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01년 9·11 테러 당시 미국으로 향하던 38대의 비행기가 미국 영공 폐쇄로 인해
목적지로 향하지 못하고 불시착했던 캐나다 갠더에서 일어난 실화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길게는 28시간을 폐쇄된 비행기 속에 고립된 후
영문도 모른 채 목적지가 아닌 낯선 곳에 발을 딛게 된 승객들과
불안에 떨고 있는 승객들을 맞이해야 하는 주민들이 함께한 5일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러니까 이 작품은 9·11보다는 9·12에 대한 스토리다.
# 지금과 같은 혐오와 차별의 시대에
20여년 전 갠더 사람들의 인류애와 유대와 포용의 정신은
비현실적이고 판타지같기도 하다.
그래서 더욱 이 작품의 미덕이기도 하다.
# Non-Replica로 제작된 이 공연은
의자를 활용한 공간 연출 컨셉트는 오리지널 프로덕션과 유사하되
프로젝션 무대를 통해 좀더 화려함과 친절함을 더하고 있었다.
12명의 배우들이 멀티 캐릭터들을 쉴새없이 오가는데
정신없이 빠른 속도감의 너무 많은 씬들이 약간 산만하고
이와 대조되는 씬의 차분함은 좀 부족해
완급 조절이 다소 아쉬웠다.
이 작품의 무게감이 덜 느껴지고, 한 편의 소동극 같았달까...
번안 가사때문인지 다른 이유에서인지
이 작품의 뮤지컬 넘버 특유의 뛰어난 리듬감도
원곡들만큼 충분히 잘 살지 않은 듯하고...
인터미션 없는 원작에 인터미션을 집어넣어 원성을 듣고 있던데
끊김없이 한 흐름으로 갔더라면 더 좋았겠다 느껴지긴 했다.
# 처음에 이 작품에 대해 들었을 때엔 극본의 독창성이 뛰어나다 싶었고
한국공연 소식을 접했을 때엔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했는데,
한국 관객들에게 무리없이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은 엿보였다.
의미있고 따뜻한 작품이다, 분명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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