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60

My Year in Review 2023

올해의 연말 결산_ 공연 1월 연극 '갈매기', 뮤지컬 '물랑루즈', 뮤지컬 '이프/덴', 뮤지컬 '캣츠'(내한) 2월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 in NY : 연극 '해리포터와 저주받은 아이', 뮤지컬 'MJ', 뮤지컬 '해밀턴', 뮤지컬'북 오브 몰몬', 뮤지컬 '배드 신데렐라', 뮤지컬 '하데스타운' 3월 뮤지컬 '식스'(내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부산) 4월 연극 '파우스트' 5월 무용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 컴퍼니' (내한) 6월 클래식 '빈-베를린 챔버 오케스트라' (내한) 7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서울) 8월 뮤지컬 '멤피스' 9월 클래식 '서울시향_만프레트 호네크의 차이콥스키 비창' 10월 연극 '쇼맨', 뮤지컬 '레미제라블' 12월 뮤지컬 '컴 프롬 어웨이', 뮤지컬 '오페..

2023/monologue 2023.12.31

Il Tenore

★★★☆ # 한국 오페라의 선구자로 일컬어지는 테너 이인선에 대한 영감을 바탕으로, 일제강점기 1930년대에 조선 최초의 오페라 테너를 꿈꾸는 청년과 특별한 공연을 준비하는 독립운동가 남녀 두 인물의 이야기가 탄생했다. 대극장 규모의 창작 초연으로서의 만듦새가 상당히 괜찮았다. 뮤지컬 극본으로서의 플롯을 잘 구현해낸 구성력은 모범적이었고, '번지점프를 하다', '어쩌면 해피엔딩'으로 신뢰를 쌓아온 윌 애런슨의 뮤지컬 넘버들도 유려했다. 남녀 주인공 박은태, 박지연은 캐릭터와의 어울림이 뛰어났고, 우리와는 아주 오래전 'I Love You'로 인연을 맺었던 그리고 꽤 오랜만의 무대 복귀인 전재홍 배우도 반가웠다. 재연을 거쳐가며 잘 다듬어가면 좋은 작품이 될 듯!

2023/brief comment 2023.12.28

종일 마음 한구석 허망...

[영화] 2008 사과 2009 파주 2010 옥희의 영화 2012 화차 2012 내 아내의 모든 것 2013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2014 끝까지 간다 2019 악질경찰 2019 기생충 2022 킹메이커 2023 잠 [드라마] 2007 하얀 거탑 2007 커피프린스 1호점 2008 달콤한 나의 도시 2010 파스타 2012 골든타임 2013-14 미스코리아 2016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 2018 나의 아저씨 2019-20 검사내전 그의 영화 11편과 그의 드라마 9편을 보았다. 최근 그를 향해 사람들이 어떤 돌을 던지든 나는 그의 활동에 적신호가 켜진 게 아까웠었고 이제는 그의 연기를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는 게 안타깝다. 좋은 배우였다, 꽤 괜찮은 배우였다, 팬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그의 작품..

2023/monologue 2023.12.28

Maestro Bernstein

★★★ # Lenard Berstein은 20세기 미국 음악계의 상징적인 인물 중 하나다. 유럽의 카라얀에 비견되는 미국의 대표적인 지휘자로서 라이벌 구도도 형성되었고 (독재자 스타일의 카라얀에 비해 소통하는 리더십으로 대조되기도...) 청소년음악회 TV 프로그램으로 클래식 저변화에도 기여했고 여전히 사랑받는 고전 'West Side Story' 뮤지컬 명작을 남기기도 했고 매카시즘 광풍에 휘말리기도 했고 당시엔 잘 알려져 있지 않던 말러의 교향곡 전곡을 녹음해 말러 붐을 일으키기도 했고... # 일단 이 영화의 트레일러를 통해 본 뛰어난 분장으로 인한 브래들리 쿠퍼의 번스타인 싱크로율이 엄청난 데다 또 워낙 연기 잘 하는 배우니까... 그래서 기대를 갖고 (넷플릭스로 볼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2023/brief comment 2023.12.26

Napoleon

★★★☆ # 오래 전에 공개된 이 영화의 예고편을 보고 약간 설레었었다. '아니, 호아킨 피닉스가 나폴레옹이라니! 그것도 리들리 스콧이 만든!' 그래서 마구 기대를 하고 영화를 봤는데...... 음... 한마디로 엣지가 없는 나폴레옹이었다. 영웅 나폴레옹도 아니고 그렇다고 인간 나폴레옹도 아니고... 비주얼리스트답게 전쟁 씬들 공들인 것도 알겠고 조제핀에의 의존도를 통해 나약함과 결핍을 부각시킨 그닥 마땅치는 않지만 그 속뜻도 알겠고 엔딩 자막으로 나폴레옹 전투의 전사자 수를 나열한 의도도 알겠는데, So What?! 이 영화를 밀고나가는 맥이 약하다. 이 영화만을 특별하게 만드는 그 무엇이 없다.

2023/brief comment 2023.12.18

Monster

★★★★☆ # 이 영화는 세 개의 다른 관점으로 이루어지는 3부의 구성을 띠고 있는데 그 때마다 괴물은 달라지고 관객들은 혼란스러워하다가 결국 깨닫게 된다. 세 번째 파트가 열리면서 '아, 이 작품 역시 칸 극본상 받을 만하구나!' 생각했다. 완벽한 正-反-合이었다. 단순히 正과 反이 뭉쳐지는 合이 아니라 正과 反의 모순이 해결되고 완전히 새로운 것이 열리는 진리의 合, 변증법적 正-反-合이 구현되어 있었다. # 독창적이고 정교하게 짜여진 그 구조에 따라 그야말로 깊은 내면 체험을 하게 된다. 세 번째 파트에서 앞선 장면들의 진실을 하나씩 깨닫는 순간, '내가 괴물이구나' 하는 자각을 갖게 한다. 함부로 속단하고 오해하는 내가 바로... # 사카모토 류이치의 음악과 함께 엔딩씬이 눈앞에서 사라지자 형용할..

2023/brief comment 2023.12.18

12.12: The Day

★★★★ # 이 영화에 대해 처음 얘기를 들었을 때엔 두 가지 이유로 안 보려고 했었다. 첫번째는, 전두환이라는 존재가 주요 인물로 나오는 영화를 굳이 보고 싶지 않아서. 두번째는, 대부분 보면 타이틀롤 격인 악역에게는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서사를 부여하고 연민도 불러일으키는데 다른 사람도 아닌 황정민이 전두환을 맡았다니... 그의 뛰어난 연기력로 너무 그 인물이 설득력이 있을까봐 조금이라도 그렇게 미화되는 상황을 결코 목격하고 싶지 않아서. 그런데 먼저 본 친구들이 그럴 염려는 전혀 없다고 안심시켜 주었고 영화 완성도에 대한 호평도 높아서 그럼, 볼까... 하고 예매했다가 12월에 외출 얻어 하루를 같이 보내기로 한 그루가 자기도 그 영화 보고 싶다고 하길래 기존 예매분을 취소하고 벌써 700만 가까이..

2023/brief comment 2023.12.12

Come From Away

★★★☆ # 2001년 9·11 테러 당시 미국으로 향하던 38대의 비행기가 미국 영공 폐쇄로 인해 목적지로 향하지 못하고 불시착했던 캐나다 갠더에서 일어난 실화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길게는 28시간을 폐쇄된 비행기 속에 고립된 후 영문도 모른 채 목적지가 아닌 낯선 곳에 발을 딛게 된 승객들과 불안에 떨고 있는 승객들을 맞이해야 하는 주민들이 함께한 5일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러니까 이 작품은 9·11보다는 9·12에 대한 스토리다. # 지금과 같은 혐오와 차별의 시대에 20여년 전 갠더 사람들의 인류애와 유대와 포용의 정신은 비현실적이고 판타지같기도 하다. 그래서 더욱 이 작품의 미덕이기도 하다. # Non-Replica로 제작된 이 공연은 의자를 활용한 공간 연출 컨셉트는 오리지널 프로덕션과..

2023/brief comment 2023.12.06

ITA Live_ Medea|NT Live_ Othello / The Seagull

인간 내면의 분노와 절망을 무참히 드러낸, 날 것의 걸작. 고대 그리스 시인 에우리피데스의 비극을 새롭게 그려낸 는 2014년 초연 직후 세계 무대에서 가장 뜨거운 연극으로 손꼽히는 사이먼 스톤의 대표작이다. 정교한 각색, 인정사정없는 연출력, 날 것 그대로의 연기로 눈을 뗄 수 없는 작품은 평단으로부터 "현대 연극의 중대한 이정표"라는 찬사를 받았다. 사이먼 스톤은 그리스 비극의 주인공이 오늘날에는 어떤 모습일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현시대로 신화 속 메디아를 소환한다. 1955년 미국, 불을 질러 아이들을 살해한 여의사 데보라 그린의 실화를 엮어 단순히 질투에 눈 먼 여성의 비극이 아닌, 사회적 지위와 정체성을 잃은 아나의 처절한 목소리가 마음 속 깊은 곳을 뒤흔든다. ★★★☆ # '메데이아'는 ..

2023/brief comment 2023.11.23

Killers of the Flower Moon | The Boy and The Heron

★★★☆ # 두 감독의 나이가 이제 80대에 접어든... 마틴 스코세이지가 42년생, 미야자키 하야오는 41년생. 마틴 스코세이지는 나이가 무색하리만큼 왕성하게 의미있는 작품들을 계속 만들어왔고, 미야자키 하야오는 10년만에 은퇴선언을 번복하고 이 영화를 만들었다. (이젠 은퇴를 언급하지 않을 거라는 후문이다. 계속해서 작품 구상 중이라고...) 두 사람 모두 각각 미국영화, 일본애니메이션을 넘어 전세계 영화 역사상 위대한 감독으로 꼽히는 인물들이다. 80대 노장 이 두 사람은 아직도 하고 싶은, 전해야 할 말이 넘친다. # 그래서 적지 않게 기대했는데 솔직히 기대만큼의 역작은 아니었다, 내겐... 물론 잘 만든, 그리고 꽤 많이 의미있는 작품이다. 두 작품 모두, 이렇게 세상에 내놓아 주어 고마운 생각..

2023/brief comment 2023.11.06

일단락하고나니

너무 바쁘고 정신이 없었다. 지난달보다 이번달이 더 바쁘고 그다음달이 또 더 바쁘고의 연속이었다. 회사 일도 그러한데, 어찌하다보니 성당 음악제까지 맡게 되어 더욱 여유가 없었다. (이전 업계에서 일했던 20년 넘게 오래 묵은 달란트를 꺼내어 그래도 소용이 되어 다행...) 게다가 이상하게 무기력해지고 우울하기까지 했다. 그저께까지 해서 일단은 마구 휘몰아치던 여러 가지 일들이 마무리되었고, 잠깐 하루이틀 숨 돌릴 틈이 생겼다. 어제 월차내고 하루종일 잤더니 그나마 컨디션이 좀 회복된다. (주 4일 근무하고 싶다!) 오늘 회사에 출근해서, 퇴근길에 읽는 e-book 소설을 지난주에 다 읽은 게 생각나 새로 주문하려고 알라딘 사이트에 들어가보니 이벤트 MD가 2024년 달력이다. 2024년? 벌써?? 아,..

2023/monologue 2023.11.01

한낮의 광안리

이번 1박2일 부산 출장에선 늘 가던 단골 코스인 동백섬 산책길을 가지 않고 광안리를 잠깐 들렀다. 지난번 부산 여행 때엔 저녁에 이곳을 찾았던지라 한낮의 모습도 궁금했고 공연장 가기 전의 잠깐 틈새에 해운대까지 갔다오기엔 시간도 애매해서 겸사겸사... 서울의 9월 날씨 같았던, 햇볕이 무척 좋았던 이날 오후~ 광안리 방향으로 걷다 보니 요즘 부산의 핫플레이스 중 하나라는 밀락더마켓에 도착. 휘리릭 한번 돌아보기로~ 약 1시간 남짓이나마 머리 식힐 수 있었던, 좋은 소풍이었다!

2023/photo essay 2023.10.13

Cobweb

★★★☆ # 송강호라는, 중심을 단단하게 잡는 배우가 있어 배우 앙상블이 더욱 빛나고 이 작품 자체에 힘이 생겼던 영화. # '그래도 영화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김지운 감독의 절실한 바람이 읽히는 영화. # 이런저런 이유로 영화가, 극장이 위기를 맞고 있다. 영화관람료가 비싸지고 OTT에 좋은 콘텐츠들이 몰리고 사람들을 만족시키는 영화들이 줄어들고... 여러 항의와 불만섞인 이유들을 대며 사람들이 갈수록 극장을 찾지 않고 있다. 그런데, 나는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 한다는 주의다. 좋은 영화는 꼭 극장에서 봐야 한다. 사람들은 블록버스터류는 극장에서 봐야지 라고 하지만, 드라마 위주의 영화도 마찬가지다. 모든 종류의 좋은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 한다. 컴퓨터 모니터나 TV를 통해서 보면 그 작품이 가진 온전..

2023/brief comment 2023.10.10

Showman

★★★★ # 한정석 작가-이선영 작곡가 콤비의 작품이라면 무조건 봐야지 마음먹었었는데 이 작품의 작년 초연을 어찌하다 보니 놓쳤다. 재연 소식에 반가워하며 기꺼이 클릭~ 역시나 좋았다! 마니아들의 선호에 맞춰 시류를 따라가며 비슷비슷하게 생산되곤 하는 다른 창작 뮤지컬과 달리 이 작가의 극본은 소재와 접근의 깊이가 남다른데, 이 작품 또한 그러했다. 드라마에 힘을 실어주는 뮤지컬 넘버들도 뛰어났고, 네불라의 자기고백같은 트럼펫 솔로로 시작되어 수아의 성장과 함께 바이올린 솔로로 마무리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2층 창고형 스튜디오 기본 무대에 마트 카트가 유원지 회전목마가 되고 법정 테이블이 뒤집어지면 감옥이 되는 등 대도구의 다양한 아날로그식 변주와 조명으로 공간을 만들어 나간 것도 이 작품의 '결'과 ..

2023/brief comment 2023.10.05

Afire

★★★★ # 오랜 시간이 흘러도 잊히지 않을 듯한 영화다! 특히 남녀 주인공의 캐릭터는 굉장히 독특하고 매력적인. # 오만함과 열등감을 동시에 갖고 있던 레온은 비로소 주변과 관계를 살필 수 있는 눈을 갖게 되었으니 이제 좋은 작가가 되었을까? # '질투는 나의 힘'이라는 표현을 만든 기형도 시인은 참 대단하다. 그러구보니 왠지 레온이 더 나이가 들어 이 시를 썼다고 하면 꽤 그럼직하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레온과 잘 어울리는 시다.

2023/brief comment 2023.10.04

Sleep

★★★★ # 러닝타임 내내 텐션이 대단했던 영화. 꽤 많이 무서웠다^^ 그런데 정말 유니크한 공포였다. 층간소음의 문제 등 현실적 소재뿐만 아니라 소중한 것을 잃을까봐 겪게 되는 노이로제 등 여러 결이 보였다. 그리고 장편영화 첫 입봉작이라고 하던데 차기작 또한 기대되는 뛰어난 연출력이었다. 무엇보다도 정유미, 이선균 두 사람의 연기가 이 영화를 꽉 채웠고 특히 배우 정유미의 재발견이었다!

2023/brief comment 2023.10.04

서울시향 연주회

이번 연주 프로그램이 맘에 든다는 낭군님의 추천, 그리고 평소 좋아하던 성악가인 임선혜의 소리도 직접 듣고 싶은 마음에 예매한 공연~ 이번 공연의 지휘를 맡은 만프레트 호네크가 편곡에 참여했다고 하는 드보르작의 '루살카 판타지'는 귀에 익숙한 오페라 아리아 'Song to the Moon' 선율 등 전반적으로 매우 아름다웠던 곡이었다. 나치수용소에 구금되었던(다행히 나중에 생존한) 폴란드 소녀가 벽에 남긴 기도를 가사로 사용했다는 '슬픔의 노래'는 절망보다는 위로의 노래였다. 그리고 슈트라우스의 성악곡 '내일'이 뒤이어 공연되니 슬픔을 딛고 희망으로 나아가는 듯한 레퍼토리 구성의 효과까지 있었다. 모차르트의 '환호하라, 기뻐하라'는 소프라노의 화려한 기교가 돋보였다. 마지막 연주곡인 '비창'은 이 곡의 ..

2023/brief comment 2023.09.16

Exhibition_ London National Gallery

이 전시 좋다는 얘기를 뒤늦게 들어서 거의 끝나가는 막바지에 챙겨 봤는데 가길 잘했다는 생각~ 예상했던 것보다 더 좋았다. 작품이 총 52점 왔다고 해서 금방 보겠거니 싶어 오후 늦은 시간에 예약을 했는데 문 닫기 직전까지 2시간반 동안 봤다. 1부 르네상스, 사람 곁으로 온 신 2부 분열된 교회, 서로 다른 길 3부 새로운 시대, 나에 대한 관심 4부 인상주의, 빛나는 순간 이렇게 총 네 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15~16세기 르네상스 미술에서부터 17세기 종교개혁 시대의 바로크 미술, 18세기 그랜드투어 유행 시대의 풍경화와 초상화, 19세기 인상주의 회화까지 각각의 미술사 해설과 함께 작품들이 소개되어 있었고 중간중간 적절한 시청각 자료도 그림의 이해에 도움이 되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인상적이었던 작..

2023/brief comment 2023.09.16

Oppenheimer

★★★★☆ # 이 영화는 아니다 ② 이 영화는 원자폭탄 터뜨리는 이야기가 아니다. 프로메테우스가 벌받는 내용의 영화다. # 사전에 약간 공부를 하고 보면 더 좋다는 말에 오펜하이머 평전 'American Prometheus'를 이동진 평론가가 요약한 유튜브 영상을 먼저 보면서 책 제목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정말 이 영화가 프로메테우스의 이야기일 줄이야... 영화는 이 자막과 함께 시작한다. 프로메테우스는 신들의 불을 훔쳤다. 그리고 그것을 인간에게 주었다. 이로 인해 그는 바위에 쇠사슬로 묶인 채 영원히 고문을 받아야 했다. 독재자의 전쟁을 막기 위한 의도였으나 전례없는 막강한 무기를 인류에게 선물하게 된, 그리고 자신을 향한 악의 가득한 고문을 마치 자신이 대가를 치러야 할 벌이라 여기는 ..

2023/brief comment 2023.08.21

Concrete Utopia

★★★★ # 이 영화는 아니다 ① 이 영화는 재난영화가 아니다. 지극히 '한국형' 디스토피아를 다룬 사회 드라마 영화다. # 이 영화에는 한국사회의 욕망과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고 더불어, 극한에 처한 다양한 인간 군상 속에 사회와 인간성의 본질까지 생각하게 하는 장치들이 가득하다. 인근 고급 아파트들로부터 평소 배척을 받아왔던 황궁아파트의 살아남은 자들이 '아파트는 주민의 것'이라면서 그들만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나가는 모습은 처음엔 언뜻 민주적이고 평등해 보였으나 우리 외의 다른 사람을 철저히 배제하는 배타성을 지니게 되면서 선택받은 주민들이라는 일종의 선민의식이 집단적 광기로 변하고 이타와 이기의 딜레마가 끝없이 펼쳐진다. # 배우 이병헌을 일컬어 작품마다 완전히 다른 얼굴을 갈아 끼우는 듯하..

2023/brief comment 2023.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