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brief comment

Mark Rothko 展

spring_river 2015. 6. 15. 14:29





내가 Mark Rothko라는 이름을 알게 된 건

2011년 가을, 그에 관한 연극 'Red'를 통해서였다.

(※ 2011년 연극 'Red'에 관한 포스트는 http://spriverk.tistory.com/563)


이 연극 포스트를 조금전에 다시한번 읽어보았다.

포스트의 마지막 부분에 이렇게 씌어 있었다.

'이 연극을 보고나니 마크 로스코의 그림들이 참 좋아졌다.

그리고 미술관에 걸린 그의 그림들을 직접 보고 싶어졌다.

작품 앞에 한참 서서 보고 있노라면 정말 내게 말을 걸어올 것 같다...'


치 4년 후의 미래를 내다본 듯해 읽으면서도 깜짝 놀랐다.

왜냐하면,

어제 난

그의 그림들을 직접 보았다!

그리고 정말

내게 말을 걸어왔다...


나에게 있어

좋은 공연, 좋은 음악의 기준은

'moving' 이다.

마음을 움직였느냐이다.

마음이 크게 움직이면

심지어 그 움직임이 인지된다.

가슴 속에서 크게 요동치며 꿀럭하기도 하고

상당한 무게감으로 쿵 내려앉기도 하고...


'Multiform'으로 불리우는 로스코의 스타일이 시작되는

초기작들이 전시되어 있는 두 번째 섹션의 첫 그림을 본 순간,

마음이 움직임을 느꼈다. 그것도 꽤 강하게...

그리고

그의 전성기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세 번째 섹션에 들어서자마자

그의 그림들이 눈에 들어온 순간,

눈물이 왈칵 흘러내렸다.

당황스러웠다.

미술관에서 그림을 보고 이토록 마음이 움직인 적은

게다가 눈물이 난 적은 처음이었다...


황금기의 그 유명한 작품들,

씨그램 벽화 스케치들,

로스코 채플,

자살하기 전의 마지막 작품까지

한작품 한작품 

굉장히 오랫동안 보았다.

다음 섹션의 방으로 가기 전에

다시 뒤돌아서 또 보고

맨 마지막 섹션까지 다 보고나서도

다시 되돌아가서 또 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이 쉽게 떨어지질 않았다.

관람소요시간 1시간이라고 안내되어 있는 이 전시를

2시간30분동안 보았다.

그래도 더 오래

아니 하루 종일 보고 싶었다.

나도, 그루 아빠도

뭐라 형언할 수 없는, 알 수 없는 힘에 푹 빠져 있었다.


'내 예술은 추상적이지 않다. 그것은 살아서 숨쉰다.'

전시장 벽면 글귀 중에 이런 문구가 있었는데,

정말 그러했다.

스코의 그림들은 

살.아.있.었.다.

(복제된 프린트나 사진이 아닌, 

진품 예술만이 가진 아우라 그 이상이었다.

로스코 그림의 힘이었다.)

래서

보는 이의 심장을 뛰게도 하고

뭔가에 마비된 듯 확 잡아이끌기도 하고

생각에 잠기게도 하고

많은 감정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또 위로하기도 했다.

그렇게

마치 종교적 경험과도 같은 느낌을 주었다.


Mark Rothko를 만나

행복하고

그리고 벅찬 마음이

이 글을 쓰고 있는 아직까지도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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