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지만
그에 대한 스토리를 알게 되면
'헨리 5세'가 영국인들이 특별히 사랑하는 군주이며
작품이라는 것에 어느 정도 이해는 가게 된다.
헨리 5세는 백년전쟁에서 승리를 거두고 프랑스를 정복해
(너무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나) 9년이라는 짦은 재위기간 동안
허약했던 나라를 강력한 잉글랜드로 만든 왕이었다.
셰익스피어 또한 당시 잉글랜드가 전쟁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민족의식과 자신감 고양을 위해 '헨리 5세'를 집필했다고 한다.
# 웨스트엔드의 연극 'Life of Pi'로 최근 호평을 받은
연출가의 작품이라고 해서 기대를 했던 이 NT Live 공연실황은
얼마 전 넷플릭스에서 본
티모시 샬라메 주연의 영화 'The King'(Henry Ⅴ)과
어쩔 수 없이 비교가 되었다.
헨리 5세 캐릭터와 아쟁쿠르 전투의 연출은 아무래도 영화가 우세했다.
영화는 ('헨리 4세'의 내용 일부분을 포함하여) 아버지와의 갈등과 방황,
도망치고자 했던 삶을 받아들이며 왕위를 계승하게 되는 前史가 보강되어
(물론, 연약한 이미지와 카리스마를 오가는 티모시 샬레메의 존재감에 더해)
고뇌에 찬 젊은 군주, 헨리 5세라는 인물에 대한 호감도를 높여 주었고,
이 극의 가장 중요한 사건인 아쟁쿠르 전투 또한
(연극의 무대라는 한정된 공간의 한계에 대비되는)
다섯 배에 달하는 수적 열세를 극복하고 압도적인 승전을 거둘 수 있었던
전술과 그 스펙터클을 효과적으로 보여주었었다.
셰익스피어의 희곡과 이 연극에서는 존 팔스타프 경이
헨리 5세 즉위 후 과거와의 단절을 위해 내처지고 쓸쓸히 죽은 인물로 잠시 등장하나,
영화에서는 정적들에 둘러싸여 외로웠던 헨리 5세의 친구이자
아쟁쿠르 전투를 승리로 이끄는 데 중요한 전술을 짜고
장렬히 싸우다 전사하는 주요 인물로 나온다.
# '왕좌의 게임'으로 유명해진(그러나 나는 그 드라마를 안 봐서 잘 모르는)
Kit Harington이 헨리 5세를 맡아 열연하였는데
훨씬 드라마틱했던 티모시에 비하면 약간은 평면적인 느낌이었다.
프랑스 왕세자 역시 연극보다 영화에서 한층 강렬한 캐릭터와 비중을 가졌다.
그리고, 무대의 한계를 짚으며 상상력을 동원하라고
해설자가 너무 자주 얘기해서 좀 거슬리기도 했다.
관객이 애들도 아닌데 어련히 잘 알아서 상상력을 발휘하겠지...
개인적으로 이 프로덕션이 용감(!)하다 여겨졌던 건,
유명한 셰익스피어 극에, 스타 캐스팅에,
게다가 결코 적지 않은 수의 배우가 등장하는 규모인데
이 연극을 250석의 작은 극장에서 올리다니...
역시 Donmar Warehouse라서 가능한 일인가...
한편으로는 부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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