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brief comment 39

Game

★★★★ # 집이 없는 젊은 부부가 어느 엔터테인먼트 사업가가 제공하는 집에 들어간다. 멋진 가구, 아늑한 침실, 최신식 주방, 깨끗한 욕실 등 모든 것들이 갖추어진 좋은 집. 집세도 없고 심지어는 소정의 월급도 준다. 단, 이 집에 살기 위해서는 조건이 있다. 비용을 낸 고객에게 그들의 생활을 공개하는 것. 고객들은 부부의 사생활을 지켜보며 20분 안에 1발의 마취총을 쏠 수 있다. # 70분이라는 러닝타임이 짧고도 길게 느껴진다. 섬뜩하고 불편한 충격에 약간 멍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이크 바틀렛의 탁월한 극본과 이를 잘 살린 연출에 상당히 좋은 작품임은 분명하다. # 리얼리티 프로그램들이 대중문화의 대세가 된 지 꽤 오래 되었다. 있는 그대로의 일상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재미있게 보이는 또는 만..

2016/brief comment 2016.04.28

Dead Dog in a suitcase (and other love songs)

★★★★☆ 수년간 보아온, 솔직히 그렇게까지 새로울 게 없었던 뮤지컬 공연들 중 가장 참신했다! 브레히트의 '서푼짜리 오페라'의 원작인 18세기 존 게이의 '거지 오페라'를 현대적으로 탈바꿈시킨 이 작품은 원작이 지닌 동시대성을 탁월하게 구현해 냈다. 오래전 영국의 지방 해안가 작은 마을에서 비전문적 주민들을 모아 연극 워크샵을 열었던 것에서 비롯되었으며 지금도 독특한 공통체적 창작 과정을 거치고 있고 현재 영국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극단으로 손꼽힌다고 하는 니하이씨어터(Kneehigh Theatre)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 또한 매우 컸었는데 공연을 보니 그들만의 진한 컬러가 느껴졌고 그 퍼포먼스 역시 만족스러웠다. 전부 '액터 뮤지션'인 배우들의 연기, 노래, 연주 모두 훌륭했다. 뮤지컬임에도..

2016/brief comment 2016.04.25

Death of a Salesman

★★★★ 유명 고전임에도 의외로 이 작품을 한번도 본 적이 없어 작품 제목에 이끌려 홍보리플릿을 집어 들었다가 한태숙 연출, 박동우 무대디자인이라는 하단 크레딧에 주저함 없이 바로 이 공연을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박동우 무대디자인이야 두말할 것 없이 내가 늘 가장 좋아하고 신뢰하고, 한태숙 연출의 공연 또한 나름 그동안 보아오면서 쌓아진 믿음 때문이었다. 최근 역순으로 꼽자면 단테의 신곡(http://spriverk.tistory.com/671), 유리동물원(http://spriverk.tistory.com/664), 아워타운(http://spriverk.tistory.com/598), 레이디 맥베스(http://spriverk.tistory.com/376), 대학살의 신(http://spriverk.t..

2016/brief comment 2016.04.19

Anomalisa

★★★☆ 기대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독특하고 재미있었던 영화_하나하나 지극히 현실적인 사실감이 가득했던 퍼펫 애니메이션 연출도 인상적이었고,담고자 하는 메시지들도 의미있었다. 키워드 하나. 프레골리(fregoli) 극본을 쓴 찰리 카우프만은'프레골리 증후군(Fregoli delusion)'에서 이 영화의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다.유명 변장배우의 이름을 딴 이 증후군은여러 사람들이 실제로는 동일인이며 끊임없이 변장을 하는 것이라고 믿는 망상이다.영화 초반에는 이해하지 못하고 잠깐 의아해 할 만큼주인공 외에 이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똑같은 얼굴과 똑같은 목소리를 지니고 있다.(주인공이 묵는 호텔 이름도 '프레골리 호텔'이다.)고객 서비스에 대해 책을 쓰고 강연을 하며고객 하나하나의 개성과 니즈를 중..

2016/brief comment 2016.04.11

Mozart, L'opera Rock

★★★ 이 작품의 원제는 '모차르트 오페라 락'이다.(아마도 언뜻 모호해 보일 수 있는 탓에 이번 내한공연은 마케팅적 선택으로 제목을 바꾼 듯하다.)'모차르트!'라는 이름으로 공연되고 있는 비엔나産 뮤지컬과는 다른,프랑스産 뮤지컬이다. 공연을 보고나니 드는 생각이,이 작품은 '노트르담드파리'나 '로미오앤줄리엣'류가 아닌'십계 Les Dix'와 비슷한, 그러니까 Arena 스타일이 더 잘 어울릴 법한 뮤지컬이다.이 공연에 대해 한줄로 말하자면,'나쁘지는 않은데 그다지...'이다.음악은 나쁘진 않은데 Rock이 잘 안 살고 또 역시 MR인 게 아쉽고캐스트들도 나쁘진 않은데 모차르트 역이 노래를 훌륭하게는 못 하고안무도 나쁘진 않은데 그리 인상적이진 않고그리고극본은 모차르트 극을 이루는 주요 갈등들이 제대로 ..

2016/brief comment 2016.04.11

La Belle et La Bête

★★★★ '코야니스콰시'공연으로 필립 글래스를 알게 된 게 벌써 13년 전이다.이번 공연 역시 Film과 Live 연주가 함께 결합된 형식이긴 한데지난 공연과는 또 다른 획기적인 결합을 선보였다.음악과 대사 등 모든 소리를 제거된, 장 콕토의 흑백영화 '미녀와 야수'가 상영되는 가운데필립 글래스가 새롭게 해석하여 만든 음악을 필립 앙상블이 라이브로 연주하고4명의 성악가가 배우들의 대사에 맞춰 오페라 아리아를 부르는 매우 특별한 형태의 공연이었다.이제 곧 80의 나이를 바라보고 있는 현대음악의 거장 필립 글래스가70년 전의 영화를 통해 천재예술가 장 콕토에 대한 오마주를 표현한 것이다.공연 전 뉴스레터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통해'미녀와 야수'는 오래 전 유럽에서 전해지던 구전동화였고이를 18세기의 한 프랑스..

2016/brief comment 2016.03.24

Richard Rho Jazz Talk Concert

친구 현정이 덕분에재즈 콘서트 관람^^ 버클리 음대 출신의 두 연주자리차드 로, 고희안이 출연하여재즈에 대한 러프한 역사를재미있게 설명해 주고대표적인 곡을 연주하는Lecture Concert 형태였다. 현재의 대학 교양강의 경험을 바탕으로어렵지 않고 위트있게 소개하고관객들과 소통하는 것에 더해첫소절만 들어도 누구나 알 만한매우 대중적인 레퍼토리들을 선정하여누구라도 Jazz라는 음악에 보다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게 하는좋은 콘텐츠였다.물론, 두 사람의 연주실력과 호흡도매우 만족스러웠고~다만,배경 자료 및 영상 구성의 퀄리티는좀 아쉬운... 클래식이나 발레 같은 장르의 경우해설이 있는 공연이 이젠 꽤 보편화되었는데재즈도 이런 방식의 공연이더욱 개발, 확대되면일반인 뿐만 아니라 청소년 예술교육 콘텐츠로도훌륭할..

2016/brief comment 2016.03.21

Son of Saul

★★★★☆ # 내용도 형식도 정말 훌륭한 영화였다! 아들인지 아들이 아닌지도 모호해 보이는 이의 유대교식 장례를 치뤄주기 위해 대학살의 현장에서 무모하리만큼 죽음의 위험을 무릅쓰고 애쓰는 사울의 모습은 죽음의 장소에서 죽음에 대한 예의를 찾고자 하는 것인 동시에, 극도로 비인간적인 현실에서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찾고자 하는 의미로 읽혀졌다. 소년인지 허상인지 모를 모호한 모습을 바라보며 처음으로 미소를 보이는 엔딩 부분의 사울의 얼굴은 깊은 잔상을 남겼다. 포커스 아웃되어 마치 배경처럼 부분부분 비쳐지는 찰나와 그 현장음만으로도 영화적 상상력을 증폭시켜 아우슈비츠의 잔인함을 훨씬 더 극대화시키는 등 감독의 의도가 뚜렷한 형식미 또한 매우 뛰어났다. # 영화를 보고나서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나치의 홀로..

2016/brief comment 2016.03.02

Hamlet_ NT Live

★★★☆ # 최근 5년 중에 네 번째 보는 Hamlet이다. 2010년에는 MET Opera on Screen의 오페라 영상으로, 2011년에는 체코산 (한국배우들의) 뮤지컬로, 2013년에는 한국 배우들(햄릿역 정보석)의 연극으로... 이제껏 본 Hamlet 중 가장 좋았다. # 작년에 NT Live로 'War Horse'를 보고나서 갖게 된 믿음으로 두어달 전에 미리 예매해 두었던... 역시 공연도 뛰어났고, 공연 촬영한 영상도 퀄리티가 좋았다. (다만, 2막에서의 음향 잡음들은 아쉬운 옥의 티~) # 작년 런던 바비컨센터 공연의 실황이었는데 영국 연극 역사상 가장 빠른 매진 기록을 세웠댄다, 아마도 주연배우 인기 때문이겠지? 난 TV시리즈 '셜록'을 한번도 제대로 안 봐서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연기를..

2016/brief comment 2016.02.26

동주

★★★☆ # 윤동주에 대한 한 편의 영화 정도는 꼭 만들어져야 했다. 그리고 다행히 이 영화는 그의 시를 닮아 있는 영화다. # 만듦새가 맘에 들었던 영화... 지나치게 선동적이지도 않고 지나치게 전기적이지도 않고 ('국제시장'처럼 촌스럽지 않게) 영화로서 잘 만들었다. # 호평을 많이 받고 있는, 송몽규 역의 박정민 뿐만 아니라 쉽지 않았을, 윤동주 역의 강하늘의 연기도 무척 좋았다. 그들에 대한 예의와 사랑과 진심이 오롯이 배어있었다, 배우들과 감독 모두... (요새 페북 상에 간접 언급되어 알게 되었는데 '쿠미' 역의 최희서라는 여배우가 과 후배인가 보다~ 오호!) # 근데 상영관이 너무 없다. 요새 내가 보려는 영화마다 다 이렇다... 검사외전에 이어 이번주에는 데드풀로 다 점령되어 있네. # 그..

2016/brief comment 2016.02.22

Let Me In [Let the Right One In]

★★★☆ # Replica Production의 크리에이티브팀에 대한 기대감으로 본 공연_ 뮤지컬 'ONCE'로 유명한 존 티파니의 연출은 군더더기가 없었고, 스티븐 호겟은 안무를 연극의 무브먼트화하여 독특한 울림을 주는 뉘앙스를 만들어냈고, (보면서 '한밤개'를 떠올렸는데 프로필을 보니 역시 동일한 안무가다^^) 하얀 눈과 자작나무 숲을 비롯해 정글짐&수조 등의 인상적인 무대 디자인은 푸른빛의 조명과 스산한 음악과 함께 극의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창출해 냈다. # 괴물, 천재 신예까지는 글쎄... 매우 뛰어난 신인들의 성공적 발견이었다 정도의 인정... 박소담 오승훈 모두 연극 데뷔 무대였는데 신인답지 않은 자연스러움과 섬세함 그리고 신인다운 풋풋함과 에너지를 모두 느낄 수 있었다. 물론, 굳이 욕심을 ..

2016/brief comment 2016.02.17

설 연휴에...The Big Short / Carol 外

★★★☆ #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해 촉발된 미국 금융 위기라는 쉽지 않은 소재에 대해 영리하게 잘 접근하여 만들어진 영화. # 크리스찬 베일, 스티브 카렐, 라이언 고슬링 모두 (희한하게도) 전작들을 다 보지 못해 거의 처음이다시피 했는데, 각 캐릭터들에 대한 연기연출이 매우 뛰어나 이 영화의 의도와 에너지를 온전히 느끼게 해준 수훈 갑! # 영화의 시작과 중간에 등장했던, 인상적이었던 자막_ It ain't what you don't know that gets you into trouble. It is what you know for sure that ain't so. 곤경에 빠지는 건 뭔가를 몰라서가 아니다. 뭔가를 확실히 안다는 착각 때문이다. - 마크 트웨인 Truth is like poe..

2016/brief comment 2016.02.12

The Curious Incident of the Dog in the Nighttime

★★★☆ # 사실 이 공연, '무대'를 보러 갔었다. 그런데 정말, '무대'만 보였다... # 꽤 긴 제목을 가진 이 연극은 토니 어워즈, 올리비에 어워즈 등에서 작품상, 연출상, 무대디자인상, 조명디자인상 등을 모두 휩쓴 매우 핫한 작품이다. 이번 한국 프로덕션은 대본만을 라이선스 계약하여 연출, 무대 등은 모두 한국 제작진들이 새롭게 만들어낸, Non-replica 방식으로 제작된 공연이다. 한국공연 역시 무대/조명/영상 디자인의 존재감이 더할 나위 없이 발휘된 공연이었다. 다양한 공간들을 아이디어가 돋보이게 만들어내고 자폐아 소년의 생각과 대사를 시각화하는 등 무대/조명/영상의 시너지가 대단했다. 그러나 이 공연장의 무대가 너무 와이드하여 이 작품의 정서를 효과적으로 담아내기에 집중도와 섬세함이 떨..

2016/brief comment 2016.01.28

일본 두 최고 극작가의 뮤지컬 그리고 연극

★★★ # 이 작가의 성공작 연극 '웃음의 대학' 대비 밀도가 확 떨어지는, 나열적이기만 한 스토리. 엔딩곡 가사와 달리, 한 곡도 꽂히는 넘버가 없는 음악. 극중 역할 대비 재능이 좀 아까운 배우들. # 뮤지컬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모두를 만족시키고 싶다고 만든 이들이 말했다지만, 뮤지컬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바로 그 뮤지컬적 요소들의 약점이 많아서 뮤지컬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역시나 그닥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아서 그래서 모두에게 실패하기 쉬운 작품. # 미타니 코키, 연극만 쓰자^^ 뮤지컬은 음... 아니야...... ★★★ # 일본의 셰익스피어라 불리우는 최고 극작가의 유작이자 미완성 희곡으로 실제 극본은 다른 작가가 완성했다고 하던데 원안 작가의 이전 작품들을 보..

2016/brief comment 2016.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