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컬렉터인 피노 컬렉션의 작품 60여 점으로 구성된 전시
<Portrait of a Collection: Selected Works from the Pinault Collection>를 보기 위해
송은미술관을 찾았다.
먼저, 온라인 전시 가이드북의 자료 이미지를 빌어
전체적인 전시 모습을 훑어 보자면_
아래부터는 실제 갤러리 촬영사진~
송은미술관 입구_
1F 로비의 세 작품_
바람빠진 자전거 튜브를 활용해
마치 후드 모자를 뒤집어쓴 머리가 받침대 위에 얹어진 듯한 형태의 작품으로,
곱슬거린다는 이유로 천대받았던 흑인 노예들의 머리카락과
17~18C 노예 범죄를 관장하던 백인 치안판사의 가발을 동시에 암시하여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겪은 비극적인 역사를 풍자로 이끌어낸...
이 미술관의 방침인지 이번 전시의 방침인지 모르겠지만
작품별로 작품 캡션이 없어서 좀 불편했다.
작품 자체만으로 바라보길 바라는 의도인 듯한데
그래도 작품을 보다보면 자연스레 제목도 궁금해지는지라
입장 시 휴대폰에 다운로드받은 가이드를 계속 확인하면서 관람하느라
상당히 번거로웠던ㅠㅠ
각 층의 복도 공간을 전구들로 장식하고 있던 설치작품인데,
세상을 떠난 오랜 파트너의 부재를 추모하는 동시에,
수명이 다하면 쉽게 교체되는 전구의 속성을 빌려
상실 이후의 재생을 암시하는 작품이라고...
이 조각 작품 또한 각 층마다 하나씩 있었는데,
홀로코스트 또는 전쟁 난민 같은 걸 표현한 건가 싶었는데,
가이드를 보니 제목이 'The Guarduan'이다.
중요성이 쉽게 간과되곤 하는 미술관의 진정한 수호자 경비원을 은유하며
묵묵히 본인의 자리를 지키는 이들에게 유머러스하고 다정한 경의를 표한 작품이라고~
재미있게 읽었던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책도 생각나게 하는.
처음엔 그냥 비어있는 복도 공간인 줄 알고 그냥 지나쳤었다.
여자아이의 음성이 공간을 채우고는 있었는데
그 바로 옆 공간에서 비디오 작품이 있어서 그 소리인가 싶었다.
근데 전시를 다 보고나서 '왜 그 쥐 작품이 없지?' 싶어 안내원에게 물어봤더니 바로 여기였다.
다시 와 보니, 벽 끝 하단에 있는 아주 작은 구멍... 이러니 그냥 스쳤지^^
하얀 벽에 난 구멍에서 고개를 내민 쥐가
작가의 어린 딸의 목소리를 빌려 철학적 독백을 하는 설치작품.
아래 작품이 이번 전시에서 나의 Pick!
아래 두 작품은 그루 아빠의 Pick!
전시의 말미에 만나게 되는 지하2F의 전시 공간_
처음엔 희미한 빛만 존재할 뿐
마리아 칼라스의 노래가 커다란 홀 전체를 감싸고 있어
매우 신비로우면서도 뭔가 긴장감을 자아내는...
코너를 돌면 목격하게 되는
전설적인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로 분한 작가의 오페라 아리아 공연은
홀로그램으로 변환되어 넓고 어두운 공간에 유령을 소환하는 듯한 환영을 일으켰다.
'출현(apparitions)'이라고 하는 이 퍼포먼스는
음악, 영화, 문학이 결합된 총체적 공연의 형식을 차용해
유명 인물을 수행하는 작가의 몸으로 체현하는 방식이라고.
암튼 독특하면서도 강렬한 느낌을 자아내는 순간이었다.
이번에 처음 와 본 송은미술관은
스위스의 건축 듀오 헤르조그 & 드 뫼롱이 건축한 건물로
송은문화재단에서 운영한다고 하는데
비싼 청담동 한복판에 이런 괜찮은 비영리 전시 공간이 있다는 걸 알게 되어 반가웠다.
'2024 > brief comment' 카테고리의 다른 글
Shazam (0) | 2024.10.28 |
---|---|
The Room Next Door (0) | 2024.10.28 |
Correspondence : Lee Ufan & Mark Rothko (0) | 2024.10.22 |
Vanya_ NT Live (0) | 2024.10.21 |
Dear England_ NT Live (0) | 2024.1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