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퓰리처라는 인물에겐 두 가지의 정반대 이미지가 있다.
신문에 상업성과 오락성을 부여하기 시작하여
옐로우 저널리즘의 장본인으로 일컬어지는 반면,
생전에 자신이 만든 언론의 역기능에 대한 속죄의 의미로
컬럼비아 대학에 유산을 기부하여 그 기금으로
올바른 저널리스트들에 대해 시상하는 퓰리처상이 창설되었다.
이 작품은
옐로우 저널리즘이 한창이던 바로 그 시기 1899년,
퓰리처의 신문사 World(와 그 경쟁사 Journal)가
신문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아이들에게 받는 판매가격을 올리자
그 뉴시즈들이 연대하여 파업을 벌인 사건을 다룬 뮤지컬로,
2012년 토니상에서 음악상과 안무상을 수상한 신작이다.
특히 창의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군무로 호평을 받았었기에
이 작품이 한국에 들어온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에 안무가 궁금했었는데,
정작 안무가 중요한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을
대본과 음악만 사 오는 Non-Replica 방식으로 제작한 바람에
원작의 안무를 기대하지는 못하게 되었다.
오랜만에 춤이 많은 뮤지컬을 보게 되어 반가웠긴 했지만
한국에서 새롭게 짠 안무는 밋밋하고 단조로웠다.
안무의 시너지를 더욱 높여줄 수 있는 조명 디자인 또한 특별하지 않아
안무씬에 대한 아쉬움은 더욱 컸다.
이 작품에서의 앨런 멘켄의 음악도 의외로 그닥 인상적이진 않았다.
그리고, 트러스구조 3층 높이에서의 씬을 두어번이나
그것도 넘버 하나가 진행될 만큼 길게 운영한 건
좀 어이없기까지 한, 매우 단편적이고 현명하지 못한 무대 연출이었고
여기자 캐서린의 화려한 드레스 의상도 계속 거슬리는 지점이었다.
잭 켈리 역의 온주완은 첫 뮤지컬 무대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자연스럽고 안정된 퍼포먼스를 보여주어
이 공연이 발굴해 낸 가장 큰 수확으로 여겨졌고,
앙상블 뉴스보이들은 그 뜨거운 열정에는 큰 박수를 보내나
작품의 아우라를 만들어낼 만큼 크게 매력적이지는 않아
여러 모로 좀 아쉬웠다.
지극히 현실적인 소재를 디즈니 프로덕션에서
과연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의 답은
디즈니다운 디즈니 방식으로였다.
바로 디즈니 감성의 따뜻하고 경쾌한 파업투쟁가를 빚어낸 것이다.
이는 대중적인 거부감을 완화시켜 줄 수도 있는 반면
현실적인 설득력을 떨어뜨릴 수도 있는 양날의 검이다.
공연장에서 관객들의 반응을 보니 둘 다 모두 작용되고 있는 듯하다...
*2012 토니상 시상식 공연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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