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brief comment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spring_river 2017. 2. 3. 18:24

 

 

 

 

 

# 보고 싶었던 작품의 재공연 소식에 일찌감치 예매하고 기다렸다. 
   공연관람 당일, 아침부터 기분이 설레었다.   
   컸던 기대만큼, 아니 오히려 그보다 훨씬 더 많이 그리고 깊게 감동받았다.
   이제 2월인데, 벌써 올해 최고로 기억될 듯한 무대를 만났다!

# 2년 전 초연 당시, 국내 연극 부문의 상들은 모두 휩쓸었고
   (나 역시 수상 소식에 이 작품에 대해 뒤늦게 알게 된...)
   작년 말 성사된 베이징에서의 초청공연을 통해
   '중국 극장에서, 중국 이야기로, 중국 관객을 정복했다'는 호평을 받은 이 작품.

# 사마천의 '사기'에 수록된 이야기를
   원나라 시대의 작가 기군상이 희곡으로 만든 것으로
   중국의 대표적인 고전이자 해외에도 널리 소개된 작품이라고 한다.
   이 중국의 원작을
   고선웅 연출이 기가 막히게 한국화하여 빚어냈다.
   과장과 절제의 절묘한 균형, 희극과 비극의 절묘한 균형으로 대표되는
   고선웅 특유의 방식이
   각색과 연출에 그야말로 탁월하게 녹아들어 있었다.
   또한 
   빈 무대의 미학을 제대로 보여준 무대 디자인을 비롯해
   소품, 조명, 의상, 음악 등 제반의 피지컬 프로덕션과
   뛰어난 全 배우들의 역량이 
   이를 훌륭하게 구현해 내었다.  
   특히, 도안고 역으로 분한 장두이 배우의 카리스마도 돋보였지만
   이 작품의 최고 수훈을 세운 이는 바로 
   정영 역의 하성광 배우였다!
   그의 연기는 정말이지 감동적이었다.
   정영 역을 이 배우 말고 누가 저렇게 해낼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커튼콜에 그가 걸어나오는데 눈물이 났다...

# 권력, 신의, 복수, 비경험세대 등 생각할 거리가 많은 작품이었다.
   한국의 여러 상황과 빗대어지는 것들도 적지 않았다.

   인상적인 대사들이 많았는데 몇몇 옮겨보자면,

   "높은 자리에 있으니 참 좋긴 한데 
    늘 불안불안해..."

   "믿어지지 않는다고
    있었던 일이 없어지더냐?"

   "20년을 내 옆에서 꾹 참았나?
    네 인생은 도대체 뭐였어?"

   "세상은 꼭두각시의 무대.
    북소리, 피리소리에 맞춰 놀다 보니
    어느새 한바탕 짧은 꿈.
    이 이야기를 거울삼아 
    알아서 잘들 분별하시기를.
    이런 우환을 만들지도 당하지도 마시고 
    부디 평화롭기만을.
    금방이구나, 인생은.
    그저 좋게만 사시다 가시기를."

# 영국국립극장의 NT Live처럼
   우리나라 국립극단도 이 작품만큼은 이 캐스팅의 프로덕션 그대로 영상제작하여 
   잘 보존도 하고 국내외에 널리 보여주고 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정말 이대로 '박제하고 싶은' 공연이다!
   사진으로라도 이 기억을 간직하고 싶어
   이번엔 최대한 많은 공연포토를 찾아 이렇게라도 KE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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