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brief comment

Death of a Salesman

spring_river 2016. 4. 19. 12:18

 

 

 

★★★

 

 

유명 고전임에도 의외로 이 작품을 한번도 본 적이 없어

작품 제목에 이끌려 홍보리플릿을 집어 들었다가

태숙 연출, 박동우 무대디자인이라는 하단 크레딧에

주저함 없이 바로 이 공연을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박동우 무대디자인이야 두말할 것 없이 내가 늘 가장 좋아하고 신뢰하고,

한태숙 연출의 공연 또한 나름 그동안 보아오면서 쌓아진 믿음 때문이었다.

최근 역순으로 꼽자면

단테의 신곡(http://spriverk.tistory.com/671), 유리동물원(http://spriverk.tistory.com/664)

아워타운(http://spriverk.tistory.com/598), 레이디 맥베스(http://spriverk.tistory.com/376)

대학살의 신(http://spriverk.tistory.com/481)...

그녀의 연출 공연에 별로 실망해 본 적이 없다.

번 공연 역시 그러했다!

 

'세일즈맨의 죽음'은 아서 밀러의 1949년작으로

67년 전의 작품이지만 

십년 이전의 경제성장기 시대보다

오히려 요즘같은 시대에 

더 큰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작품이다.

윌리 로먼가를 중심으로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개인의 희생,

간의 평행선,

위선과 집착, 

현실과 환상에 대한 어긋난 태도 등이 그려져 있다.

세일즈맨은

웬만해서는 환영받지 못하는 

자본주의 경제의 희생자와 같은 존재이다.

어찌 보면 

파는 상품보다 판매하는 사람이 더 매력적이어야 하는

살인적인 세일즈 전쟁에서,

거의 언제나 무시당하고 거절당하는 세상에서

그는

결국 자신을 팔고 세상에서 사라진다.

 

20년 넘게 기나긴 할부를 끝내고

드디어 오롯이 내 집이 되었건만

고층빌딩의 거대한 콘크리트 벽면이

집의 사방을 가로막고 있고,

무엇보다도

그 집에 같이 살 가족이 이젠 없다...

(그러구보면 

살면서 그다지 큰 집이 필요한 게 아니다.

자녀가 커서 결혼하거나 독립하면 

결국 두 사람만 남는 것을......

공연을 보면서 중간에 잠깐 그런 딴 생각도...)

 

오랜 배우생활에도 불구하고 첫 타이틀롤을 맡았다는

윌리 로먼 역의 손진환 배우는 

극 초반 대사전달의 아쉬움은 있었지만

(아마도 토월극장의 무대 깊이 때문일 수도...)

온힘을 다해 공연을 한다는 게 느껴졌고

쉽지 않은 캐릭터 또한 잘 소화해 냈다.

엄마 역의 예수정 님과 큰아들 역의 이승주 등 

다른 배우들의 연기도 무척 좋았다.

무엇보다 매우 묵직한 울림이 있는 공연으로

이 작품의 크나큰 힘을 온전히 느끼게끔 한 건

한태숙 연출의 공이 역시 컸다.

 

공연을 보다보면 

이 세일즈맨이 대체 무엇을 파는지에 대해 힌트가 없다.

공연 후 프로그램북을 보다가 이에 대한 언급을 발견했는데,

그렇지 않아도 미국 초연 당시 세일즈맨 역의 배우가

"그런데 대체 내가 파는 게 뭐지요?" 물었더니

작가가 긴 침묵 끝에 말하기를

"글쎄요, 그게 뭔지 계속 생각해봐요."라고 답했단다.

그는 

무엇을 팔고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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