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누구의 것인가'
'예술은 당신에게 무엇인가'
<빌리 엘리어트>의 작가 리 홀의 최신작 <광부화가들>이
관객들과 함께 나누는 질문과 대답이다.
이 작품은 1930~40년대 영국 탄광촌의 광부들의 실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어느 날 애싱턴 탄광촌 광부들의 미술수업에 한 미술강사가 찾아온다.
그러나 그들은 그 미술강사의 수업이 난해하고 공허하기만 하다.
미술강사가 그럼 직접 그려보자는 제안을 하고
이렇게 해서 '애싱턴 그룹'이라 불리게 되는 광부화가들이 탄생한다.
그들의 삶이 그대로 녹아든 그림들은 진솔해서 감동을 주고 또 유명세를 탄다.
미술품 콜렉터 여인으로 상징되는 자본의 유혹에 잠시 흔들리기도 하지만
그들은 끝까지 상업성을 배제하고 본연의 순수함을 지키려 노력한다.
연극 '광부화가들'은 평범한 광부들이 미술수업을 통해
(정확히는 교양으로서의 미술이 아닌, 그림을 그리는 일상의 변화를 통해)
화가가 되어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그림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과 자존감을 찾아가면서도
그들의 뿌리를 잊지 않는 모습을 통해
예술의 가치, 특히 가지지 못한 자들에게 있어서의 예술의 가치,
정치적 상황에서의 예술행위의 효용, 예술성과 상업성의 갈등 등이 자연스럽게 표출된다.
윤제문, 권해효, 김승욱, 이대연, 문소리 등 낯익은 배우들의
진지함과 유쾌함을 조율하는 능숙한 연기력과 캐릭터 표현력
그리고 이상우의 베테랑다운 연출로
이 작품의 뛰어난 매력은 객석과의 소통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무대 중앙에 배치된 스크린을 통해 만나는 실제 애싱턴 그룹의 작품들은
때로 작은 탄성이 나올 만큼 가슴 속 울림과 감동을 전해 준다.
마치 한 편의 미학강의를 들은 듯 마치 멋진 전시회와 다큐를 본 듯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이 작품...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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