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brief comment

The Zone of Interest

spring_river 2024. 6. 14. 11:23

 





★★★★☆



# 짧은 예고편 영상을 보면서도 너무 섬뜩했다.
   영화를 보면서 설마... 상상력을 기반으로 가정한 거겠지? 싶었는데
   관람 후 정보를 찾아보니 정말 실화라고...
   당연히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떠올릴 때에 외곽에 따로 동떨어져 있을 줄 알았지
   저렇게 바로 옆에 관사를 두고 사람들이 살았을 줄이야...
   중간에 열화상카메라 촬영장면처럼 편집, 삽입되어 있는 씬 역시
   당시 실존인물이었던 폴란드 어느 할머니의 증언을 담은 거라고...

# 스크린에는 너무나도 평온하고 화목한 한 가족의 일상이 펼쳐진다.
   그러나 외면하고 싶은 현실은
   높은 벽을 세우고 불을 끄거나 눈을 감아
   시각적으로 차단하면 잠시 보지 않을 순 있지만
   사람이 살아숨쉬는 한, 귀와 코는 열려 있을 수밖에 없다. 
   비명과 울음 소리로, 쉴새없이 내뿜어지는 연기의 냄새로... 
   특히 이 영화에 대해 독일의 한 언론이 평했듯
   '홀로코스트를 보여주지 않는 방식으로 홀로코스트를 보여준다'.
   
아우슈비츠에 대한 직접적 연출이 전혀 없이도
   담장 너머의 세계가 지금 눈앞의 세계와 동시다발적 현실임을
   소리로만 공간을 묘사해내어 긴장감을 부여하는 탁월한 사운드 효과로 
   가해자의 천국이 보이고 피해자의 지옥이 들리는
   화면과 음향의 기막힌 불협화음 속에
   관객들에게 이 영화의 이율배반적 무드를 온전히 느끼게끔 한다.

   그렇게 이 영화는 우리의 감각들을 벼리면서
   우리의 윤리적 무감각 또한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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