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둥그렇게 둘러싼 객석 가운데에 의자 4개와 스툴 1개만이 놓여 있다.
이윽고 배우 3인이 들어와 자리에 앉고
그 중 한 명이 얘기를 시작한다.
2002년, 러시아에서 스페인으로 향하던 여객기 한 대가
독일 상공에서 화물기 한 대와 부딪혀 추락하는 사고가 벌어진다.
이로 인해 두 비행기에 타고 있던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다.
사고의 주 원인은 항공관제사의 실수로 밝혀지는데,
이 사고로 아내와 두 아이를 잃은 니콜라이 코슬로프는
관제사를 찾아가 그를 살해한다.
이 연극은 그 실제 사건에 관한 이야기다. 라고...
이 말을 듣자마자 머리와 가슴이 쿵 내려앉는다...
그리고 조명이 꺼지고 연극은 시작된다.
# 70분이라는 매우 짧은 러닝타임은
그러나 또한 무척 힘든 시간이었다.
참을 수 없는 슬픔에 먹먹해지고
참을 수 없는 눈물이 흘러내리고
참을 수 없는 안타까움에 진이 빠졌다.
# 한예종 출신의 연출 1명과 배우 3명이 공동작업으로 공연을 올리고 있는,
4년 전 인상깊게 보았던 '죽음과 소녀'(http://spriverk.tistory.com/601)를 만든
양손프로젝트의 신작이다.
'죽음과 소녀'와의 일관성도 발견된다.
사회에서 제대로 정의가 구현되지 않는 데에 대한 개인적 차원의 단죄...
책상, 의자로 최소화한 미니멀 무대 그리고 시공간을 만드는 조명...
# 이 연극이 초연된 영국에서는
피해자의 고통과 트라우마,
피해자와 가해자가 모호한 비극 등의 메시지가
보다 다양하고 냉정하게 읽혀졌을 것 같은데,
지금 이 곳 한국 무대에서는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닌, 그래서 더욱 사무침으로 다가온다.
사과하지 않는 데에 대한 분노...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데에 대한 분노...
# 눈앞이 깜깜해졌다...는 그를
난 이해하고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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