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_ 3시간 가까이 가슴으로 울면서 본 공연...
_ '걸작'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 공연...
영화 '빌리 엘리어트'를 무척 좋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한국 공연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에
정말 기대되고 보고 싶으면서도 솔직히 흥행은 불투명해 보였다.
80년대초 영국 탄광산업 노동자들의 오랜 시위를 작품 배경으로 하고 있어
이런 진지한 내용의 작품성 위주의 공연이 과연 한국에서 흥행할 수 있을까,
그리고 어린아이가 주인공인 비싼 공연을 무리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러한 여러 가지 생각들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건 이 공연을 보지 못한 상태에서의 무식한 소견이었다...
물론 현재 스코어로 보았을 때에 흥행은 성공하지 못할 듯하다.
그러나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관객들이 이 공연을 통해 큰 감동을 받고 있고
그 누구보다도 어린아이인 주인공 빌리들에게 푸욱 빠지고 있다.
뮤지컬이라는 장르로 인해 사회적인 요소들을 많이 약화시키지 않았을까 생각했지만
바깥 사회와 발레교습소를 서로 교차시켜 노래와 안무를 배치하는 등
영화에서만큼의 사회성이 오히려 훨씬 극적으로 연출되어 있었고 그 효과도 매우 높았다.
엘튼 존의 음악은 이전작 '라이언킹'이나 '아이다'와 같은 Pop스러움과 대중성은 약했지만,
극의 전개와 안무 등과의 전체적인 어우러짐이 무척 뛰어났다.
안무도 기존 뮤지컬들과 다른 독특함과 아름다움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정영주 씨는 오페라의 유령의 마담 지리보다 이 작품의 벨킨슨 무용선생님에서
그녀의 매력이 한껏 드러나 있었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우리 Billy!!!
그가 춤을 출 때엔 숨이 막히고 가슴이 저렸다.
특히 Angry Dance, 성인 빌리와 함께 추는 Dream Ballet, 그리고 Electrity scene은
눈물이 날 정도였다.
물론 국제 발레 유스 콩쿨 수상 등의 이력이 있는 아이들이지만
1년간 빌리 스쿨을 통해 발레, 탭댄스, 힙합 그리고 노래와 연기를 훈련한 한국의 빌리는
정말 대견스럽고 자랑스럽고 또 감동적이었다.
'걸작'의 의미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스타의 힘을 빌지 않아도 그 작품 자체로 충분히 명작인 작품이 바로 걸작이 아닐까...
물론 캐스팅은 프로덕션의 절반이라고 일컬어진다.
하지만 스타 캐스팅을 해야만 그 작품에 관객이 몰리는 공연은 온전한 걸작이 아니다.
세기를 넘어선 걸작이라 불리우는 오페라의 유령, 캣츠 역시
이 작품들은 연예인급 스타가 필요하지도 않고 또 그들이 제대로 해 낼 수도 없는 작품이다.
팬텀과 크리스틴은 그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고난이도의 가창력과 연기력을 갖춰야 하고
캣츠의 수많은 고양이들 역시 매우 수준급의 댄스실력와 가창력 등이 요구된다.
빌리 엘리어트 이 작품 역시 스타 배우를 전혀 필요로 하지 않는다.
스타성만으로 결코 채울 수 없는, 스타성 이상의 실력과 노력이 필요한,
그래서 배우의 스타성에 기댈 필요가 전혀 없는,
뛰어난 작품성 그 자체만으로도 온전히 객석에 감동을 전할 수 있을 때에
비로소 그것이 Masterpiece가 아닐는지...
빌리 엘리어트... 정말 오랜만에 진정성이 느껴지는 걸작을 만난 느낌이다!
* 아래 링크한 영상은 얼마전의 한국뮤지컬대상시상식 축하공연 중계 영상.
4명의 빌리가 모두 나와 'Electricity' 무대를 꾸몄다.
원래 공연의 안무와는 살짝 다르게, 4명의 축하공연으로 변형한 것이지만
이쁜 4명의 빌리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었던 독특한 무대.
내가 본 공연의 빌리는
처음 앉아있을 때에 오른쪽 맨끝에 있는 선우 빌리.
넷 중에서 가장 어린 나이인데
클로즈업된 네 명의 얼굴을 보니 역시 가장 앳되고 귀엽다.
근데 이 영상을 보면서도 또다시 울컥해지는......
한국뮤지컬대상시상식 축하공연무대 [4명의 빌리_Electri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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