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Mark Rothko라는 이름을 알게 된 건
2011년 가을, 그에 관한 연극 'Red'를 통해서였다.
(※ 2011년 연극 'Red'에 관한 포스트는 http://spriverk.tistory.com/563)
이 연극 포스트를 조금전에 다시한번 읽어보았다.
포스트의 마지막 부분에 이렇게 씌어 있었다.
'이 연극을 보고나니 마크 로스코의 그림들이 참 좋아졌다.
그리고 미술관에 걸린 그의 그림들을 직접 보고 싶어졌다.
작품 앞에 한참 서서 보고 있노라면 정말 내게 말을 걸어올 것 같다...'
마치 4년 후의 미래를 내다본 듯해 읽으면서도 깜짝 놀랐다.
왜냐하면,
어제 난
그의 그림들을 직접 보았다!
그리고 정말
내게 말을 걸어왔다...
나에게 있어
좋은 공연, 좋은 음악의 기준은
'moving' 이다.
마음을 움직였느냐이다.
마음이 크게 움직이면
심지어 그 움직임이 인지된다.
가슴 속에서 크게 요동치며 꿀럭하기도 하고
상당한 무게감으로 쿵 내려앉기도 하고...
'Multiform'으로 불리우는 로스코의 스타일이 시작되는
초기작들이 전시되어 있는 두 번째 섹션의 첫 그림을 본 순간,
마음이 움직임을 느꼈다. 그것도 꽤 강하게...
그리고
그의 전성기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세 번째 섹션에 들어서자마자
그의 그림들이 눈에 들어온 순간,
눈물이 왈칵 흘러내렸다.
당황스러웠다.
미술관에서 그림을 보고 이토록 마음이 움직인 적은
게다가 눈물이 난 적은 처음이었다...
황금기의 그 유명한 작품들,
씨그램 벽화 스케치들,
로스코 채플,
자살하기 전의 마지막 작품까지
한작품 한작품
굉장히 오랫동안 보았다.
다음 섹션의 방으로 가기 전에
다시 뒤돌아서 또 보고
맨 마지막 섹션까지 다 보고나서도
다시 되돌아가서 또 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이 쉽게 떨어지질 않았다.
관람소요시간 1시간이라고 안내되어 있는 이 전시를
2시간30분동안 보았다.
그래도 더 오래
아니 하루 종일 보고 싶었다.
나도, 그루 아빠도
뭐라 형언할 수 없는, 알 수 없는 힘에 푹 빠져 있었다.
'내 예술은 추상적이지 않다. 그것은 살아서 숨쉰다.'
전시장 벽면 글귀 중에 이런 문구가 있었는데,
정말 그러했다.
로스코의 그림들은
살.아.있.었.다.
(복제된 프린트나 사진이 아닌,
진품 예술만이 가진 아우라 그 이상이었다.
로스코 그림의 힘이었다.)
그래서
보는 이의 심장을 뛰게도 하고
뭔가에 마비된 듯 확 잡아이끌기도 하고
생각에 잠기게도 하고
많은 감정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또 위로하기도 했다.
그렇게
마치 종교적 경험과도 같은 느낌을 주었다.
Mark Rothko를 만나
행복하고
그리고 벅찬 마음이
이 글을 쓰고 있는 아직까지도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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