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brief comment

La Belle et La Bête

spring_river 2016. 3. 24. 15:41




★★★



'코야니스콰시'공연으로 필립 글래스를 알게 된 게 벌써 13년 전이다.

이번 공연 역시 Film과 Live 연주가 함께 결합된 형식이긴 한데

지난 공연과는 또 다른 획기적인 결합을 선보였다.

음악과 대사 등 모든 소리를 제거된, 장 콕토의 흑백영화 '미녀와 야수'가 상영되는 가운데

필립 글래스가 새롭게 해석하여 만든 음악을 필립 앙상블이 라이브로 연주하고

4명의 성악가가 배우들의 대사에 맞춰 오페라 아리아를 부르는 매우 특별한 형태의 공연이었다.

이제 곧 80의 나이를 바라보고 있는 현대음악의 거장 필립 글래스가

70년 전의 영화를 통해 천재예술가 장 콕토에 대한 오마주를 표현한 것이다.

공연 전 뉴스레터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통해

'미녀와 야수'는 오래 전 유럽에서 전해지던 구전동화였고

이를 18세기의 한 프랑스 작가가 소설로 만들었는데

그 소설을 원작으로 처음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바로 

1946년 제작된 장 콕토의 이 영화였으여

디즈니산 미녀와 야수는 그보다 한참 후의 얘기라는 걸 알게 됐다.

무려 70년 전 영화라는 게 정말 놀라울 만큼

장 콕토의 영화는 무척 훌륭했고

필립 글래스의 음악도 원래 이 영화음악인양 너무 잘 어울렸다.

가수들의 오페라 퍼포밍도 물론 좋았다.

특히, 이 영화 속에서 동화의 판타지를 현실로 구현한 모습들을 보니

이후 여러 장르로 작품화된 '미녀와 야수'의 상상력이 모두

장 콕토의 이 영화에 빚지고 있음을 알겠다.

그리고 야수, 왕자, 벨을 좋아한 고향 청년 세 인물을

한 명의 배우가 맡아 연기한 것도 어찌 보면 의미심장했고

벨의 캐릭터가 그리 지고지순하게 그려지지 않은 것도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흑백필름 속 그 몽환적인 분위기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듯.


커튼콜 두 번째 차례에 (기자회견차 얼마전 방한했던) 필립 글래스가 

무대 위로 등장하여 함께 인사하는데

그를 직접 이렇게 보았다는 것만으로도 무지 기쁘고 괜시리 찡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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