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brief comment

French Photography Today

spring_river 2024. 7. 22. 11:50

 



지난 주말, 영화보러 광화문에 나갔다가 근처 성곡미술관에 들러
'프랑스 현대사진전' 관람.

(나 자신은 사진찍는 거나 찍히는 거나 그닥 좋아하지 않아 이용도가 낮긴 하지만)
스마트폰 탄생으로 인해 이제 많은 이들이 준프로 포토그래퍼가 된 세상에,
컴퓨터 기술도 모자라 이제 인공지능 AI까지 위협하고 있는 이 시대에,
200년전 '사진'을 탄생시킨 나라인 프랑스의
20여명의 중견 사진작가들의 현재 고민이 담긴 작품들을 보며
시각예술로서의 사진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 전시였다.
사진이 어떻게 실재를 재현하고, 또 실재를 뛰어넘는지...

자연, 정물, 인간, 공간 이렇게 크게 네 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리플렛 소개글을 인용해 보면)
'자연' 섹션에서는 태곳적 원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사진들을 통해
생태계 파괴 속에서 자연을 회복할 대안을 모색하고자 했고,
'정물' 섹션에서는 평범한 일상의 사물이 지닌 매력을 통해
인간과 사물 사이의 특별한 관계성을,
'인간' 섹션에서는 인공지능과 새로운 인간의 도래를,
'공간' 섹션에서는 현실, 상상, 가상이 중첩된 새로운 스펙트럼의 공간을 다루었다.

'인류세 anthropocene' 라는 키워드도 인상적이었다.
인류로 인한 지구온난화 및 생태계 침범을 특징으로 하는 
현재의 지질학적 시기를 가리키는 용어로,
인간활동의 영향력이 지구 기후와 지질을 바꿀 정도로 커진
지구 위기의 시대...



 


레티지아 르 퓌르의 세 작품 '신화' 시리즈_

 

레티지아 르 퓌르. 신화_변신 이야기

 

 

사진이 아니라 마치 수채화같았던 작품

 
필리핀 세베르의 세 작품 'Giant' 시리즈_
자신의 몸을 감광재료에 노출시키고 빛과 그림자로 만들어내는 포토그램 기법의 사진들.

 

 
열화상카메라로 촬영한, 스미스의 두 작품_

스미스. 갈망(아나만다 신)

 

스미스. 자화상


분장과 그래픽요소를 결합한, 발레리 블랭의 '영웅들' 시리즈 세 작품_

 

발레리 블랭. 영웅들_올드패션드 걸


브로드백과 드 바르뷔아의, 인공지능을 통한 '평행의 역사' 시리즈 세 작품_

원작의 정보를 숨기고 사진 내용만을 명령어로 입력하여 AI가 만들어낸 작품으로,
각각 상단의 원작(Web 출처)과 비교해 보면 약간 닮아 보이지만 기묘하고 불완전한 이미지다.
첫 번째 작품도 눈물에 대한 묘사가 이상하고

두 번째 작품 또한 자세히 보면 엉덩이가 없는 등 여러 부분이 부자연스러우며
세 번째 작품도 마찬가지로 손가락이 6개이고 신체 조합이 뒤틀려있다.

Man Ray_ Glass Teas (1932)

 

브로드벡과 드 바르뷔아. 평행의 역사_만 레이의 눈물에 관한 연구

 

George Hoyningen-huene_ Divers (1930)

 

브로드벡과 드 바르뷔아. 평행의 역사_조지 호이닝겐-후에네의 다이버들에 관한 연구

 

Edward Weston_ Nude (1936)

 

브로드벡과 드 바르뷔아. 평행의 역사_에드워드 웨스턴의 누드, 카리스, 산타 모니카에 관한 연구



이번 전시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작품!
사진과 먹 그림, 프린트 표면을 긁어내는 그라타주 기법이 어우러진 대형 작품으로,
각 부분으로서도 완성도를 갖고 있다.

라파엘르 페리아. 새의 숲

 

 


또한 매우 인상적이었던,
에릭 푸아트백의 '무제' 시리즈 연작_
식물 그 자체에만 포커스를 두기 위한 의도로
채집한 식물을 스튜디오에서 배경도 생략하고 그림자도 생기지 않도록 촬영한 후
실물 크기 그대로 프린트했다고 하는데 
관객 눈높이가 아닌, 미술관 바닥 가까이에 전시되어 있었다.
꽃과 풀을 찍은 작품 하나하나가 뭐랄까 식물 이상의 존재감을 드러내어 시선이 갔던~

 

 

 

 

사진과 판화를 결합한, 로르의 '외젠 D.의 정원' 시리즈_


베로니크 엘레나의 정물 시리즈 두 작품_

베로니크 엘레나. 정물_끈으로 묶인 생선

 

베로니크 엘레나. 정물_석류 still life


하늘과 잔디밭이 보이는 작업실을
공간의 각도를 달리 하여 찍은 연작 세 작품 중 하나로,

실제로는 Mock-up을 촬영한 것이라고...

필립 드 고베르. 쉰들러


마크 로스코 작품같은 느낌이어서 눈에 띄었던 작품~

오렐리 페트렐. 광화학 반응을 하지 않는

 


폐공간에 일부 채색을 하여 독특한 공간감을 자아냈던,
조르주 루스의 세 작품_

조르주 루스. 리스본

 

조르주 루스. 클리쉬 1

 

조르주 루스. 클리쉬


채색한 패널을 풍경 속에 설치하여

마치 채석장처럼 산이 잘린 듯한 효과를 냈던, 노에미 구달의 '산' 시리즈_

노에미 구달. 무제(산 1~3)

 


라파엘 달라포르타의 짧은 영상 작품의 이어지는 두 장면_
헤라클레이토스의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는 주장에

영감을 받은 퍼포먼스 실연.

라파엘 달라포르타. 트러블


이를 본따서 그루 아빠가 사진 두 컷을 이은, 콜라주^^
이 역시 시간이 흘렀으니 같은 공간은 아니다~



머나먼 기원과 태초의 물질을 연상시키는 동굴에 매력을 느껴 소재로 삼은
쥘리에트의 아넬의 작품_
'풀피의 지오드'는 스페인에 있는 암석동굴로
수천년 동안 묻혀 있던 투명하고 기하학적인 셀레나이트 결정이
동굴 벽을 수놓고 있다고...

쥘리에트 아넬. 풀피의 지오드


그루 아빠가 좋아한, 니콜라 플로크의 작품들_
비교적 낮은 수심에서 자연광 아래 광각렌즈로 촬영한 바닷속 풍광.

니콜라 플로크. 비옥한 풍경, 바다의 시작, 히만탈리아와 라미나리아

 

니콜라 플로크. 비옥한 풍경, 거품, 폰타 다 로베이라, 아소르스


잠수 로봇에 카메라를 부착해 촬영한 '심해' 연작은
사람이 가 닿을 수 없는 수심의 심해 모습을 선사해 주는.

니콜라 플로크. 바다의 시작, 심해, -970m

 

니콜라 플로크. 바다의 시작, 심해, -1002m

 

소피 아티에. 정원으로부터 멀리, 노르웨이

 

아나이스 통되르. 지평선_하늘과 땅이 만나는 곳, 짐작 series

 


제2미술관에서 상영 중인
현실과 가상이 중첩되는, 로랑 그라소의 영상 작품 '인공 artificial'도 멋있었다~


미술관을 나오며 대형거울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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