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brief comment

Moby Dick

spring_river 2011. 7. 29. 17:04



액터-뮤지션 뮤지컬은 
배우가 노래, , 연기 뿐만 아니라 음악까지 연주하는 것으로,
연주가 단순히 소재가 아닌
 극의 표현방식으로 펼쳐지는 형식의 뮤지컬이다.
2000
년대 중반 존 도일이
 '컴퍼니', '스위티 토드' 액터-뮤지션 형식으로 연출하여
토니상 수상 등 호평을 받았다.
예전에 뉴욕에서
 그 '스위티 토드' 액터-뮤지션 공연을 직접 본 적이 있었다.
굉장히 Unique한 경험이었던
 기억이 난다.

오랫동안 함께 일을 해 왔던
, 제작감독이자 뮤지컬 평론가로 활동해 온
조용신 감독의 첫 작품 '모비딕'
아마 우리나라에서 액터-뮤지션 형식의 첫 뮤지컬일 듯...
조용신 감독은 이 작품에서 대본과 작사 그리고 연출을 맡았다
.

본인이 '독립 뮤지컬'이라 일컬었듯 대규모 외부 자본 투자 없이

인큐베이팅 파트너들과 창작자들을 중심으로 제작이 되었으니
실상 프로듀싱까지 맡은 셈이다
.
이전에 몇 번 만나뵈었을 때에 공연에 대한 이런저런 걱정 이야기들을 들었던지라

기대 반 우려 반의 심정으로 공연을 보았는데,
공연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다
.
브로드웨이는 악기 연주에 대한 기본기가 있는 뮤지컬 배우들을 대상으로

액터-뮤지션 뮤지컬의 캐스팅이 진행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그러한 성격의 기본 pool이 미천한지라

거꾸로 클래식 아티스트들 중에 뮤지컬을 할 만한 자질이 있는 이들이 캐스팅된 관계로
이들의 연기와 노래에 대한 우려가 사실 적지 않았었는데,
약간의 아쉬움은 물론 있지만 그들의 도전은 만족할 만한 퍼포먼스였다
.
특히 팝 피아니스트 신지호와 집시 바이올리니스트 이일근은
 
수려한 외모와 스타일에 뛰어난 연주실력과 캐릭터 몰입도를 보여 매우 인상적이었다
.
공개 형식의 리딩 - 워크샵 공연 - 트라이아웃을 거쳐
 
그동안의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꾸준히 수정하고 보완해서인지

전체적인 공연의 밀도도 꽤 높았다.
캐릭터와 악기의 조합 및 그 형상화는 매우 탁월했다고 생각된다
.
관찰자로서의 역할인 이스마엘은 다른 이들의 반주를 하면서도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는 피아노로,
작살잡이 퀴퀘그는 활과 악기 특유의 날카로운 음색이
 
작살과 그의 자유로운 영혼을 반영하는 바이올린으로
,
에이헙 선장은 그의 의족을 형상화하는 첼로로
,
플라스크 항해사는 수다스럽고 마초적인 성격을 보여주는 트럼펫과 색소폰으로
,
모비딕은 바다 밑의 거대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콘트라베이스로
...
이들의 악기는 음악을 연주하는 악기 뿐만 아니라 캐릭터로 잘 녹아들어 있었다
.
이 공연을 위해 창작된 음악 역시

귀에 꽂히는 넘버가 없어 아쉬웠지만 전반적으로 매우 우수했다.
그리고 배우들이 직접 연주를 하니 극과 음악의 융합도가 훨씬 농밀했다
.
2
시간동안 정말

객석에 앉아있는 나 역시 피쿼드 호에 그들과 같이 승선하여
모비딕을 찾기 위한 그들의 항해에 직접 함께 한 느낌이다...
무대와 객석의 소통이 이만큼 이루어졌다면

모비딕의 첫 항해는 충분히 성공적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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