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44

Matthew Bourne's Romeo + Juliet

★★★☆# 세 시즌에 걸쳐 관람한 '백조의 호수'   그리고 '가위손'과 '잠자는 숲속의 미녀'에 이어   Matthew Bourne의 작품으로는 네 번째 보는 작품이다.# 그는 밀레니얼 세대들을 위한 로미오와 줄리엣을 탄생시켜   또 하나의 R & J 변주를 만들어냈다.   이 작품은 베로나 인스티튜트라는 한 공간에서 펼쳐지는데   그 음악이 특히 유명하기도 한,   원작에서 무도회 씬 중 두 가문의 대립을 표현하는 '기사들의 춤'은   강제로 노동(공부)을 수행하는 군무 그리고   유일한 남녀 조우의 공간 사교댄스파티의 군무로 바뀌어   억압받는 공간의 이미지와    자유를 갈망하는 이미지 모두를 표현해 냈다.   원작의 우아한 '발코니 파드되'는    이 작품에서는 첫사랑의 격정으로 바뀌었다.   ..

2024/brief comment 2024.05.27

The Last Return

★★★★# 우수한 극본과 좋은 연출이 잘 어우러진 블랙 코미디였다.   신문보는 남자 역의 정승길 배우와   우산 든 여자 역의 최희진 배우가 극의 중심을 잘 잡았다.   극이 진행되는 동안, 나는 머릿속으로   이런 결말을 예상하였다.   마지막 회차의 저 공연이 갑자기 취소되어   결국 아무도 공연을 보지 못하게 되고,     마지막 취소티켓을 차지하려는 저 다툼이 무색해지고,   나 뿐만 아니라 다들 보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오히려 이제 동등하다 여기는 그런 결말 아닐까 하고...   그런데 극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렀다^^   오랜만의, 거의 1년만의 연극 관람인데   머리와 가슴에 자극을 주는 작품을 만나 반갑고 좋은~   한편으로는 '대기'라는 것에 대해    나 역시 뼈아픈 ..

2024/brief comment 2024.05.20

뒤늦게 올리는×2, 작년 겨울 여행_인제

작년 12월초, 그루가 하루 외출을 받았을 때토요일 오전에 만나 영화 '서울의 봄'을 보고 오후나절을 같이 시간 보낸 뒤저녁 먹여 부대에 들여 보내고,우리 부부는 하루 묵고 다음날 인제 자작나무숲을 갔었다.그날의 사진들 뒤늦게 포스팅...  그리고 다음날 아침_자작나무숲은다른 곳에서 거의 보지 못했던 다소 이국적인 풍경을 품은 곳이었다.눈이 오지 않은 날이었지만 마치 눈 내린 듯 하얗게 빛났다.

2024/photo essay 2024.05.14

작년 여름 휴가_4일차_삼척

애국가 장면처럼 해뜨는 촛대바위 풍경을 보고 싶어동트기 전 일어나 다시 추암해변으로 왔는데해돋이 보기 쉽지 않네...한참을 기다렸지만 오늘도 실패.사흘동안 첫째날 성공한 걸로 위안해야...   오늘은 이번 여행의 마지막 루트로, 삼척 이사부길을 걷기로 했다.날씨예보를 보니 아침부터 무더울 것으로 예상되어해돋는 시각에 일어난 김에 그냥 새벽 아침에 걷기로 했다.동해 추암해변에서 삼척 이사부광장까지 편도 6km 약 1시간반 거리를 중간에 쏠비치 산토리니광장도 들르고여기저기 사진찍으며 걷느라 우리는 새벽 6시부터 아침 9시까지 3시간 걸렸다^^8시 넘어 해가 어느 정도 올라오니 바로 더워져서선선한 새벽공기 속에 걸은 게 정말 잘한 결정이었다~     새벽이라 아무도 없는,삼척 쏠비치리조트 옥상의 산토리니광장 ..

2024/photo essay 2024.05.14

작년 여름 휴가_3일차_동해

어제의 해돋이에 감동하여오늘도 멋진 일출을 기대하며새벽에 일어나 숙소 바로앞 해변으로 나갔는데잔뜩 흐리고 비까지 내려서인지 오늘은 실패...일출시각 지나 그냥 환히 밝아지는 하늘과 바다를 한참 바라보다가 그냥 돌아온.      두어 시간 정도 더 자고 일어나 이제 완전한 아침.바깥은 본격적으로 비가 내리고...어제 밤에 와서 제대로 못 돌아본 숙소 이곳저곳과바로 앞 망상해변을 잠시 구경~            맛집 대기를 거쳐 아점으로 초당쫄면순두부를 먹고동해 도째비골로 향했다.시작지점에 있는 해랑전망대를 걷고~ 다행히 비는 거의 그치고,본격적으로 도째비골 스카리밸리를 향해 출발.                                       30분 정도 더 차를 달려 도착한 추암해변.먼저, 오션뷰카..

2024/photo essay 2024.05.14

작년 여름 휴가_2일차_강릉

안목해변가의 호텔을 예약하여일출시간에 맞춰 일어나 베란다에서 해 뜨는 장관을 보았다.정말 감동적이었다!일출 퍼레이드~        다시 자고 일어나 본, 아침의 초록 바다... 몇년 전에 갔었던 장칼국수 맛집 '벌집' 재방문~이전 방문 시에 갔던 사천점, 경포호수점에 이어이번엔 테라로사 다른 지점에 가 보자 하여테라로사 커피공장 강릉본점으로.        오늘의 숙소인 동해로 내려가는 길에정동진 썬크루즈리조트에 재방문.예전에 왔을 때 없었던 새로운 포토스팟도 생겼고다음에 오면 해변산책로도 개통해 있을 것 같다.                    동해 망상해변에 도착하여해변가 횟집에서 파도소리 들으며 회와 술 한잔~ 오늘의 숙소, 망상해변 한옥촌의 밤풍경.

2024/photo essay 2024.05.14

뒤늦게 올리는, 작년 여름 휴가_1일차_다시 강릉

작년 8월말 강릉, 동해, 삼척으로 떠났던 여름 휴가 기록을 뒤늦게 올리는...아직 여행의 감흥이 사라지지 않은 상태에서 바로 포스팅해야 하는데너무 오랜만에 사진을 받아 올리려니 1년전 기억이 거의 사라졌다ㅜㅜ정말 기록 차원에서 올리기^^이번, 아니 작년 여름 휴가는 자주 갔던 속초 등 강릉 위쪽이 아니라 강릉 아래쪽 라인으로 가 보기로 하고강릉 > 동해으로 컴팩트하게 2박3일을 계획했다...가삼척까지 해서 마지막날 하루 더 있기로 결정하고 3박4일을 보냈다.강릉 시내의 대표적 명소들은 이전에 가 봤기에이번엔 강릉 약간 외곽에 위치한 '소금강계곡'을 가기로 했다.빼어난 산세가 금강산을 축소한 것 같다고 하여율곡이 '소금강'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 곳엔율곡이 1569년 여기를 탐방하고 남긴 기록을 바탕으로'..

2024/photo essay 2024.05.14

정영선 Exhibition

"조경은 땅에 쓰는 한 편의 시가 될 수 있고 깊은 울림을 줄 수 있습니다.  하늘의 무지개를 바라보면 가슴이 뛰듯,  우리가 섬세히 손질하고 쓰다듬고 가꾸는 정원들이  모든 이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고 치유와 회복의 순간이 되길 바랍니다."  -정영선 어린이날 연휴 월요일에1세대 조경가이자 여성 1호 국토개발기술사로 알려진 정영선 기획전에 다녀왔다.반세기에 걸쳐 진행된 그녀의 작업 궤적(우리나라의 역사이기도 한...)이사진과 설계도, Mock-up 들로 전시되어 있었다.이분이 조경에 참여한 명소들이 무척 많아서 놀랐는데,선유도공원처럼 너무 좋아했던 곳들이 바로 이분의 손길이 닿은 거였구나알게 되어 한결 친근하게 느껴지기도 했고예술의전당처럼 그동안 셀 수 없을 만큼 그렇게 드나들면서도원래 그러했던 곳에 ..

2024/brief comment 2024.05.07

Fabio Biondi

★★★☆# 파가니니는 바이올린의 전설로 유명하지만 기타 곡들도 많이 남겼는데   바이올린의 기교를 연구하고 작곡하는 데 기타가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이번 공연은 바로크 바이올린의 거장으로 불리우는 파비오 비온디와   잔자코도 피나르디의 기타가 협연하는 무대.그리고, 세 번의 앙코르 곡_Paganini: Sonata No. 12 in e minor, Op. 3Paganini: Sonata No. 7 in a minor, Op. 3, II. WalzerVivaldi: Concerto for Violin and Strings in f minor, Op. 8, RV. 297 "L'inverno" - II. Largo1부와 2부 모두 두번째 곡이 개인적으로는 가장 좋았다.바이올린을 마치 기타처럼 ..

2024/brief comment 2024.05.07

The Hidden Force_ ITA Live

★★★☆ # Ivo Van Hove의 연출작이라는 것 하나로 믿고 선택한~ 역시 그만의 연출 스타일이 있고 또 출중하다. # 1900년대 네덜란드의 식민지령 인도네시아에서 일어나는 두 문화의 갈등과 충돌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원주민들의 오랜 전통과 문화를 무시한 네덜란드인들이 보이지 않는 힘을 깨닫고 몰락해가는 모습을 통해 인간의 의지와 지성의 한계, 위선과 오만을 비판하고 있다. # 비, 드라이아이스, 바람 등을 통해 자바섬의 습기 가득한 열대기후를 구현한 무대 미장센이 뛰어났고 피아노와 전통악기의 라이브 연주는 극의 독특한 분위기와 긴장감을 조성하는 데에 한몫을 했다.

2024/brief comment 2024.04.19

Evil does not exist

★★★☆ # 계속 무언가에 집중할 게 필요해서... 마침 전작의 좋았던 기억에 스크린에서 내리기 전 급히 예매해서 본 영화. 오래 지속되었던 코로나 시기에 이 사태를 분명히 놓치지 않을 많은 문화예술 창작자들이 과연 어떤 작품들을 만들어낼까 궁금했었다. 코로나 시기에 쓴 한국 소설들은 벌써 나오기 시작했고, 몇 편 봤었다. 이 영화를 보며 차세대 일본영화의 거장이라 불리우는 이는 이러한 작품을 떠올리고 만들어냈구나 생각한... # 이 영화의 주인공은 자연이 아닐까 싶을 만큼 독특한 카메라워크에 담긴 자연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 이제껏 본 영화들 중에 가장 어리둥절하게 한 영화 엔딩이 아닐까 싶다. 거의 수수께끼 같은... 영화는 갑작스럽게 끝이 나고 관객은 의문을 품은 채 숲속에 남겨지는... # 글램..

2024/brief comment 2024.04.08

Freiburg Baroque Orchestra 'St. Matthew Passion'

★★★★☆ # 올해 LG아트센터 기획공연 예매한 7개 작품 중 첫번째 공연. 3시간짜리 대곡이라 예습을 좀 하고 갔어야 했는데 시간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그럴 여유가 없어서 그냥 갔더니 역시나 좀더 알고 들었으면 감동이 더욱 컸을 텐데 하는 개인적 아쉬움... # 성주간과 부활절이 일주일 지난 뒤에 듣는 '마태 수난곡'. 우리 둘 다 올해는 주님수난성지주일 미사의 해설과 독서를 했던지라 수난복음이 한층 생생한...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는 현대 악기가 아닌 당대에 사용하던 악기로 원전 연주를 하는 단체로, 확실히 악기 소리들이 부드럽고 말 그대로 고색창연했으며 바로크 음악을 상징한다는 하프시코드, 비올라 다 감바를 비롯해 현대 악기와 다른 악기들을 보고 듣는 독특한 경험을 선사했다. '프란체스코 코르..

2024/brief comment 2024.04.08

Past Lives

★★★☆ # 영화 소개 TV 프로그램에서 접하고는 흥미가 줄어들었었는데 영화는 생각보다 오히려 괜찮았다. # '인연'은 Providence or Fate로 쉽게 치환되지는 않는 단어다. 궁금해하고 기대하고 의문을 갖고 체념하고 확신하고 키워가고... 한 단어에 이토록 쌍방향 아니 네방향의 여러 감정들을 모조리 담고 있는 독특한 이 한국적 정서를 글로벌 스크린에 내건 감독의 재기가 치하할 만했다. # "당신이 내가 이해 못 하는 말로 꿈꾸는 게, 당신 마음 속에 내가 가지 못하는 장소가 있다는 사실이 두려워." 라고 말하던 여주인공의 남편이 안쓰럽기도... "이것도 전생이라면 우리의 다음 생에서는 벌써 서로에게 다른 인연인 게 아닐까. …… 그때 보자." 이 영화는 남자의 이 마지막 인사와 남자를 보낸 여..

2024/brief comment 2024.03.18

Poor Things

★★★★☆ #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작품은 역시 이번에도 기대를 넘어선다. 대단하고 매혹적인 영화를 만들어냈다. Great Thing!!! # 며칠 뒤 열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 프로덕션 디자인, 의상 디자인은 무조건 받겠고 작품상, 감독상, 남우조연, 각색상, 음악상도 Oppenheimer와 견주어 볼 만하겠다 생각되었는데, 역시 Emma Stone과 디자인 부문들이 수상했네. # 매번 만족스러운 멋진 작품들을 만들어 주고 있는 영화감독이 있다는 것도 참 즐거운 일이다~

2024/brief comment 2024.03.11

The Last Five Years

★★★☆ # 15년전 그러니까 2009년에 이 작품의 재연을 봤었고 너무 좋았었다. 이 작품은 음악이 매우 아름다운데 또 쉽지 않아서 이 넘버들을 잘 소화할 수 있는 뛰어난 가창력이 필요하고 극본의 섬세한 결을 잘 살릴 수 있는 연기력도 필요하다. 첫번째로 관람했던 그 공연의 기억이 너무 좋아서 그리고 이번 프로덕션의 캐스팅이 보여줄 모습도 기대가 되어서 15년만에 이 공연을 다시 찾았다. 15년 전의 공연 후기는... https://spriverk.tistory.com/410 # 공연이 끝나고 머릿속으로 많은 생각이 마구 스쳐갔다. 음… 뭐지? 뭐지! 작품이 달라 보인다면 정말 그 작품이 변화를 겪었거나 그것을 보는 사람의 눈이 변했기 때문이다. 전자인지 후자인지 헷갈렸다. 내가 이전보다 15살 더 나..

2024/brief comment 2024.02.29

Routine

루틴이 버거워졌다. 언제부터인가 귀찮아졌다. 대략 세어보니 평일의 경우 약 열다섯개의 루틴을 유지하고 있었다. 괜한 저항감인지 이유있는 게으름인지 최근 그 루틴을 하나씩 하나씩 놓고 있었다. 그랬더니 홀가분해지기는커녕 해야할 일을 못한 듯한 미적지근함이 숙제처럼 짐처럼 빚처럼 은근히 계속 쌓여 갔다. 루틴이 날 지배하는 듯해 기껏 거슬렀더니 오히려 루틴의 부재가 짓누르다니... 이제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야 하나…… 루틴이 그리워질 때도 있다. 주말이 끝나가는 일요일 밤이면 늘 집에 전화걸어 엄마아빠한테 안부전화를 했다. 1주일에 겨우 한번 딸 목소리를 들려주는... 근데 이제 아빠 목소리를 매주 듣는 루틴이 사라졌다는 걸 깨닫고 불현듯 마음이 탁 가라앉았다. 그리고 갑자기 아빠 목소리가 무지 듣고 싶어졌..

2024/monologue 2024.02.24

2024 四旬節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2024년 사순 시기 담화] 하느님께서는 광야를 통해 우리를 자유로 이끄십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계시하실 때 언제나 다음과 같은 자유의 메시지를 주십니다. “나는 너를 이집트 땅 종살이하던 집에서 이끌어 낸 주 너의 하느님이다”(탈출 20,2). 이는 시나이산에서 모세가 받은 십계명의 첫 말씀입니다. 이 말씀을 듣는 이들은 하느님께서 말씀하시는 탈출(exodus)이 무엇인지 매우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여전히 자신들이 겪은 속박에 무겁게 짓눌려 있던 것입니다. 광야에서 그들은 자유로 이르는 길인 ‘열 마디 말씀’을 받았습니다. 당신의 백성을 형성하시는 하느님 사랑의 힘을 강조하고자, 우리는 이 말씀을 ‘계명’이라고 부릅니다. 자유로의 부르심은 힘든 ..

2024/quotation 2024.02.19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 장욱진 회고전

덕수궁 미술관에 장욱진 전시를 보러 가는 길에 마침 그 인근이라 예전부터 한번 가 보고 싶었던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을 먼저 찾았다. 지상은 공원으로, 그리고 기념관 건축은 지하로 조성한 것이 9.11 Memorial도 잠시 생각나면서 그 의미나 정서가 맘에 들었다. 그리고 건축 내외부를 돌아보면서 든 생각은 전체적으로도 세부적으로도 공간 연출의 철학이 참 좋았다. 특히 하늘광장 그리고 하늘길, 콘솔레이션홀... 상설전시관이 전시 정비로 휴관 중이라 못 봐서인지 성지순례보다는 좋은 미술관에 온 듯한 느낌이었는데 나중에 집에 와서 박물관 안내서를 보니 못 본 게 너무 많다. 지상 공원은 그냥 시민공원 성격으로 생각하여 다음 전시 때문에 시간도 넉넉치 않고 해서 제대로 돌아보지 않고 바로 지하 박물관으로 향했..

2024/brief comment 2024.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