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brief comment 36

Okja

★★★★ # 생각했던 것보다는 따스했다. 물론 후반부는 서늘하긴 하지만... # 이 영화에서도 다루어졌고 조류독감이나 구제역 때에도 이미 많이 통탄스러워 했지만 인간을 위해 동물들이 끔찍한 환경에서 대량생산되고 죽여지는 걸 보면 고기류를 많이 먹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물론 그 생각을 실천에는 못 옮기고 있는 못난 인간이지만... # 슈퍼피그와 슈퍼소녀의 연기는 대단했다. # 둘이 걸어나오는 가운데 이름없는 슈퍼돼지들이 울부짖던 씬이 잔상에 남는다. 아참, 그러구보니 그들과 옥자의 다른 점 중의 하나는 이름의 유무이기도 한데 숨겨온 그 새끼슈퍼피그의 이름은 왜 안 나오지? 뭐라고 부를지 궁금했는데... 미자라면 분명 이름지어줬을 텐데~ # 그나저나 옥자 얜 진짜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

2017/brief comment 2017.07.11

Chicago

★★★★ # 이 작품은 1926년의 연극을 바탕으로 1975년 뮤지컬 초연된 꽤 오래된 클래식이다. 초연 당시에는 별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가 약 20년 후 1996년 리바이벌된 버전이 호평을 이끌어내며 현재까지도 브로드웨이에서 21년째 공연되고 있는, 그야말로 리바이벌 버전의 승리라 할 수 있는 케이스다. 리바이벌 버전의 연출 노트 중 인상적이었던 대목, "「Chicago」는 1926년에는 충격적이었고 1975년에는 냉소적이며 풍자적이었지만, (당시 1996년) 오늘날에는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러게... 몇 십년 전 작품 속 풍경들이 왜 이리 낯설지 않은 다큐가 되는지... # 한국배우들의 공연을 본 이후 9년만에 (※2008년 한국공연 리뷰 포스트 http://spriverk.tis..

2017/brief comment 2017.07.04

Rocky Horror Show

★★★ # 뮤지컬마니아들이 좋아해 마지아니할 쇼! 외국에선 남자관객들이 득시글대는 이 공연에 우리나라는 객석 대부분이 언니들로 가득한 진풍경이... # 이 공연을 잘 소화해 낼 수 있는 배우들이 이제 많아졌다는 게 두터워진 배우 Pool 관점으로도 꽤 주목할 만한~ # 확실한 건, 내 취향의 공연은 아니다...^^ # 작년에 재개봉 상영하는 영화를 봤었는데 이 작품은 영화보다는 역시 공연이 제격일세! B급 컬트 고전의 힘이 무대 라이브와 관객의 결합으로 한층 발칙해지는...

2017/brief comment 2017.05.29

Dreamgirls

★★★ # 영화, 그리고 뮤지컬 한국공연 초연에 이어 세 번째 Dreamgirls와의 만남. ※2007년 영화 리뷰 포스트 http://spriverk.tistory.com/298 2009년 뮤지컬 국내초연 리뷰 포스트 http://spriverk.tistory.com/415 처음으로 접한 영화에서는 에피 역의 제니퍼 허드슨, 그리고 음악에 대해 매료됐었고 한국 배우 캐스팅의 국내 뮤지컬 초연에서는 당시 내로라하는 브로드웨이 탑 크리에이티브 제작진들을 데려와 보여준 무대/조명/의상 디자인 그리고 연출에 압도되었었다. 그 때 공연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었다, 흉내낼 수 없는, 흑인배우들만이 보여줄 수 있는 그런 무대로 한번 봤으면 좋겠다는... 여기에 더해 작년 브로드웨이에서 흑인배우들의 위력을 확 실..

2017/brief comment 2017.05.24

The Bridges of Madison County

★★★☆ # 티켓은 오픈되고 공연은 개막되기 이전이었던 한두 달 전쯤, 배우 팬들 구매를 제외하고는 이 공연의 사전티켓판매가 부진하다는 얘길 들었다. 원작이 좀 오래된 작품이어서 인지도 문제인 건가 원캐스팅 때문인 건가 싶었는데 공연 마니아들(전체는 아니고 일부라고 믿고 싶은)이 이 작품을 '불륜극'이라고 싫어해서란다. 그 얘길 전해듣고 좀 어이가 없었다. 어떤 작품인지 제대로 잘 몰라서도 아닌, 동명의 영화를 보고난 이들의 말들이란다. 어떻게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메릴 스트립의 그 연기를 보고도 불륜극이라는 한 마디로 이 작품을 정의할 수 있는 건지... 생각의 자유라기보다는 생각의 경직성과 생각의 수준 문제다, 내가 보기엔... # 그 일이 있고 며칠이 흐른 후, 이 공연의 대표곡인 'Before an..

2017/brief comment 2017.05.12

Jekyll & Hyde

★★★☆ # 개인적으로는 그동안의 한국공연 대비 훨씬 우수한 점들이 꽤 많았고 8년 전 해외팀 투어 프로덕션보다는 확실히 나았다. 무대와 조명 디자인도 업그레이드되었고 무엇보다 앙상블 배우들까지 모두 기량이 높아 만족스러웠다. (그간 이 작품의 한국공연에서 주연배우에 들이는 공에 비해 조연 및 앙상블이 많이 아쉬웠던 것을 생각하면 특히 그렇다.) 주연 세 배우들 또한 흠 잡을 데 없이 뛰어났다. 특히 지킬 역 배우의 경우, 오버되지 않은 정확한 연출력이 인상적이었고 조승우 이후 누가 해도 엇비슷한 한국의 지킬 역 배우들과 달리 완전히 '다른' 모습의 지킬과 하이드를 만날 수 있어 그게 맘에 들었다. # 근데 우리나라 관객들은, 이 작품은 한국공연을 더 좋아하는 듯하다. 여러 모로 이번 프로덕션 참 괜찮은..

2017/brief comment 2017.03.15

훈데르트바서, 그리고 축제

3월 10일의 그 이튿날 토요일 오후, 셋이서 다시 광화문을 향했다.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막바지 전시 중인 '훈데르트바서' 특별전을 찾았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화가이자 건축가인 훈데르트바서의 회화, 건축모형, 태피스트리, 포스터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특유의 색채감과 구성을 느낄 수 있는 화풍, 자연의 곡선과 나선에 대한 사랑, 잔디 지붕을 비롯한 친환경적 건축 철학 등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축제다! 완결되지는 않았지만 일단은 더없이 기쁜 날이다.

2017/brief comment 2017.03.13

Moonlight / Manchester by the Sea

어떤 이들은(아마도 미국에 살고 있어서 우리보단 인종 문제가 직접적으로 와 닿아서 그런지) 이 두 영화를 흑인사회와 백인사회로 대비하여 비교하기도 했던데(그 비교지점은 나름 유익했던...) 약 일주일 간격으로 이 두 영화를 본 결과 역시 내게는 그냥 각각의 영화로 받아들여졌다. 두 영화 모두 별 넷! ★★★★ # Moonlight의 포스터, 기가 막히게 잘 만든~ 만약 이 셋이 한 사람이었다면 케이시 애플렉을 제치고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을 듯... # Moonlight에서 주인공 아이의 엄마로 나온 배우가 왠지 눈에 익고 음색이 귀에 익다 싶더니만 열흘 전 보았던 'Frankenstein' 연극의 NT Live에서 빅터의 약혼녀로 나왔던 바로 그 배우였네! # 음, 그리고 케이시 애플렉 사생활 논란..

2017/brief comment 2017.03.07

Frankenstein_ NT Live

★★★★ # 베네딕트 컴버배치, 조니 리 밀러가 닥터 프랑켄슈타인과 피조물을 번갈아 맡아 화제를 모으며 로렌스 올리비에와 이브닝 스탠다드의 남주주연상을 공동수상했던 공연. 컴버배치가 닥터 프랑켄슈타인을 맡은 회차의 공연 LIVE 영상을 보았다. 피조물 조니 리 밀러의 무대 장악력은 대단했다. 컴버배치가 연기해도 마찬가지인 걸 보니 역시 이 작품은 피조물의 강렬함이 워낙 지대하여 닥터 프랑켄슈타인의 비중이 돋보이지 않는구나 재확인하기도 한... 그루도 재미있게 관람^^ # 2011년에 공연되었던 이 런던 프로덕션을 바탕으로 각색 연출된 2014년의 한국 무대에 대한 포스트는 여기에... (http://spriverk.tistory.com/669) 그때의 기억을 되살려 비교해 보니, 한국 프로덕션도 꽤 훌륭..

2017/brief comment 2017.02.23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 # 보고 싶었던 작품의 재공연 소식에 일찌감치 예매하고 기다렸다. 공연관람 당일, 아침부터 기분이 설레었다. 컸던 기대만큼, 아니 오히려 그보다 훨씬 더 많이 그리고 깊게 감동받았다. 이제 2월인데, 벌써 올해 최고로 기억될 듯한 무대를 만났다! # 2년 전 초연 당시, 국내 연극 부문의 상들은 모두 휩쓸었고 (나 역시 수상 소식에 이 작품에 대해 뒤늦게 알게 된...) 작년 말 성사된 베이징에서의 초청공연을 통해 '중국 극장에서, 중국 이야기로, 중국 관객을 정복했다'는 호평을 받은 이 작품. # 사마천의 '사기'에 수록된 이야기를 원나라 시대의 작가 기군상이 희곡으로 만든 것으로 중국의 대표적인 고전이자 해외에도 널리 소개된 작품이라고 한다. 이 중국의 원작을 고선웅 연출이 기가 막히게 한..

2017/brief comment 2017.02.03

Juste la Fin du Monde [단지 세상의 끝]

★★★★ # 주인공의 독백과 함께 영화가 시작된다. '인생엔 누가 뭐라건 뒤를 돌아보지 않고 떠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수없이 존재하고 돌아갈 수 밖에 없는 이유 또한 수없이 존재한다. 그래서 그 오랜 시간 끝에 내 발자취를 되짚어가기로 했다. 나의 죽음을 알리는 여정을, 내 인생의 주인은 나라를 환상을, 보여주기 위해.' 그리고 'Home is not a harbor. Home is where it hurts.'라는 가사의 노래가 흐른다. 이미 도입부에서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들이 훅 감지된다. # 거의 클로즈업으로 이루어진 이 영화는 다섯 명의 훌륭한 배우들이기에 가능했다. (게다가 처음 보는 주인공 남자배우, 잘 생기기까지^^) 러닝타임 내내 그 팽팽한 긴장감과 에너지가 정말 대단한... # ..

2017/brief comment 2017.01.24

The Bodyguard

★★★ # 같이 캐스팅된 두 가수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기대감이 별로 없는 데다가 노래는 잘 하지만 연기와 춤의 문제를 참아주기 힘들다는 주변 지인 관극평에 따라 정선아 배우 출연 회차를 선택했다. 어느 정도 예상했던 그림이었고 대체적으로는 만족. 그런데 휘트니 휴스턴은 정선아도 쉽지 않구나 느낀... # 극본의 경우, 이런저런 평들과는 달리 난 오히려 괜찮았다. 그렇게까지 별로 느닷없지 않았고(아마 캐스트별 차이일 수도...) 감정선들이 잘 이어졌으며 구성 전개에 무리가 없었다. 오히려 다른 크리에이티브 부문들에서 만족도가 20%씩 떨어졌다. 무대디자인은 전체 컨셉트와 운용이 괜찮으면서도 몇몇 씬이 영 아쉬웠고 의상디자인은 쇼 의상이나 일상 의상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안무도 전혀 인상적이지 않았..

2017/brief comment 2017.01.18

Your Name.

★★★ # 극본도 좋았고 작화 영상도 좋았다. 그런데 이 작품이 노리는 만큼의 감동이 일지 않았다. 나중에 그 이유를 알았다. 바로 음악 때문이었다.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다던데 내게는 영 아니었다. 음악이 해당 씬의 정서를 확 끌어올려주기는 커녕 일본애들은 진짜 노래를 못하는구나 그 생각만 들게 했다. 내 친구의 말마따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미야자키 하야오처럼 되려면 히사이시 조 같은 작곡가를 얼른 만나길... # 일본에 '세카이계'라는 문화 용어가 있는데 이른바 오타쿠 문화에서 양산된 작품의 주제로, 소년 소녀의 사소한 구애 행위가 세계를 구하는 결정적 계기로 확장된다는 스토리의 전형을 일컫는다고 한다. 바로 이 작품이 '세카이계'의 결정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그루가 자기 여자친구랑 볼 거..

2017/brief comment 2017.01.10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 최근의 창작뮤지컬 중 작품적 완성도 면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신작. 우란문화재단 창작개발 프로그램을 통해 오랫동안 갈고 다듬은 티가 확실히 났다. 극본, 연출, 음악의 전개 흐름이 굉장히 매끄러웠다. 세 배우의 연기 또한 각각의 무르익음과 그 합(合)이 좋았다. 특히 자야 역의 최연우 배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중첩되는 시간과 공간, 그리고 극의 감정을 만들어내는 조명 디자인도 뛰어났다. # 지난주 저녁을 함께 하며 '무한도전'의 '역사×힙합 프로젝트' 공연을 보던 중 먹는 걸 잠깐 멈추고 브라운관을 한참 주목했던 건 시인 '윤동주'를 소재로 했던 공연팀의 노래가 시작되었을 때였다. 물론 객원가수 혁오의 음색도 한몫 했겠지만 무엇보다도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의 싯구가 노랫말로 들리는데 무척..

2017/brief comment 2017.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