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brief comment

서편제

spring_river 2010. 9. 3. 14:39




꽤 오래 전 '서편제'를 뮤지컬로 만든다는 얘기가 업계에서 들릴 때부터
솔직히 고백하건대 큰 관심 없었고 그리고 딱히 마땅찮았다.
'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모토에 별로 크게 공감하지 않는 이유가

그 한국적이라는 특수성만을 고집하며 내세우는 나머지
동시대인의 공감이라는 중요 포인트를 크게 고민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
대표적인 한국 뮤지컬로 꼽히고 있는 '명성황후'

해외에서는 재외교포 대상의 공연이었고 한국에서는 이제 쇠퇴기에 접어들었다.
언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넌버벌 퍼포먼스로 구성된 '난타'

오프 브로드웨이에 입성한 지 1년을 넘기지 못하고 결국 실패를 겪었고
한국에서는 여행사 판촉의 힘으로 인기 관광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
서편제'의 뮤지컬화에 대해서도 이러저러한 고정관념이 작용되었던 탓에

또 한국적 소재의 그렇고그런 작품 하나 만들어지나보다 하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부끄러운 오판이었다
.
뮤지컬 '서편제'를 보면서 놀라웠고 자랑스러웠다
.
해외에 내놓아도 진정 부끄럽지 않은 한국의 뮤지컬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이는 오롯이 한국 크리에이티브팀의 힘과 한국 배우들의 힘이었다
.
조광화 작가, 이지나 연출, 윤일상/이자람 작곡가는

'
서편제'라는 작품을 뮤지컬 장르로 성공적으로 재창조해내면서
스토리, 판소리, 대중음악을 완벽에 가깝게 결합해 내었고,
박동우 무대디자이너, 구윤영 조명디자이너는

한지의 결을 살린 심플한 무대막 구조와 회전무대, 컨베이너 벨트를 바탕으로
시간과 공간의 흐름 그리고 캐릭터 및 내면의 변화를 효과적으로 표현해 내었다.
송화 역의 이자람, 유봉 역의 서범석, 동호 역의 임태경 세 주연배우들의 노래와 연기는

기립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을 만큼 그 진정성이 객석에 완연히 전달되었다.
창작뮤지컬을 보면서 이 공연만큼 작품적 완성도에 만족스러웠던 공연은 없었다
.
정말 최고였다
!

높은 제작비로 인해 중극장 공연에 대극장 공연 수준의 티켓가를 매긴 탓에

그리고 젊은층들에게 '서편제' 자체가 크게 선호되지 않는 탓에 흥행에 고전하고 있지만
높은 평가 못지않게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
안타깝게 사장되는 일 없이 굳건히 이 시장에 살아남았으면 좋겠다
.
그리고 좋은 기회에 해외에도 자랑스럽게 선보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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