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monologue

뭐가 중요한 거지?...

spring_river 2011. 6. 8. 16:52

나이가 들면 한 이야기 또 하고 또 할 수 밖에 없는,
그게 바로 나 자신일 수도 있다는 자각이 머리를 스쳤다.
묵은 것은 잘 안 빠져나가고 새것은 비집고 들어가기 어려운 것이 인간의 뇌 구조라면,
애써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으려고 새것들을 받아들이려고 했어도
내 정서와 지식, 관념, 가치관은 모두 70년대, 80년대, 군사독재시대, 국가보안법시대에
가위눌려 살던 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다.
어두웠던 70~80년대에 한자리했던, 세상이 어떻게 되어도
일신상의 안위나 출세에만 몰두했던 사람들은 그때가 좋았다며 그리워한다.
젊은 시절 체화된 사고방식을 고치기 어려운 것은
그것이 합리화건 자기 존재 증명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일 수 있다.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수정하고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한 성장은 정지되어 퇴보한다.
정신의 어느 갈피에 꼭 박혀 있는 것을 새것을 받아들여서 버무려 내는 일은 힘든 일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매사에 “내가 해봐서 다 아는 일인데…” 하는 것도
일반적인 노인 현상일 게다.
젊었을 때 자신이 잘 알던 일에 집착해서
그것이 자신의 전성시대였고 자신의 존재가치가 거기 있었으니까.
집권 초부터 시대에 뒤떨어진 50년 전의 삽질에 올인해서
전 국토와 국가재정을 쏟아넣은 것은 그게 체화되어 있어서다.
과거에 무엇인가를 한 경험이 있는 사람보다 미래가 보이는 사람이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되어야 우리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
한겨레신문 김선주 칼럼


최근 한동안 신문을 보지 않았다.
지난 연휴때 오랜만에 신문을 펼쳐들었더니

예전에 즐겨보던 김선주씨 칼럼이 눈에 띈다.
나이가 들면 한 이야기 또 하고 또 할 수 밖에 없는 그것이

할머니, 아빠 얘기가 아니라 이제 내 얘기가 될 수 있다는 문구에서 멈칫했다.
(
맞는 얘기거든... 대학 서클 사람들을 만나면 아주 오래전 에피소드들을

 
만날 때마다 얘기하고 그때마다 여지없이 서로 즐거워한다...)
그리고 2MB도 일반적인 노인 현상일 거라는 문구에서 낄낄댔다...


가슴아픈 기획기사가 또 눈에 띈다
.
4
대강 공사가 진행되면서 숨진 현장노동자들이 벌써 20명이랜다
.
공사일정 맞춘다고 밤낮없이 일하게 하는 근무환경이 원인이다
.
2MB
가 공사현장보러 온다고 해서 밤샘작업 하다가 사고사당한
,
신혼의 아내와 돌이 지나지 않은 아들을 남긴 이의 스토리는 기가 막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모른다
.
야구선수 교제 파문에 자살한 스포츠케이블 아나운서의 죽음이나

활동에 대한 불안으로 우울증을 겪다가 자살한 옛 아이돌 멤버의 죽음은
포털사이트와 TV방송뉴스를 뒤덮어도
이러한 국가적 살인을 당한 힘없는 무명인들의 죽음은 그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다.


나가수 옥주현에 대한 엄청난 비방이 한창일 때에 좀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
그녀의 가창력과 성품을 조금은 아는 사람으로서

무슨 그리 큰 죄를 졌다고 그토록 인신공격하고 루머를 퍼뜨리는 건지 짜증이 났다.
아니, 왜 이명박닷컴은 없지? (하긴... 만드는 사람, 글올리는 사람 다 잡아가겠지
...)
엄청난 짓들을 해대고 있는 정치인들에게 분노와 비난이 들불처럼 일지 않는 이유는

그들이 사람들의 눈과 귀를 가려 놓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는 건 변명이고
실은 그들이 힘있는 자들이기에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다.
공인이 결코 아닌 단지 유명인일 따름인 연예인들에게는

공인이라는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먹이며 트집잡고 욕하고
찌라시 매체들은 이를 기사화하고 매체는 고스란히 확산하고...
그렇게 상처받는 연예인들을 보며 상처 준 이들은 내심 의기양양해 한다
.
삶의 불만을 비뚤어지게 해소하는 그들은 그렇게 비겁하고 새디스트이다
.
진정으로 사람들의 지지와 사랑이 밑바탕되어야 할 정치인을 비롯한 공인들은

그것을 우습게 알기에 그것이 없어도 큰 상관이 없기에 별로 상처받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들의 지지와 사랑이 현실적으로 자신들의 존재가치인 연예인들은

크게 상처를 받고 또 무너지기도 한다.
연예인이 무슨 일을 하든 사실 그닥 중요한 일도 아니다
.
문제는 현재의 삶이 그리고 미래의 삶이 말못하게 파괴되고 있는데도

TV
뉴스는 국내뉴스가 사라진 채 연예통신 아니면 해외토픽이 되어 있고
사람들은 너무 평온하다는(또는 평온한 체 한다는것이다...


분노와 비난의 방향이 한참 잘못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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