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목을 보고, 인형의 집을 현대화한 작품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꼭 그런 건 아니었다.
입센의 희곡들에서 반복되는 듯한 캐릭터들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는데
내가 본 입센의 작품들은
'인형의 집', '헤다 가블러', '민중의 적' 밖에 없어서 그 포인트는 잘 모르겠다.
# Simon Stone이 극작과 연출을 맡았다.
그의 작품은 NT Live로 본 'Yerma'에 이어 두 번째다.
두 개의 작품을 보니 그의 작품 스타일이 약간은 읽힌다.
고전을 모티브로 하여 현대적으로 완전히 새롭게 각색하는 데에 뛰어나고
결말에 있어 파멸과 파괴가 강렬하다.
그리고 두 작품 모두 무대 디자이너가 같았는데
투명함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Yerma'가 투명한 유리벽에 둘러싸인 무대였다면,
'Ibsen House'는 사방이 유리로 되어 있는 집이 회전하며 극이 펼쳐진다.
관객들을 무대 위 비극을 들여다보는 목격자로 만드는 효과가 있는 듯.
# 약 50여년간 3대에 걸친 가족들의 서사가 펼쳐지는데
천국 - 연옥 - 지옥 3부에 걸쳐
여러 시기의 사건이 번갈아 교차되고
한 배우가 각기 다른 시기의 다른 가족구성원 역할을 연기한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건
복잡한 구성이라서 정신차리고 집중해 잘 봐야 하는데
추석 연휴 3일간 아침에 일찍 일어나 피곤했는지
1막 중간중간 조는 바람에 부분부분 장면을 놓쳤다ㅠㅠ
그리고 작품적으로 아쉬웠던 건
그 가족사의 모든 파탄의 원인이
세스의 잘못된 행동 하나로만 귀결되는 내용이었다.
다양한 면모의 비밀이나 트라우마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그 외에는 프로덕션 디자인도 연출도 연기도 다 훌륭했다.
# A Doll's House가 뛰쳐나오게 하는 집이었다면,
Ibsen House는 그 집을 무너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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