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brief comment

Paik Kun-Woo & Mozart

spring_river 2024. 11. 14. 15:21

 





★★★★



# 백건우 피아니스트의 연주 모습은 
   그가 청년이나 중년이었을 때에는 기억이 거의 없고

   노년 이후의 영상을 TV 등을 통해 이전에 가끔 본 적이 있다.
   '건반 위의 구도자'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그리고
   이미 어떠한 경지에 오른 아티스트의 초연함이 느껴졌었다.

   백건우 피아니스트가 그라모폰을 통해
   모차르트 앨범을 세 차례에 걸쳐 발표하는 프로젝트와 함께
   모차르트 곡들로 리사이틀 투어를 하고 있다.
   올해초 LG아트센터의 기획공연 라인업을 살펴보면서
   언제 볼 수 없을 지도 모르는 공연인데
   그의 연주 공연을 꼭 한번은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올해 LG아트센터 기획공연의 마지막 관람작이다.

# 모차르트 첫 번째 앨범 발표 기념 간담회 관련 기사에서
   인상깊었던 구절_

   그는 간담회에서 “모차르트 작품의 악보를 보면
   20대에 다르고, 40대에 다르며, 60대에 또 다르다.
   지금 내게 보이고 들리는 모차르트가 굉장히 새로웠다”고 말했다.
   “모차르트 음악을 순수하게 전달만 할 수 있다면, 최고의 연주인 것 같다”며
   “보통 연주자들은 특별한 걸 보여주려는 의도를 갖고 노력하는데,
   오히려 자신을 없애는 게 맞다.

   미켈란젤로가 돌덩이를 보면, 그 안에 어떤 조각이 보인다고 한다.
   필요 없는 부분을 잘라내 그 안의 조각을 살리는 게
   연주자의 작업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모차르트 작품은 세상의 모든 감정과 느낌을 음악으로 표현한 것 같다.  
   ‘모차르트의 음악은 아이가 치기엔 너무 쉽고 어른이 치기엔 너무 어렵다’고
   피아니스트 아르투르 슈나벨이 한 말을 이해할 것 같다”고 말했다.


# '고향으로의 회귀'라는 표현을 쓴 것처럼
   어찌 생각해 보면 68년 연주 인생을 지나 온 거장과
   모차르트의 만남이 은근 잘 어울려 보였다.
   모차르트가 35세라는 젊은 나이로 세상을 뜨기 전까지 작곡했던 청춘의 음악을
   백발 노인이 연주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모차르트가 만약 이 모습을 보고 있다면 무슨 생각이 들까 하는 
   엉뚱한 마음이 잠깐 떠오르기도 했다.
   백건우의 연주는 역시 담백하고 정갈했다. 
   이따금 트릴 주법이 명징하지 않을 때도 있었으나 크게 개의치 않을 정도였다.
   그의 연주에는 백건우가 없기도 했고 있기도 했다.
   음악에 연주자가 덜어 내진 듯한, 음악 자체의 순수함이 느껴질 때도 있었고,
   그만의 깊이와 풍성함이 느껴질 때도 있었다. 
  
  

연주 프로그램


무대 위 피아노가 왠지 빛나는 듯하여 절로 시선이 갔는데,
이 공연이, LG아트센터 서울을 위해
독일 함부르크의 Steinway & Sons 공장을 방문하여
백건우 피아니스트가 직접 타건하고 선택한 피아노를
관객들 앞에서 연주하는 자리이기도 하다고...



커튼콜 촬영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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