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현대미술관을 갈 때마다
여긴 꼭 가을 단풍 때 다시 와야지 했는데
이번 가을, 단풍이 지기 전
드디어 이곳을 다시 찾았다.
아침 일찍 도착해 이건희컬렉션 전시 현장티켓 예약하고
1시간 정도 시간이 남아
미술관 윗층의 원형정원과 옥상정원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이번엔 오후까지 여유있게 있을 예정으로 온 거라
예전에는 그냥 지나치면서 잠깐 보고 말았던
미술관 바깥에 설치된 야외 조각작품들도 하나씩 찬찬히 보았다.
이제 관람예약시간이 되어, 다시 미술관 안으로~
이번 전시의 테마는
파리에서 각각 스승과 제자, 선후배, 동료로 만나 예술적 영향을 받은
피카소, 모네, 샤갈, 달리, 피사로, 고갱, 르누아르, 미로
그들의 회화 7점과 피카소의 도자기 작품이 90여점 전시되어 있었는데
피카소의 도자기 작품들이 예상외로 재미있고 좋았다.
여인, 얼굴, 황소, 염소, 부엉이, 올빼미, 투우 등을 소재로 한 연작이 많았는데
피카소는 좋아하는 것도 참 많구나...^^
피카소를 제외한 다른 작가들의 회화 작품과
그 소재와 유사한 테마의 피카소 도자기 작품들을 연결지어 배치한
전시의 구성도 인상적이었다.
5개월전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에 이어 다시 만난,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그때는 이 작품만을 위한 단독 공간에 다소 어두운 환경이었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그에 비해 환하고 오픈된 상태에서 관람했는데
보는 각도에 따라 달랐던 이 작품은 환경이 바뀌니 느낌이 또 다른...
다시 봐도 역시 좋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좋았던 건, 호안 미로의 회화_
일단 너무 예쁜 블루 컬러가 마음을 확 이끌고
한참 보고 있노라면 영혼이 맑아지는 느낌...
그림을 보고 있는 순간만은 마치 다른 세계에 둥 떠 있는 듯한...
점심을 먹고 드디어 백남준의 '다다익선'을 만났다.
개천절을 의미하는 1003대의 모니터를
탑처럼 쌓아올린 1988년 비디오아트 작품으로
2018년에 노후화 때문에 가동 중지되었다가
복원작업을 거쳐 지난 9월에 다시 재개되었는데
목~일 오후 2시간동안만 가동하는지라
일부러 이를 보기 위해 평일 중 금요일에 왔다.
그동안 불이 꺼진 '다다익선'만 보다가
제대로 살아있는 '다다익선'을 직접 눈으로 보니
상당히 어마어마했고 또 놀라웠다.
영상의 움직임도 전체적으로 굉장히 리드미컬했다.
뮤지엄샵 옆에 위치해 있는 어린이미술관 앞을 지나다가
오후 햇볕이 들이비치는 공간이 따스해 보여 잠깐 들어가 보았는데
이곳도 아기자기하고 재미있었다.
오늘 방문목적 중의 하나였던 가을단풍 구경_
야외조각품들이 쭈욱 전시되어 있는 미술관 옆길을 지나
서울대공원 청계호숫가 도착.
미술관 옥상에서 멀리 내려다보기만 했던 곳이었는데
직접 와 보니 매우 좋은 산책길이다.
예쁘게 물들어 있는 단풍과 은행 그리고 가을산을
눈으로 즐기며 호수 둘레길을 걸었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미술관 주차장 쪽으로 향하다가 발견한
'Singing Man' 조각작품.
멀리 산으로 둘러싸인,
그리고 앞이 툭 트인 풀밭 공간과도 매우 잘 어울렸고
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멀리서 볼 때엔 뭔가 호소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작품 제목 표지판을 보니 노래하는 거였네^^
(나중에 찾아보니, 광화문 씨네큐브 건물 앞에 설치된
'Hammering Man'의 작가 작품.
이 작가의 또다른 작품이 강서구에 있다는데
근처 지나갈 때에 꼭 찾아봐야겠다.)
시간을 보니 이곳에 온 지 벌써 7시간이나 지난...
올 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
마음을 풍요롭게 만들어 준 미술작품들
그리고 좀 쌀쌀했지만 가을을 한껏 느낀 하루!
'2022 > photo ess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 풍경 그리고 다시 해넘이 (0) | 2022.12.31 |
---|---|
성지순례_ 당고개 & 새남터 (0) | 2022.12.05 |
가을의 철원 (0) | 2022.11.02 |
가을 주말 산보 (0) | 2022.10.28 |
광릉 & 국립수목원 & 나리농원 (0) | 2022.10.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