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프랑스의 국보급 아티스트 필립 드쿠플레가 연출, 안무한 이번 ’Shazam’ 공연은
1998년 칸영화제 개막 축하 공연으로 첫 선보인 이래
그만의 스타일로 무대를 벗어나 영상 안팎으로 춤의 영역을 확장했다는 찬사 속에
전세계 여러 도시를 돌며 200회 이상 공연되었던 작품을
초연 후 23년 지난 2021년 오리지널 창작진들과 무용수, 뮤지션들이 다시 모여
2.0 버전으로 재창작한 공연이다.
마법의 주문을 뜻하는 제목답게 이 공연은
액자 프레임, 거울 등의 아날로그적 장치들과 디지털 영상을 혼용해
가상과 현실의 벽을 무너뜨리고 무대 위에 구현할 수 있는 시각적 차원을 확장한,
공연에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융복합공연의 시초격 작품으로 평가받아왔다.
여러 개의 프레임을 배치하고 그 사이에서 춤추고 움직이는 무용수들의 동작이
바로 뒤 스크린의 영상에서 예술적으로 클로즈업 연출되는 씬이 가장 멋있었고,
초연 당시의 무용수 공연영상이 펼쳐지는 가운데
23년 세월이 흐른 실제 무용수가 무대 위에서 똑같이 춤을 추는
그렇게 시간을 병치시킨 씬도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배어있는 프랑스 특유의 자유로움과 유머도 좋았다.
# 첫 씬에 직접 등장한 필립 드쿠플레가, 그리고 매씬 이어지는 무용수들이
반복해서 말하는 대사가 있는데,
“이 공연은 기술적인 이유, 예술적인 이유, 그리고
여전히 알 수 없는 이유들로 인해 아직 미완성입니다.”
초연 때의 이 대사는 23년만의 Reproduction으로 답을 내놓은 듯하지만
이번 공연에서도 여전히 똑같은 대사가 그대로 살아있다.
내 개인적인 관람평은,
충분히 완성된 작품이지만 여전히 환상적이지는 않다는 것!
20세기 말 당시의 놀라운 창의력과 상상력이
현재에도 열렬한 호응을 얻기에는 아무래도 쉽지 않다.
다만, 무용이라는 일시적이고 신체적인 장르가 마주하는
시간의 흐름에 대한 드쿠플레의 고민은
그의 의도대로 관객들에게도 읽히는 듯했다.
시간이 새겨진 춤……
아래부터는 실제로 공연장에서 촬영한 Pre-sh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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