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brief comment 25

Gravity & Defying Gravity

차원이 다르다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90분 내내 정말이지 정신없이 확 이입된 영화. 마치 내가 폐소공포증에 걸린 듯했던... 영화의 밀도가 굉장한...바닷가에 발을 내딛으며 Gravity의 세상으로 나아갈 때나 역시 겨우 안도의 숨이 내쉬어지는...그리고 내가 발딛고 있는 이 세계가 새삼 고마워지는... 작년 한국 초연 매진 돌풍에 이어 올해 첫 한국어 라이선스 무대 개막! 옥주현 엘파바 & 정선아 글린다 BRAVA!이 작품의 Highlight인 엘파바의 'Defying Gravity' scene_작년 해외투어 때엔 경이로울 만큼 그저 놀랍기만 했는데,이번에 볼 때엔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차별과 부조리로 가득한 중력의 세상에 맞서는외로운 그녀의 모습에...

2013/brief comment 2013.11.25

번지점프를 하다

2001년에 개봉되었던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하여 제작된 창작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_ 영화를 매우 인상깊게 보았던지라 뮤지컬화가 궁금하기도 했던... 작년 초연 때엔 어찌하다 보니 놓쳤었고 이번 재공연 무대를 처음으로 보다. 작품 전체를 지배하는 전체적인 정서가 참 좋았던 공연... 1막을 보며 내내 궁금해서 인터미션 때에 이거 누가 한 거지? 찾아본 게 음악 /무대 /조명. 그만큼 가장 돋보였던 분야였다. 가사 부분은 약간 아쉽기도 했지만 윌 애런슨의 음악은 잘 만들었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전작 'Sweeney Todd'의 제작진이었던 애리언 오스먼드의 연출과 정승호 디자이너의 무대의 초연 모습을 놓쳐서 보지 못했지만 이번 재공연의 여신동 디자이너의 무대도 작품 연출에 굉장히 효과적이었다. ..

2013/brief comment 2013.11.15

Scarlet Pimpernel

기대를 접고 봤더니 확실히 덜 지루한...박건형, 바다, 에녹은 각 캐릭터들에 잘 어울리는 캐스팅 조합임은 분명... Frank Wildhorn은 Rudolf에 이어 또 기대에 못 미치는...(물론 작품 완성도가 떨어지는 게 100% 음악 탓은 아니지만, 음악만 놓고 보더라도......)올해 무려 다섯 작품이 공연될 정도로 한국 무대에 오르는 그의 작품 수는 계속 급증하는데 평가는 < < 가 아닌, 아니 거기까지 바라진 않아도 ≒ ≒ 도 아닌 >>가 되고 있으니 그에 대한 한국에서의 이례적인 주목도가 이러다가는 오히려 퇴색될 듯...하긴 어떠한 분야의 크리에이터도 모든 산출물이 최고일 수는 없으니 십분 이해는 가지만... 그리고 또 한가지 느낀 건영화도 그렇고 공연도 그렇고히어로물은 진짜 내 취향은 아니..

2013/brief comment 2013.07.26

MET opera on screen_ Un Ballo in Maschera

베르디 탄생 200주년이라며 올해 베르디의 오페라들이 꽤 많이 올라가는 듯...MET Opera 2012-2013 시즌에도 베르디 작품이 여러 편 포함되어 있고... MET Opera 공연실황으로 베르디 작품을 본 것은Aida, Simon Boccanegra, La Traviata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출연가수들 또한 이전 공연실황으로 눈에 익은 사람들이 많다.구스타보 왕 역의 마르첼로 알바레즈는 예전 Tosca에서 카바라도시 역으로 보았던 가수이고레나토 역의 드미트리 흐보로스토프스키는 La traviata에서 알프레도 아버지 역을,그리고 오스카 역의 캐슬린 킴은 Tales of Hoffmann에서 올림피아 인형 역을 맡았던 가수.아멜리아 역의 손드라 라드바노브스키 이 여주인공만 처음 보는 얼굴이네....

2013/brief comment 2013.07.24

I am my own wife / Shame / Before midnight

최근 본 세 편의 작품 ; 한 편의 모노드라마 연극과 두 편의 영화.각각 재미있게 본 작품들인데개인적으로 머리가 복잡한 상황에서 보았고또 아직까지 그 후유증이 남아있는지라그냥 간단히 별점 및 한줄로 코멘트... ★★★☆ 세 번의 역사적 격변이 그(그녀)의 삶을 할퀴었지만 오래된 가구처럼 품위있었다... ★★★★ (같이 본 남편만큼은 아니지만)그를 이해할 수 있었고, 쓸쓸하고 슬펐다... ★★★★ 제시와 셀린느의 18년 세월의 두께가 그대로 담겨 있는... Sunrise를 20대에, Sunset을 30대에, 그리고 Midnight을 40대에 볼 수 있었기에 그들을 그대로 느끼고 공감할 수 있어 행운...

2013/brief comment 2013.06.12

푸르른 날에

이 공연에 대한 호평은 꽤 오래 들어왔지만 계속 내키지 않았다. 그러다가 두 번째 재공연을 올리는 올해, 기대 반 우려 반의 마음으로 공연장을 찾았다. 나를 주저하게 했던 이유는 '光州'라는 소재 때문...... 약 10년 전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이 공연이 아닌) 어떤 대본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굳이 좋게 포장하자면 색다른 시각에서의 접근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희화화가 너무 심했고 내 마음 속에서 도저히 용서가 안 되었다. 이후 그 대본이 공연화되었고 꽤 오랜기간 자주 무대에 올려졌지만 대본을 봤을 때에 무척 화났던 이유로 그 공연을 일부러 보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80년 5월 광주를 소재로 한 공연이나 영화들 몇 편을 그간 보아왔지만 보통의 일반 관객들보다는 아무래도 내가 완전히..

2013/brief comment 2013.05.23

Les Miserables

사실 오랫동안 보고 싶었던 뮤지컬 작품이었다.1996년, 2002년 단 두 차례 내한공연이 매우 짧게 이루어졌을 뿐 10년 넘도록 한국에 공연되지 않았고,위 내한공연 때에 (그 땐 이 업계에 있지도 않았고...) 공연을 보지 못했던 지라나 역시 기다림이 꽤 길었다. 그러던 중 작년말에 개봉한 영화를 먼저 보게 되었다.두 번 보았다.처음엔 대선 다음날 우울한 마음에 혼자 영화관에서 봤고1~2주 후에 그루 아빠랑 같이 또 봤다.영화를 보며 그때 그런 생각을 했었다. 작년 말부터의 지방 투어를 먼저 거친 후 올 봄에 서울에 올라와 장기 공연을 올리게 될 이 뮤지컬, 음... 쉽지 않겠다는... 뮤지컬 작품을 영화한 것이 개봉하고 또 성공했을 때에인지도 확산 등의 장점도 있고 대체재 역할 등의 단점도 있긴 한데..

2013/brief comment 2013.05.09

Jesus Christ Superstar

My JCS_ 이 작품이 브로드웨이 초연된 해, 바로 내가 태어난 해와 같다... 첫 만남 : 연도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고 아마 중학생 때... 그러니까 약 1985년 즈음... 엄밀히 말하면 당시 정식 라이선스 공연은 아니었다. 하지만 1980~90년대에 수차례 공연된 현대극단의 그 공연은 많은 이들에게 첫 뮤지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내가 본 공연은 이동원 지저스-추송웅 유다-윤복희 마리아 출연공연. 나 역시 태어나서 처음 본 뮤지컬이 바로 이 작품이었고 어찌 생각하면 공연, 연극이라는 것에 갖게 된 관심 → 대학 입학하자마자 연극 동아리 가입 → 결국 두 번째 직업으로 이 분야에서 일하게 되기까지의 뿌리라고도 할 수 있는... 두번째 만남 : 2003년에 DVD로 본, 1998년 런던 리바이벌 공연..

2013/brief comment 2013.05.02

MET opera on screen_ L'Elisir d'Amore

MET opera on screen 2012-2013 시즌 상영작 라인업에서 4~5작품 정도 골라놓았던 위시리스트 중 첫 번째 관람 작품은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_트리스탄과 이졸데 이야기에서 등장하는 사랑의 묘약이주요 모티브가 되어 펼쳐지는 희극 오페라이다. 이 작품의 주요 출연진 그리고 연출가까지 모두 한 번 이상씩 예전 상영작에서 보았던 이들이다.네모리노 역의 매튜 폴렌자니는 라 트라비아타에서,아디나 역의 안나 네트렙코는 호프만의 이야기에서,벨코레 역의 마리우쉬 퀴베첸은 카르멘, 돈 지오반니에서,그리고 바틀렛 셰어 감독의 연출은 호프만의 이야기에서... 바틀렛 셰어 연출은 코미디보다는 로맨스를 부각시키고각 캐릭터의 연기적인 면을 강조했다고 했는데실제로 네모리노, 아디나, 벨코레 그리고약장수 둘카마..

2013/brief comment 2013.04.11

지슬

이 영화의 제작노트를 읽다가 발견한 부분_"한 인터뷰에서 일본의 영화배우 겸 감독인 기타노 다케시는 2011년 3.11 대지진 이후 이 지진을 ‘2만 명이 죽은 하나의 사건’으로 생각하면 피해자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 사람이 죽은 사건이 2만 건 있었다’라는 것이다." 무고한 많은 희생이 이루어졌던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극화 작업이 그 사건을 직간접적으로 겪거나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나 알지 못했던 사람들에게나모두 만족스럽게 소구되기는 그 무게감만큼이나 참 어려운 일이다.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크고작은 왜곡이 상처가 될 수도 있고혹은 일종의 선동이나 신파처럼 다루어져 왠지 거북스러울 수도 있고...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여러 편의 극화 작업물에 솔직히 실망을 느꼈었던지라이 영화 '..

2013/brief comment 2013.04.08

Trace U & Mama, Don't Cry

공통점이 많은 두 공연_ 초연의 성공에 이어 Develop 과정을 통해 최근 재공연된 창작뮤지컬박정아 작곡가의, Rock적인 요소가 강한 음악남자배우 2인극더블 또는 트리플 캐스팅에 각 페어 크로스를 운영수회 또는 수십회 반복관람하는 마니아 관객들이 많은 공연 나에게 이 두 공연은_ 독특한 소재, 좋은 음악을 갖춘 콘텐츠라는 건 인정하겠으나솔직히 둘 다 내 취향은 아니올시다...마니아들이 왜 좋아하는지 그 요소들은 캐치됐으나그 요소들 모두 역시 내게는 별로 어필이 안 되더이다... 'Trace U'는 최재웅-윤소호 페어, 'Mama, Don't Cry'는 허규-장현덕 페어로 관람최재웅은 여느 작품처럼 안정감있었고 윤소호는 저배우 앞으로 꽤 뜨겠구나 예상됐고예전의 다른 작품 무대에서 본 적이 없어 한번 확..

2013/brief comment 2013.04.04

Rebecca

히치콕이 영화화하여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그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매력적인 로맨스 스릴러 뮤지컬.작품을 전반적으로 지배하는 기조와 에너지에서부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서스펜스 또한 남다르다.이 작품에서는 두 가지의 사랑이 뒤섞여 있다.나(I)와 막심의 사랑 그리고 댄버스 부인과 Rebecca의 사랑.전자는 막심에 대한 사랑을 지켜내기 위해 서서히 강인하게 맞서는 나(I)라는 여인의 성장기적 성격을 띠고 있고후자는 Rebecca에 대한 댄버스 부인의 숭배에 가까운 사랑으로 미묘한 레즈비언 정서가 그 이면에 깔려 있다.조연이지만 이 공연에서 사실상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는 댄버스 부인이다.한번도 등장하지 않는 Rebecca에 대한 언급과 흔적만으로그녀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은 바로 댄버스 부..

2013/brief comment 2013.03.27

The History Boys

Education is the enemy of education. The transmission of knowledge is in itself an erotic act. Take it, feel it, and pass it on.Not for me, not for you.But for someone, somewhere, one day, Pass it on, boys.That's the game I want you to learn.Pass it on! 연극 'The History Boys'는 2003년 초연 이후2006년 토니상 6개 부문을 비롯하여 미국과 영국의 연극 부문의 유수한 작품상들을 휩쓴 화제작이다.영국의 유명 극작가 앨런 베넷이 무려 일흔의 나이에 발표한 작품이다.그 연륜만큼이나 세상에 대한 ..

2013/brief comment 2013.03.25

Amy's View

신자유주의 물결 속의 영국 대처 시대를 배경으로연극배우인 장모 '에스메'와 TV 제작자인 사위 '도미닉'의 갈등이여러 겹의 의미를 복합적으로 담아 펼쳐진다.연극과 미디어, 예술과 대중, 창작과 비평, 전통과 새로움, 그리고 쇠락해져가는 구세대와 새롭게 부상하는 신세대... 그 어느 쪽에도 기울어져 있지 않은 딸의 이름은 '에이미'. 에이미 = (관객이자 시청자 의미로서의) 대중, 이 캐릭터 등식이 성립된다. 에이미(대중)는 두 사람에게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바라봐 줄 것을 원하지만결국 엄마(연극)에게는 실망을, 남편(미디어)에게는 배신을 겪는다. 극단적인 악화의 일로를 걷던 에스메와 도미닉은 에이미(대중)의 죽음을 계기로 처음으로 공감을 느끼고 서로의 영역을 인정하는 상태에서 상대를 똑바로..

2013/brief comment 2013.03.11

Jack the Giant Slayer[Killer]

그루가 보러 가자고 해서 Parental Guidance 차원으로만 그냥 별 기대 없이 극장에 들어섰는데 근데, 이 영화, 의외로 재미있다......'잭과 콩나무' 동화를 확장한 상상력도 뛰어나고스토리 전개나 영상도 다이내믹하다.그루는 손이 땀에 흠뻑 젖어 긴장하며 보고나 역시 지루할 틈없이 흥미진진하게 보다. 영화를 보면서 호위무사로 나오는 한 배우가 처음엔 그냥 그런 조역 같은데도 이상하게 존재감이 남다르게 느껴지더니계속 살아남아 꽤 주연에 가까운 조역 역할을 수행했고내겐 주연 '잭'보다 오히려 그 배우가 훨씬 매력적으로 다가오더랬다.영화가 끝나고 뒤늦게 팜플릿을 펼쳐보니 그 배우가 '이완 맥그리거'였다.10년 가까이 그가 나오는 영화를 별로 못 봤던지라 나이든 그를 전혀 몰라봤다...역시 존재감이라..

2013/brief comment 2013.03.04

여신님이 보고계셔

오랜만에 신인 창작진들의 재기넘치는 작품을 보다. 한국전쟁 중에 포로 이송 중 남북한 군인이 무인도에 표류하게 되면서인간적인 믿음과 우정을 쌓아가는 100일간의 스토리를 담고 있다.어찌 보면 뻔할 수 있는 내용이지만, 이 작품은 뻔하지 않은 매력을 갖고 있었다. 무인도 탈출 작전의 일환으로 얼토당토않게 시작된 극중의 여신님의 존재는서서히 각자 자기 마음 속의 여신이 된다.어린 딸이기도 하고짝사랑하던 여인이기도 하고그리운 누이이기도 하고눈물겨운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이기도 하고또 자기 자신이기도 하다.그렇게 여신님은 각자의 희망이 되고 또 서로가 되어간다. 오랜 디벨롭 과정을 통해서인지 짜임새가 꽤 탄탄했고때론 유쾌하게 때론 정겹게 그리고 때론 긴장감있게 관객들을 이끌었다.뮤지컬 넘버들도 뛰어났고 잘 구축된..

2013/brief comment 2013.02.28

연달아 세 작품 + 1...

어쩌다 보니 한 주에 연달아 세 작품...관람하고나서 보니의도치 않게 각각 어떠한 전형들이 그어진다. 1966년에 초연된, 우리나라 최초의 창작뮤지컬로 기록되고 있는 작품으로40 여년만에 Reproduction을 거쳐 새롭게 태어난 리메이크 공연이다. 올해 창작뮤지컬의 수작으로 손꼽힐 만하다.전반적으로 대본, 음악, 무대, 조명, 음향, 의상 등 모든 요소들이 잘 구현되었고 또 매끄러웠다.배우들 또한 김선영을 비롯한 주연배우들부터 조연, 앙상블까지 뛰어났다.구스타보 자작은 (물론 한국인 협력 크리에이티브의 역할도 상당했겠지만)연출과 안무에 있어서 한국적인 맛을 굉장히 잘 살려내어 놀라웠다.관객층 또한 20대부터 중장년층까지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넓은 스펙트럼을 갖출 만하다. 한국적 색채가 진한 좋은 창작..

2013/brief comment 2013.02.21

One Day

이 영화를 보며 왜 이리 여러번 눈물이 나는 건지...... 이 영화, 너무 얕잡아 봤다......개봉했을 때엔 그냥 그렇고그런 로맨스 영화로 생각해서 제쳐 두었다가의외로 거의 두 달 가까이 되어가는데도 예술영화관에서 꾸준히 그 생명을 이어가고 있는 게 의아하여상영 스크린을 어렵게 찾아내어 본 것이었는데... 음... 이 영화, 결이 다르다.그리고 두 배우는 그 다른 결을 잘 만들어냈다. 20년이라... 음...... 나이가 들면 나보다 어린 사람들에게조금은 더 정확한 판단 또는 유용한 조언을 할 수 있게 된다.꼭 직접경험치가 아니더라도 그게 가능한 건 그래도 허투루 나이를 먹은 건 아니라는 다행스런 증거인지도 모른다.나의 그리고 다른 누군가의 어떠한 말들, 어떠한 행동들...젊었을 때에는 그것이 무슨 ..

2013/brief comment 2013.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