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지난해를 돌아보고 새해 다짐을 하는 것도 쑥스러운 일이 되어버렸다. 送舊迎新이라... 요즘의 사람들은 송구영신을 특별히 세밑이 아니라도 늘 생활화하면서 살고 있다. 상품도 정보도 지식도 그걸 안 순간 이미 낡은 것이 되어 버린다. 끊임없이 과거를 버리고 현재를 지겨워하고 미래의 새로운 것을 갈망하며 살고 있다. 송년회라는 핑계 하에 술을 들이붓지 않아도 어차피 송구영신을 숨쉬며 살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는 그랬다. 제야의 종소리를 끝으로 한 해를 마감하고자 하는 건 근대 이후라는 역사상 특정시기를 사는 인간들의 의지라고. 다행히 올해가 지난해과 같지 않았음을 감사히 여긴다. 늘 미적거리던 일을 용기를 내어 10년만에 저질렀다. 덕분에 늘 똑같은 한 해만은 아니었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감사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