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대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독특하고 재미있었던 영화_
하나하나 지극히 현실적인 사실감이 가득했던
퍼펫 애니메이션 연출도 인상적이었고,
담고자 하는 메시지들도 의미있었다.
키워드 하나. 프레골리(fregoli)
극본을 쓴 찰리 카우프만은
'프레골리 증후군(Fregoli delusion)'에서
이 영화의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다.
유명 변장배우의 이름을 딴 이 증후군은
여러 사람들이 실제로는 동일인이며
끊임없이 변장을 하는 것이라고 믿는 망상이다.
영화 초반에는 이해하지 못하고 잠깐 의아해 할 만큼
주인공 외에 이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똑같은 얼굴과 똑같은 목소리를 지니고 있다.
(주인공이 묵는 호텔 이름도 '프레골리 호텔'이다.)
고객 서비스에 대해 책을 쓰고 강연을 하며
고객 하나하나의 개성과 니즈를 중요하게 여기라고 하면서
정작 자신(주인공 마이클)이 세상과 사람을 보는 눈은
획일화되어 있고 몰개성적이다.
키워드 둘. 아노말리(anomaly)
이 영화의 타이틀 '아노말리사'는
'아노말리'에 그녀의 이름 '리사'가 합해진 이름이다.
아노말리는 변칙, 이례적인 것을 뜻한다.
(something different from what is usual or expected)
주인공 마이클은
똑같은 그들 속에서 그녀 '리사'를 발견한다.
그녀는 외모도 목소리도 그들과 다르다, 아니, 오직 그녀만이 다르다.
(모든 남자들의 이상형이 '처음 보는 여자'이듯)
마이클은 처음 본 그녀에게 '아노말리'를 느끼고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그녀는 그에게 또다시 '그들'이 되어 버린다...
(이 영화의 포스터 씬_ 약간 섬뜩하기도 했던, 바로 그 장면이다...)
익숙하고 익숙해서 무미건조하고 지루하고 무의미해 보이는 삶 속에
새로운 것, 특별한 것을 갈구하지만
그것은 이윽고
다시 익숙하고 평범한, regular & normal이 되어 버린다.
그 사랑을
이 영화는 보여 준다.
짧게나마 가졌던 사랑을 잃었지만
자신을 보다 사랑할 수 있게 된 리사와 달리,
이 권태로운 남자 마이클에게 교훈은 없다.
익숙해도 특별할 수 있다는 것을 그는 계속 모를 것 같다,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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