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brief comment 37

어른에 대한...

'나의 아저씨' 정말 최고다!!! 연출에 대한 믿음 하나로 선택했는데연출은 물론 각본, 배우들 모두 다 훌륭했다. 매회 가슴이 아렸고 (대부분은 사족같은) 마지막회마저 이번엔 통곡하며 떠나보내다... 영화 '아저씨'가 아저씨라는 단어의 뉘앙스를 바꾼 첫 케이스였다면 드라마 '나의 아저씨'는 아저씨의 존재를 질적으로 고양시킨 두번째, 아니 또다른 첫 케이스다. 어른이 된다는 것에 대하여... 어른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하여...

2018/brief comment 2018.05.17

Avengers : Infinity War

★★★ # 이런 류의 영화를 원래 거의 잘 안 봐 왔고 좋아하지 않는다. 이번 연휴에 어찌하다보니 보게 되었다. 두서너 개의 캐릭터 외에는 누가 누군지도 잘 모르고 그냥 타노스와 싸우니 이쪽 편이려니 하면서 봤다. # 연휴 시작 직전에 회사 일로 폭탄을 맞아 계속 머릿속이 복잡하고 개운하지 않았었는데 뭐... 어쨌든 스트레스 해소 효과는 인정~ 근데 다음 편이 나오면 타노스가 궁금해서라도 보게 될 듯^^

2018/brief comment 2018.05.08

Electra

★★☆ # 한태숙 연출을 기대하고 선택했던 공연이었는데 이제껏 봐 온 그녀의 작품들 중 가장 별로였다... 게다가 고전을 현대극으로 너무나 훌륭하게 변모시킨 NT Live 'Yerma'를 본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더욱 그러했다.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기는 좀 그러하지만, 이 작품은 연출과 각색 모두 안이하고 실망스러웠다. 쟁쟁한 배우들의 연기 또한 무대와 합일되지 못하고 겉돌았다. (서이숙 배우의 존재감은 인상적이었다.) # 뻔하게 갇혀 있지 않은 다른 버전의 Electra를 만나고 싶다...

2018/brief comment 2018.05.03

Amadeus

★★★ # 동일한 작가가 집필한 동명의 영화를 본 이들은 이 작품의 줄거리를 이미 너무 잘 알고 있다. (영화를 보지 않은 이들이라도 워낙 널리 알려진 소재라 어느 정도는 알고 있으리라...) 게다가 기억력이 별로 좋지 않은 사람일지라도 이 영화 속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배우의 모습은 웬만해서 잊을 수 없다. 자, 이러한 상황에서 이 작품이 연극으로 올려지는 무대에 대해 어떤 것을 기대할 수 있을까... 이 공연을 보고나서 느낀 맹숭맹숭함의 원인을 그 답에서 찾을 수 있을까...... # 익히 알고 있는 줄거리에다가 살리에리의 독백과 방백이 지나치게 설명적이어서 재미도 반감되고 지루할 수 있는 요소가 크다. 메인 배우들 또한 캐릭터들을 매우 잘 소화해도 어떤 경지가 읽힐 만큼 훌륭하거나 또는 놀랍게 독창적..

2018/brief comment 2018.04.12

Bosch Dreams

★★★☆ # 초현실적이라는 공통분모로 멋지게 만난 히에로니무스 보스와 아트 서커스! 그의 대표작 '쾌락의 정원'이 회화와 비디오 아트, 그리고 무대세트로 절묘하게 전환되는 가운데 후대에 그의 영향을 받은 살바도르 달리와 짐 모리슨도 등장하고 아크로바틱 퍼포머들이 그들과 함께 아름다움을 발산한다. 보스의 빨간 열매와 함께 하는 여정은 다소 느슨했고 아트 서커스의 빈도도 그리 많지는 않아 기대했던 바와는 약간 달랐지만 그의 작품세계를 독특하고 강렬하게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 보스 서거 5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기획된 작품으로 캐나다의 서커스 그룹 '세븐 핑거스'와 덴마크의 극단 '리퍼블리크 씨어터'가 공동제작하였다. 마침 이날 공연이 100회를 맞이한 회차여서 공연 후 다함께 단체컷 촬영하기도~

2018/brief comment 2018.04.09

Rosencrantz & Guildenstern Are Dead_ NT Live

★★★☆ # 작가지망생으로 참가했던 한 세미나 과제물로 제출한 'Rosencrantz & Guildenstern Are Dead'는 'Hamlet'에서 옛 친구로 잠깐잠깐 등장하는 단역 캐릭터 둘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희비극으로 이 초기작을 통해 이브닝스탠더드상, 토니상 수상의 성공을 거두며 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또 그는 약 30년 후 'Romeo & Juliet'을 집필하는 Shakespeare를 모티브로 한 영화 시나리오 'Shakespeare In Love'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하기에 이르렀다. 이 정도면 극작가 Tom Stoppard는 셰익스피어와 보통 인연은 아니다... # 'Hamlet'에서 이 친구 둘의 이름을 기억하는 이는 거의 없다. 막상 이 작품 'Rosencrantz & Gui..

2018/brief comment 2018.04.02

Swan Lake by Michael Keegan-Dolan

★★★☆ # 아버지의 부재와 어머니의 권위 아래 놓인 아들, 평범한 인간이 백조로 변하게 된 저주의 주문, 흑조의 존재. 바로 Swan Lake가 가진 이 기본 요소들은 창작자들이 상상력을 펼치기에 매우 매력적인 조건을 지닌 듯하다. 다양한 모습으로 끝없이 변주되는 그 생명력과 진화력이 이를 증명해 준다. # 고전을 현대적으로 재창조하는 데에 남다른 장점을 지녔다고 하는 마이클 키간-돌란의 Swan Lake는 현대무용과 연극, 음악이 융합되어 있는 무용극이다. Swan Lake의 기본 골격에 계모가 아이들을 백조로 만들었다는 아일랜드의 전설과 최근 실제 아일랜드에서 공권력에 희생된 청년의 실화를 녹여내어 또 하나의 새로운 Swan Lake 버전을 탄생시켰다. 3인의 현악 밴드가 연주하는 아일랜드스러운 음..

2018/brief comment 2018.04.02

Yerma_ NT Live

★★★★ # Simon Stone의 각색과 연출은 탁월했다. Lorca의 고전 비극을 현대의 런던으로 무대를 옮겨 훌륭하게 잘 변모시켰다. 총 6장의 여러 챕터로 구성된 이 공연은 각 챕터마다 때(그리고 앞선 챕터 대비 흐른 시간)와 함축 주제어가 스크린으로 흐르면서 시작되고 한창 상황이 벌어지는 가운데 갑작스레 뚝 끊기면서 암전되며 끝이 나고 다음 챕터로 이어진다. 영상적인 기법과 거리두기가 느껴지면서도 반면에 그 챕터 사이의 시간들이 어떠하게 흘러갔을지 순간적으로 자연스레 상상된다. 하여 이 극은 수년간의 세월이 100분으로 압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세월이 온전히 다 느껴질 만큼 집중력과 임팩트를 동시에 선사하는 등 연출기법이 파격적이면서도 효과적이었다. # Billie Piper의 연기는 압도..

2018/brief comment 2018.03.29

Three Billboards

★★★★☆ # 보고 싶은 영화의 경우 영화를 보기 전 되도록이면 사전 정보를 접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편이다. 근데 이 영화의 경우 아카데미 수상 관련 뉴스를 보다가 남우조연상 배우 언급한 부분을 어쩔 수 없이 보게 되었는데 선한 경찰인 줄 알았던 이가 선한 게 아니었고 악한 경찰인 줄 알았던 이가 악한 게 아니었다는 그런 반전이 있다는... 하여 영화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그 사전정보에 의한 선입견이 꽤 방해가 되고 말았다. 서장이 나올 때마다 저 사람은 나중에 뒤통수를 치는 이중성이 있는 건가? 하면서 보게 되었고 딕슨 경찰이 나올 때마다 저 사람은 저러다가 나중에 바뀌게 된다는 거지? 하면서 보게 되었고...... 근데 더욱 나빴던 건, 알고보니 서장에 대한 언급은 완전 잘못된 정보였다는ㅜㅜ 사전정..

2018/brief comment 2018.03.19

Phantom Thread

★★★☆ # 연출, 연기, 의상, 음악이 매우 깊고 우아했던 영화. # 근데 개인적으로는, 사랑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집착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데다가 천재적 아티스트의 예술이 방해받는 것도 썩 마땅치 않아 하는지라 뮤즈이자 연인의 그 주도적 캐릭터에도 불구하고 그녀에게는 크게 공감되지는 않는... # 영화를 보고 난 후 읽은 이동진 영화평은 인상적인 부분이 꽤 있었다. 엄마에 대한 애증과 두 웨딩드레스의 결과에 대한 해석도 그렇고 分有와 專有, 강함과 약함, 삶과 죽음을 둘러싼 두 사람의 관계성도 그렇고... #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은퇴작이라는 것도 나중에서야 알았다. 이렇게 멋진 그의 연기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니 아쉬운... 이 감독와 배우의 전작 'There Will Be Blood'를 꼭 찾아..

2018/brief comment 2018.03.12

The Shape of Water

★★★★☆ # 한마디로 너무 아름다운 영화! 극본도 연출도 연기도 세트디자인도 촬영도 음악도... 사랑에 대한 영화로 손꼽히게 될 명작이다, 정말. 그리고 샐리 호킨스는 (전작들에 이어) 외적으로는 뭔가 결핍되어 있으면서 내적으로는 강한 아름다움을 발하는 캐릭터에 매우 탁월한 탤런트를 지닌 듯하다. # 'You'll Never Know'를 다시 듣고 싶다.

2018/brief comment 2018.02.26

Billy Elliot

★★★★ # 오랜만에 다시 만난 Billy Elliot, 반갑고 여전히 좋다! # 이 작품의 'Solidarity' 씬은 볼 때마다 느끼지만 진짜 잘 만들었다. # 이번 프로덕션의 Billy들이 전반적으로 초연 때의 Billy들보다 솔직히 좀 덜 잘 하긴 하다. 내가 본 공연의 캐스팅이었던 우진 Billy도 잘 하긴 했지만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마침 그날 밤 인터넷뉴스로 뒤늦게 본 뉴스룸 문구가 인상적이었는데 이 작품은 어쩌면 그 표현이 들어맞는 공연이다. 책 「라틴어수업」에 따르면 라틴어 수업의 성적 구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최우등. 우수, 우등. 잘했음. 성적을 구분함에 있어 잘했음보다 아래의 표현은 없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남보다' 잘 하는 것이 아니라 '전보다' 잘 하는 것..

2018/brief comment 2018.02.21

Anna Karenina

★★★ # 혹평의 포인트들이 너무 확실해서 그건 이미 감안하고 있었고 다만, 러시아 공연의 크리에이티브팀이 그대로 참여한 프로덕션이라 그게 궁금해서 본 거였는데 확실히 이제껏 봐 온 공연들과는 그 결이 달랐다. 무엇보다도 발레 베이스의 안무를 요즘의 작품들에서 거의 본 적이 없는 지라 군무를 보는 재미가 제대로 느껴졌다. 발레 요소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모든 안무가 잘 짜여져 있어서 이젠 별다른 특색을 느낄 수 없는 한국 공연의 안무들과는 확연히 대비가 되었다. 무대 뒷면과 LED 패널들을 장착한 구조물들을 통해 영상과 함께 여러 공간들을 자연스럽게 만들어내는 무대디자인과 그 운용도 훌륭했고 조명 디자인도 인상적이었다. # 다른 경우에서도 종종 보아왔듯이 방대한 원작을 2~3시간으로 압축하는 것 자체가..

2018/brief comment 2018.02.05

Coco

★★★☆ # 사후세계에 대한 유쾌한 터치가 인상적이었고 죽은 자는 산 자들이 잊으면 완전히 사라진다는 발상도 유니크했다. # 영화를 보면서 두 가지 딴 생각이 들었는데, 앞으로 제사를 지낼 때에 더 성심껏 지내야겠다는 것 그리고 저 너머 세계의 해돋이쇼 씬을 보면서 문득 사후세계가 만약 저런 모습이라면 마이클 잭슨은 지금도 신나게 공연을 하고 있을까... 그 쪽의 공연에는 마이클 잭슨, 프레디 머큐리 막 이런 사람들이 나오겠구나 싶은...

2018/brief comment 2018.01.22

Hamlet : alive

★★★ # 한국의 연극, 영국의 연극, 체코산 라이선스 뮤지컬, 프랑스 오페라 등 꽤 여러 장르로 다양하게 'Hamlet'을 접해본 경험에 의거한 나의 의견은, 이 작품은 무엇보다도 햄릿 역의 배우가 매우 탁월하게 연기를 잘 해야 한다. 정말 그래야 한다...... # 오스몬드 연출이 궁금해서 본 거였는데 연출은 생각보다 평이했고 무대와 조명의 디자인과 운용이 인상적이었다. 음악은 다소 어려운 화성에, 여타 창작뮤지컬들의 그것과 좀 다른 결이긴 한데 각각의 만듦새와 그 배치가 꽤 세심하고 충실한 솜씨였다. # 그러나 이 공연은 각색된 대본도, 창작한 음악도, 배우도 그 어느 것도 무대를 지배하지 않았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공연에 집중하게 하는 힘이 약했고 적지 않게 지루했다. 제목에 alive를 붙였지만..

2018/brief comment 2018.01.19

Sister Act

★★★ # 프로덕션은 So So... 캐스트들은 주연 둘을 제외하고는 그닥 만족스럽지 않은... 부담없이 신나게 즐길 수 있는 공연으로는 적당한... # 영화를 보지 않은 이들에게도 친숙한 동명의 영화 속 노래 'Oh! Happy Day'와 'I'll Follow Him'이 뮤지컬의 씬들에서도 쓰일 수 있었다면 훨씬 더 신나는 공연이 되었을 듯하여 아쉬운... # 원래 업계에서 재기있는 자막번역가가 작업한 데다가 당시 총파업으로 오랫동안 방송이 중단되었던 예능프로그램 작가의 윤색이 힘을 발하여 자막이 공연을 관객들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가게 하며 열일한...

2018/brief comment 2018.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