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brief comment

Late Autumn

spring_river 2011. 3. 7. 16:23




이 영화 얘기는 사실 몇 년전에 서클 선배에게서 들었다.
태용이 오빠가 '만추'라는 영화 준비 중이라는
...
그옛날 원작은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기차 안에서 이루어지는데

지금은 서울-부산이라는 거리가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너무 짧아서
미국으로 그 배경을 바꿀 거라는...
단순히 지인이라서가 아니라

태용이 오빠의 영화에 대한 선호, 믿음, 기대가 있었기에
사실 차기작 얘기를 들은 순간부터 그 영화가 기다려졌다.
그리고 이어지는 탕웨이, 현빈 캐스팅 소식에 기대감은 더해졌다
.
탕웨이라니
...
부산영화제에서의 호평 소식에 극장 개봉 시기를 기다렸건만
,
작년 가을에 개봉했어야 마땅한 영화가

작품성 대비 대중성이 약하다는 배급사의 판단 때문에 개봉시기가 계속 늦춰졌고,
때마침 '시크릿 가든' 드라마 흥행 및 인기 절정의 현빈 군입대 등의 호기로 인해

이젠 배급사 비딩이 붙었다는 소문까지... (결과를 보니 배급사가 바뀌었다...)
그렇게 이 영화는 꼬박 네 계절이 지나 늦겨울이 되어서야

뒤늦게 그리고 힘겹게 그 베일을 벗게 되었다
.

시애틀
_
내가 좋아하는 미드 '그레이 아나토미'의 배경 도시
...
그런데 재작년말 업계 지인의 얘기를 듣고, 단순히 떠오르던 이미지가 좀 바뀌긴 했었다
.
햇빛 반짝하는 날이 손꼽을 정도로

계속 비가 오거나 안개가 끼어 있는 그 도시의 날씨 덕분에
자신의 우울증이 더욱 심해져서 결국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는 ...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시애틀은

비와 안개의 도시 분위기가 뒹구는 낙엽 없이도 늦가을의 풍경을 만들어 주고 있었다.
그리고 미국으로 대표되는 화려함이 거의 느껴지지 않은
 
변두리 소도시 같은 촬영 배경들 역시 그 스산함을 효과적으로 더해 주었다
.
이 영화는

특히 탕웨이의 얼굴에서 도무지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그녀의 무표정 속의 미묘하게 비치는 여러 표정들

그리고 그 찰나 찰나에서 읽히는 그녀의 마음
...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탕웨이의 탁월한 연기력과 김태용 감독의 연출력
!

만추 뒤에 찾아오는 그들의 계절은 무엇일까
...
꼭 늦겨울에 이 영화를 보아서가 아니라

두 사람이 서로 다시 만나지 않더라도
이젠 그들 앞에는 꽁꽁 가두었던 얼음이 풀리기 시작하는 봄이 기다리고 있을 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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