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킬 앤 하이드'의 작곡가인 프랭크 와일드혼의 음악은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정서적 울림이 큰 듯하다.
이번 작품 역시 웅장하고 서정적인 세미클래식의 선율은
그의 녹슬지 않은 감각을 증명해 보였다.
특히 지하감옥에 갇힌 에드몬드와 그를 기다리는 메르세데스의
듀엣곡 'I willl be there'과
옛날을 회상하며 부르는 메르세데스의 'When the world was mine'은
드라마틱하고 아름다운 멜로디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메르세데스 역의 옥주현은 이제껏 출연한 작품들 중
가장 자신에게 잘 맞는 옷을 입은 듯해 보였다.
괜한 안티 의식으로 그녀를 뮤지컬 배우로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뮤지컬 마니아들도 이 작품은 더 이상 이의를 달기 어려울 듯하다.
에드몬드 역의 신성록은 전작들에서 그의 한계를 봐 왔기에 전혀 기대를 안 해서인지
오히려 의외로 잘 소화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충분하진 않지만 음역대도 꽤 넓어졌고 무대에서의 매력도 높아졌다.
주연배우들에 비해 조연들은 캐릭터 대비 매력도가 떨어졌고
앙상블들의 댄스 실력은 많이 아쉬웠다.
이 공연은 영상과 무대 그리고 조명의 조화가 매우 뛰어났다.
무대적 상상력을 대체하는 손쉬운 수단으로 영상을 사용한 게 아니라
바다와 같은 공간적 특성, 지리적 공간 이동을 영상과 무대의 적절한 결합으로
그 효과를 잘 살려 깊은 인상을 주었다.
아름다운 의상도 이 공연의 화려한 볼거리를 더해 주는 요소였다.
그러나 다소 산만한 극의 흐름과
2막 복수 장면이 너무 짧고 임팩트가 강렬하지 않은 점 등은
짧은 프리 프로덕션 과정의 탓도 부분적으로 있지 않을까 싶다.
(사실 '몬테 크리스토' 한국공연은
작년 스위스 초연 이후 매우 빠른 속도로 성사된 것으로
프리 프로덕션 과정이 채 6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아
대본 수정 및 각색 과정이 충분치 않은 듯하다)
관객들은 아름다운 음악과 화려한 볼거리, 그리고 주연배우들의 매력에
어느 정도 높은 만족도를 표하는 것으로 느껴졌다.
무엇보다도 이 작품의 가장 큰 힘은 음악이었다.
오랜 프리 프로덕션 과정을 통해 내년초 한국에서 초연 무대로 오르게 될
프랭크 와일드혼의 '천국의 눈물'(Tears of Heaven)의 음악이 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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