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brief comment 26

The Phantom of the Opera at the Royal Albert Hall

2004년에 개봉된 영화 '오페라의 유령'이 뮤지컬 작품을 영화화하여 제작한 것이었다면 이번에 개봉된 영화 '오페라의 유령 25주년 특별공연'은 뮤지컬 공연의 실황 중계를 스크린화한 것이다. 영국 웨스트 엔드 최다 공연, 미국 브로드웨이 최장기 공연의 기록을 수립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뮤지컬의 신화 '오페라의 유령'이 초연 이래 올해 25주년을 맞이하였다. 지난 10월 영국 최고의 클래식 공연장이라 하는, 5천여석의 대규모 극장인 로열 앨버트홀에서 '오페라의 유령 25주년 특별공연'이 열렸고 이 공연의 실황이 미국, 유럽, 호주, 일본 등지에 생중계되기도 하였다. 역사적인 이 공연의 실황이 영화로 제작되어 드디어 우리나라 관객들에게도 소개된 것이다.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는 공연이기도 하거니와 이 공연의 ..

2011/brief comment 2011.12.20

EVITA

뮤지컬 '에비타'는 The Phantom of the Opera, Jesus Christ Superstar에 버금가는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아름다운 음악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때론 가슴이 쿵쾅거리기도 하고 소름이 돋으며 전율이 이기도 하고 머리가 시리기도 하다... 음악의 선율 자체도 감동이지만 작품에 쓰이는 구조를 알게 되면 더욱 감탄하게 된다. 같은 멜로디라인의 리프라이즈 역시 작품의 핵심을 찌르는 등 매우 철저히 계산된 음악적 구조를 띠고 있으며 이처럼 잘 짜여진 음악이 송스루 형식으로 드라마를 전개시킨다. 이번 공연은 국내 정식 라이선스 초연 이후 5년만의 재공연으로, 단순히 배우들만 바뀐 재공연 무대가 아닌 연출, 구성, 가사, 안무, 무대, 조명, 의상 등 ..

2011/brief comment 2011.12.13

Next to Normal

올해 보고 싶었던 작품 중 하나였는데 기대가 너무 컸나... 세트 디자인과 조명 디자인만 맘에 들었던(근데 이것만 외국 디자인이네...)... 작품의 정서가 의외로 그닥 와 닿지 않고... 음악은 풍성하고 좋긴 한데 그리 확 꽂히진 않고... 배우들은 크게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이가 없고... 역시... '기대'는 그것이 가진 그대로를 보지 못하게 한다. 그것이 작품이든 사람이든... 심지어는 실망을 하지 않기 위해 기대를 하지 말아야 한다... 어찌 생각하면 슬프고 재미없는 일이다...

2011/brief comment 2011.12.07

막돼먹은 영애씨 on stage

케이블TV 장수 드라마 프로그램인 '막돼먹은 영애씨'는 본방사수해가며 열심히 봐 온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가끔 보면서 참 괜찮은 프로그램이라 생각해 왔던 드라마... 재벌이 나오지 않는, 거의 유일하다 싶을 한국 드라마라는 점도... '막돼먹은 영애씨'가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사무실 공간으로 그 무대 및 등장인물을 압축시켜 'Office Musical'을 표방하였다. 실제 이 작품은 직장인들이 보면 많은 공감을 할 만한 공연이다. 오프닝 공연날 객석의 반응에서 이를 더욱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후반부의 밀도가 전반부 대비 느슨해짐이 좀 아쉽기 하지만 공감대 진한 대사들과 배우들의 호연이 관극의 만족도를 높여준다. 직장인들의 문화 회식 공연으로 강추!

2011/brief comment 2011.11.22

Hamlet

체코 뮤지컬 'Hamlet'_ 벌써 네 번째 올리는 무대인데 이 공연 이상하게 별로 맘이 동하지 않아 skip했다가 이제서야 처음 챙겨보다... 이번 공연은 이전 공연들과 달리 제작사가 바뀌면서 '몬테 크리스토' 한국공연을 연출했던(그리고 내년 기대작 중의 하나인 '엘리자벳'을 연출하게 될), 뮤지컬 'Hamlet'의 미국 버전 공연의 연출인 로버트 요한슨을 비롯해 새로운 크리에이티브팀 하에 Reproduction된 무대를 선보였다. Good . 회전무대의 효과적인 활용을 통한 공간 구성과 입체감있는 연출 및 속도감을 높인 전개 . 다양한 장르를 담아낸, 그리고 그 멜로디들이 (중독성은 없지만) 꽤 좋은 뮤지컬 넘버 . 꿈과 회상 씬을 매우 인상적으로 표현한, 영상과 애니메이션의 결합 기법 (rotosc..

2011/brief comment 2011.11.11

Zorro

이처럼 매력적인 소재에 이처럼 매력적인 배우들을 이처럼 매력적이지 않게 만들 수 있다니... 전작들과 달리 좀더 유쾌하고 자유로워진 조승우를 볼 수 있다는 거... 그러나 조승우의 존재감 또한 작품이 안 받쳐주면 어쩔 수 없구나라는 걸 느끼게 된... 2시간40분짜리 영국 원버전이 한국에서 무려 3시간20분으로 변모한... 플라멩코 음악과 춤에도 불구하고 공연 내내 너무 지루했던... 미안하지만 날 사로잡지도, 날 매혹시키지도 못했어요...

2011/brief comment 2011.11.07

RED

"삶에서 두려운 게 딱 하나 있거든... 그건 언젠가 블랙이 레드를 삼켜버릴 거라는 거야." 연극 'RED'는 러시아계 미국인 추상표현주의 화가 마크 로스코가 1958~1959년 뉴욕 씨그램빌딩 꼭대기의 최고급 레스토랑 포시즌의 벽화를 의뢰받고 여러 점의 연작을 완성했다가 돌연 계약을 파기했던 실제 사건을 다루고 있다. '로스코'와 가상의 인물로 설정한 그의 조수 '켄'의, 예술세계에 대한 팽팽한 긴장의 문답법으로 그 사건의 이유를 풀어나가는 2인극이다. 극중에서 로스코는 말한다. 자식은 아버지를 몰아내야 한다고. 존경하지만 살해해야 한다고... 이 작품은 기존의 것은 새로운 것에 정복당한다는 이러한 살부의식을 예술사조 그리고 세대간의 갈등에 매우 잘 드러내어 표출하고 있다. 과거의 메인 스트림이었던 큐..

2011/brief comment 2011.11.04

Street Life

'Street Life'는 DJ DOC의 음악으로 이루어진 주크박스 뮤지컬로, 세 명의 비주류 청춘들의 음악을 향한 꿈과 열정 그리고 사랑을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공연을 보면서 든 첫 번째 생각은, 내가 의외로 DJ DOC의 노래들을 많이 모르고 있었다는 것... '광화문 연가'의 경우는 거의 100% 아는 노래들이었는데 이 공연은 전체 20여 곡들 중 절반 정도는 처음 들어보는 노래였던... 무엇보다 이 작품은 기존의 유명 음악을 뮤지컬화했을 때의 주요 억지스러운 한계점들이 잘 극복되어 있다는 데에 큰 점수를 주고 싶다. DJ DOC의 음악과 작품의 스토리 및 캐릭터의 구성력이 꽤 우수하다. 이란영 안무가의 조안무였던 정도영의 안무도 인상적이며, 무대 운영 및 조명, 그리고 편곡도 좋았다. 실력파 신..

2011/brief comment 2011.10.19

CATS grand opening

오랜만에 무대 위의 고양이들을 보니 가슴이 뭉클~ 역시 Timeless Masterpiece! 사실 2003년 CATS 빅탑씨어터 공연을 할 때부터 우리나라 배우들의 한국 공연으로 절대 올릴 수 없을 작품으로 생각해 온 것이 바로 이 'CATS'였다. 이 공연의 춤을 완벽히 해낼 수 있을 우리 배우들이 있을까? 라는 질문에, 어렸을 때부터 발레를 기본으로 배워 온 외국의 뮤지컬 배우들과 달리 우리나라 뮤지컬 배우들의 경우 발레 실력을 갖춘 이들이 별로 없는 현실과 그 고난이도의 안무를 소화할 수 있는 앙상블의 가능성 등을 생각하면 그 대답은 부정적일 수밖에 없었다. (아주 오래 전에 한국에서 공연되었던 非라이선스 공연은 판단 대상이 아니다. CATS의 originality가 거의 없는, 그냥 당시 상황에..

2011/brief comment 2011.09.19

The first post in tistory_ The day he arrives

이 영화_ 한글 제목 '북촌방향'은 공간적 성격을, 영문 제목 'The day he arrives'는 시간적 성격을 띠고 있다. 홍상수 영화의 테마 '차이와 반복'이 이 영화 역시 시간과 공간을 대상으로 변주된다. 이 영화는 북촌길, 多情이라는 이름의 한정식집, 소설이라는 이름의 술집 이 세 공간들을 맴돈다. 계속 이어지는 다음날인지 한참이 지난 이후인지 혹은 그 이전인지 모를 몇 날에 걸쳐 이 영화 속의 인물들은 가는 곳만 간다. 생각해 보면 예전에는 정말 가는 곳만 갔었다. 연애할 때에도 카페와 식당, 술집 모두 한두 군데만을 몇 년동안 다녔고 대학 서클, 학생회 모두 각각 늘 가던 술집들만 주구장창 갔었다. 그러니까 옛날에는 '장소'에 대한 정말이지 특별한 추억이 있었다. 지금은 그 단골집들 중 남..

2011/brief comment 2011.09.09

Guys & Dolls

그러구보니 개막한 지 한 달이 다 되어가는데 깜빡~~ 아마 90년대 후반 즈음에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을 본 기억은 있다. 그런데 특별한 기억이 거의 없다. 심지어는 어떤 캐스팅의 공연을 보았는지조차 기억이 안 난다. 연예인이 있었던 것 같은데 안재욱이었던가 아니던가... 어느 공연장에서 보았었는지도 역시 기억이 없는... 그만큼 이 작품은 내가 거의 無Impact로 남아 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첫 뮤지컬로, 어떤 사람들에게는 재미있지만 올드한 뮤지컬로, 나 같은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기억조차 나지 않는 그저그러한 뮤지컬로 그만큼 많은 이들에게 다양하게 아로새겨져있는 고전 명작 '아가씨와 건달들'이 새롭게 태어났다! 이지나 연출, 이지혜 가사, 김문정 음악감독의 최강 스태프진에 역시 최..

2011/brief comment 2011.08.24

Moby Dick

액터-뮤지션 뮤지컬은 배우가 노래, 춤, 연기 뿐만 아니라 음악까지 연주하는 것으로, 연주가 단순히 소재가 아닌 극의 표현방식으로 펼쳐지는 형식의 뮤지컬이다. 2000년대 중반 존 도일이 '컴퍼니', '스위티 토드'를 액터-뮤지션 형식으로 연출하여 토니상 수상 등 호평을 받았다. 예전에 뉴욕에서 그 '스위티 토드'의 액터-뮤지션 공연을 직접 본 적이 있었다. 굉장히 Unique한 경험이었던 기억이 난다. 오랫동안 함께 일을 해 왔던, 제작감독이자 뮤지컬 평론가로 활동해 온 조용신 감독의 첫 작품 '모비딕'은 아마 우리나라에서 액터-뮤지션 형식의 첫 뮤지컬일 듯... 조용신 감독은 이 작품에서 대본과 작사 그리고 연출을 맡았다. 본인이 '독립 뮤지컬'이라 일컬었듯 대규모 외부 자본 투자 없이 인큐베이팅 파..

2011/brief comment 2011.07.29

3월의 눈

한국 연극계 최고령 현역배우인 장민호 백성희 선생님 두 분의 이름을 기리는 국립극단의 새로운 소극장 '백성희장민호극장'의 개관작으로 펼쳐진 역시 이 두 분께 헌정하는 신작 연극 '3월의 눈'_ 3월 초연의 호평을 접했을 때엔 이미 공연이 끝나있었던... 5월 앵콜공연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예매하고 기다린... 그런데 백성희 선생님이 연습기간 중 가벼운 뇌졸중이 일어나 치료차 이번 앵콜 공연에는 무대에 못 오르게 되었다는 뒤늦은 안타까운 소식... 두 전설을 한 무대에서 볼 수 있는 그 쉽지 않은 기회가 차감된 듯한... 그러나 물론 두 분을 모두 뵈었으면 너무 좋았겠지만 '이순'역의 더블 캐스트 배우분도 워낙 쟁쟁하신 베테랑이신지라 공연 자체를 느끼고 감상하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연극 '3월..

2011/brief comment 2011.05.16

Yakiniku Dragon

3년전 호평을 기억하며 재공연 소식을 듣자마자 한 달 전부터 예매하고 기다렸던 연극... 하필 일본 재해 대난 분위기에서 재일교포 스토리를 다룬 한일 공동제작 공연을 보게 된... 대본, 연출, 연기, 무대 모두 너무 훌륭했던... 그리고 공연 보면서 무척 많이 울었던 작품... 사실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너무 정신없는 와중에 공연을 보고, 또 공연 후에도 지금까지 계속 정신없는 관계로 시간이 너무 지나버린 이제는, 쓰고 싶었던 말이 흩어져 버렸다...... 그래서 아쉽지만 그냥 이 한줄 리뷰로 대체한다... ★★★★★ 머리가 뜨거워지는, 가슴이 뜨거워지는 흔치 않은 작품! ※열흘째 sudden & urgent & abnormal project 때문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중... (공교롭게도, 일..

2011/brief comment 2011.03.21

Late Autumn

이 영화 얘기는 사실 몇 년전에 서클 선배에게서 들었다. 태용이 오빠가 '만추'라는 영화 준비 중이라는... 그옛날 원작은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기차 안에서 이루어지는데 지금은 서울-부산이라는 거리가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너무 짧아서 미국으로 그 배경을 바꿀 거라는... 단순히 지인이라서가 아니라 태용이 오빠의 영화에 대한 선호, 믿음, 기대가 있었기에 사실 차기작 얘기를 들은 순간부터 그 영화가 기다려졌다. 그리고 이어지는 탕웨이, 현빈 캐스팅 소식에 기대감은 더해졌다. 탕웨이라니... 부산영화제에서의 호평 소식에 극장 개봉 시기를 기다렸건만, 작년 가을에 개봉했어야 마땅한 영화가 작품성 대비 대중성이 약하다는 배급사의 판단 때문에 개봉시기가 계속 늦춰졌고, 때마침 '시크릿 가든' 드라마 흥행 및..

2011/brief comment 2011.03.07

Kiss of the Spider Woman

"이리나의 촉촉이 젖은 두 눈은 슬픔과 기쁨을 동시에 보여주는 이상한 빛을 띠고 있었어. 사랑을 이룰 수 없어 슬프지만 사랑을 느끼게 해 준 그에게 고맙다고 말하는 것만 같아. 그녀는 사그라드는 촛불처럼 조용히 눈을 감아..." - 몰리나의 표범 여인 이야기 中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를 보기 전 집에 묵혀두었던 동명의 영화 비디오테이프가 떠올라 영화를 먼저 보고 공연을 볼까 하다가 그냥 늘 그렇듯 사전정보 없이 스테레오타입 없이 백지 상태에서 공연을 먼저 보기로 했다. 그리고 공연을 보고난 며칠 뒤 그 오래된 영화 비디오를 보았다. 두 장르를 통해 '거미여인의 키스'를 접한 후의 생각은 공연 먼저 보기를 잘했다는 재확인, 그리고 이번 공연이 영화보다 여러 모로 훨씬 낫다는 느낌... 이 작품은 (어느 ..

2011/brief comment 2011.03.02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오른편의 그림은 책의 표지인 벨라스케스의 '시녀들'_ 벨라스케스의 그림에서 영감을 받아 모리스 라벨은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라는 음악을 만들었고, 그리고 작가 박민규는 그림 중앙의 공주가 아닌 귀퉁이의 난장이 시녀를 모티브로 한 듯한 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썼다. 매우 못생긴 여자와, 그리고 그녀를 사랑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 아마도 못생긴 여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정말 흔치 않은 소설이지 않을까... '평균을 올리는 것은 누구인가. 그로 인해 힘들어지는 것은 누구이며 그로 인해 이익을 보는 것은 누구인가... 자본주의의 바퀴는 부끄러움이고 자본주의의 동력은 부러움이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극소수가 절대다수를 지배하는 시스템에 대해 비판하고 또한, 부끄러워하고 부러워하는 절대..

2011/brief comment 2011.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