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그루에게 뮤지컬을 보여 준 적은 꽤 많았지만
정극 연극을 보여 준 건 이번이 처음.
그러니까, 그루가 본 첫 연극 작품이다!
현대극이 아닌, 셰익스피어 고전극이라
그루에게도 보여주면 좋지 않을까 하여 맘먹었던 거였다.
그런데 의외로 대사가 시적 언어가 많고 게다가 거칠어서 좀 어려운 듯해
잘 이해할 수 있을지 공연 내내 약간 걱정했는데
옆에서 지켜보니 두어 번 하품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3시간 가까이 되는 오랜 시간 동안
집중해서 공연을 잘 관람해 다행이었다.
끝나고나서 물으니, 재미있었댄다~
"엄마 얼만큼 사랑해?" 하고 공연을 빗대어 장난삼아 물으니
"Nothing!"이라고 대답한다.
이 녀석, 영문자막 대사까지 제대로 보다니!ㅎㅎ
앞으로는 연극도 가끔 데리고 다녀야지...
이번 '리어왕' 공연은
장두이 배우의 연기를 볼 수 있는 기회라서 참 좋았다.
밀도높은 연출과 무대도 뛰어났다.
상징적이면서도 멋지게 비운 무대에서
최고의 배우들이 더욱 돋보였다.
1막 엔딩의 폭풍우 씬 또한 인상적이었다.
이제까지 언뜻 겉핥기로 알고 있었던 것과
실제의 텍스트가 사뭇 다른 것들이 많다는 걸 깨달은 작품이기도 했다.
리어왕의 캐릭터도 그러했고
주요 서브 플롯으로 등장하는 글로스터 부자,
날카로운 비판을 서슴지 않는 광대의 존재도 그러했고
결말의 방향 또한 그러했다.
알고 보니
내 머릿속의 리어왕은
역사 기록물로서의, 또는 각색본에서의 리어왕이었고
셰익스피어 원작의 리어왕이 아니었다...
그리고 정말 이 작품은
그루 아빠 말대로 모더니티가 번뜩이는 작품이었다.
관극 또한 첫 경험이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법인데
그루에게 첫 연극을
좋은 작품으로 선사해 주어 그것 또한 기쁜~
'2015 > brief comment' 카테고리의 다른 글
Mark Rothko 展 (0) | 2015.06.15 |
---|---|
M. Butterfly (0) | 2015.06.03 |
MET opera on screen_ Le Nozze di Figaro (0) | 2015.03.30 |
Whiplash (0) | 2015.03.23 |
Birdman or (The unexpected virtue of Ignorance) (0) | 2015.03.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