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 오페라 스크린작 이번 시즌의 마지막 작품인
로시니의 '아르미다'
화려한 기교가 돋보이는 벨칸토 오페라인 이 작품에서
아르미다 역을 맡은 르네 플레밍은 고난이도의 콜로라투라로 가득한 아리아들을
별로 어려움 없이 매끈하게 소화해 내어 역시 그녀의 이름값을 느끼게 했다.
그러나 상대역 리날도를 맡은 그 남자가수는
노래는 뛰어난데 연기력은 미흡하고 또 키가 너무 작아
(똑같은 세 조건을 갖춘 우리나라의 모 군이 계속 떠오른^^)
50대의 르네 플레밍과 함께 하기엔 이모와 조카를 보는 듯했고
둘 다 왠지 캐릭터에 겉도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정이입을 힘들게 했다.
무대와 의상 디자인은 현대적이면서도 아름다웠지만 연출은 지루했다.
2막에 상당히 길게 나온 발레 장면이 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이었을 정도로
그만큼 개인적으로는 이번 시즌 신작들 중에 제일 별로였다.
십자군 원정을 배경으로 한 16세기 대서사시 '예루살렘 해방'은
이를 모티브로 한 수많은 오페라 작품들과 미술 작품들을 탄생시켰다.
로시니의 '아르미다'와 헨델의 '리날도'는
같은 원작 소재이지만 다른 스토리 전개를 띠고 있다.
아르미다는, 뛰어난 미모의 무슬림 마법사인 아르미다가
십자군을 격파하기 위해 일부러 그 진영에 찾아와 계략을 꾸미나
십자군의 영웅인 리날도에게 반해 그를 마법의 궁전으로 데려가 환락에 빠지게 하지만
뒤늦게 정신을 차린 리날도가 그녀를 떠나고 아르미다는 복수를 다짐하는 이야기이다.
그에 반해 헨델의 '리날도'는
사라센의 왕 아르간테와 그의 연인 아르미다가
십자군의 영웅 리날도를 없애기 위해 그의 연인 알미레나를 납치하지만
아르미다는 리날도를, 아르간테는 알미레나를 사랑하게 되고
결국 리날도는 갖은 유혹과 역경을 물리치고 알미레나를 구하는 이야기...
이 작품에서 알미레나가 부르는 아리아 '울게 하소서'는
영화 파리넬리에 등장하여 더욱 유명해진 곡이기도 하다.
스토리도 그렇고 아리아도 그렇고
오히려 헨델의 '리날도'가 보고 싶네...
오랜만에 영화 '파리넬리'도 다시 보고 싶은...
Anyway...
메트 오페라 스크린 이번 시즌 작품들은 이로써 끝이 났다.
나비부인, 토스카, 아이다, 투란도트, 호프만의 이야기, 장미의 기사,
카르멘, 시몬 보카네그라, 햄릿, 아르미다 총 10개의 작품을 보았다.
그 중 나의 Best는 카르멘!
관객 흥행이 가장 잘 되었던 투란도트와 카르멘은 앵콜 상영한다는 소식...
첫 달에 놓쳤던 라보엠 보고 싶은데...
다음 시즌 작품들도 한국에서 계속 볼 수 있을는지 모르겠다.
특히 신작들이 크게 대중적인 레퍼토리들이 아닌 듯하던데
국내 상영을 위한 협찬사가 다시 나서줄지...
메가박스 M관은 스크린이나 음향시설이 뛰어나서
이런 오페라 영화 관람하기에 정말 딱 안성맞춤이던데
이제껏 메트에서 만들어낸 오페라 스크린 상영작들 중에
메가박스나 협찬기업 입장에서도 관객 동원이 잘 될 만한 유명 작품들을
지속적으로 상영해 줬으면 좋겠다.
한 달에 한 번씩 행복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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