말시키는 택시 기사들이 정말 싫다.
물론 혼자만의 갇힌 공간에서

하루종일 외롭고 심심하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나는 택시 기사의 얘기에 그냥 입을 다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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