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점(占)'을 별로 신뢰하지 않아 터부시하기까지 했었다.
그걸 깬 게 언제였더라...
기억도 나지 않는 오래 전
친구들과 우연히 사주카페에 가서 사주를 본 게 아마 처음이었던 듯...
그러다가 3년 전쯤인가 점 매니아인 지인의 말에 현혹되어
컴퓨터로 별점을 보는 한 여자에게 별점을 봤었고
1년 후 그녀의 스승이라는 한 남자에게 별점을 봤었다.
(이 때의 기억이 가장 독특했다.
점을 본다기보다 1시간 가량 카운슬링을 받는 편안한 느낌...)
그리고 나의 거취에 대한 문제로 괴로워하던 재작년 말~작년 초...
역시 점 매니아인 지인의 소개로 유명 역술인을 찾았고
(희한하게도) 그로부터 이런저런 말을 듣고나니 맘이 편해졌다.
그리고 작년 말...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고민에 그를 다시 찾아갈까 생각하고 있던 중
파울로 코엘료의 '브리다'를 읽었고, 이 소설의 한 부분에 멈칫했다.
"왜 카드로 미래를 읽으면 안 되는 거죠?"
"오직 현재만이 우리 삶에 힘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지.
카드를 보며 미래를 읽는 순간,
당신은 미래를 현재로 끌어들이는 거야.
그러면 엄청난 피해를 야기하게 되고,
현재가 미래를 엉망진창으로 만들지도 몰라."
미래를 현재로 끌어들인다......
그래...미래를 읽고자 하는 건 미래를 현재로 끌어들이는 행동이었다.
물론 더 안전하고 편안한 현재를 위해 미래를 읽고자 하는 의도였겠으나
오히려 현재가 미래를 원치 않는 방향으로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게 수긍이 갔다.
그러던 중...
개인적으로 좋지 않은 일들이 불과 한 달 내에 몇 번 연이어 터지고 나자
대체 왜 이러나 싶어 진짜 점이라도 보러 갈까 하는 맘이 다시 일었다.
갈까 말까를 한창 망설이고 있었던 바로 이 때에
기욤 뮈소의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를 읽게 되었고
占에 대한 Needs을 확 접게 만들었다.
어느 연령대로 굳이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별로 없지만
만약 가능하다면 어떤 특정 순간을 다시 되돌리고 싶은 지점은
나 역시 몇 군데 갖고 있다.
그런데
다시 과거로 돌아가 어떤 순간을 되돌려 바꾼다 해도
그것이 또다른 예기치 않은 일들을 초래한다는 것을
이 소설은 선명하게 보여 준다.
과거와 미래에 발목잡혀 있는 우리에게
현재를 살아야 하는 이유를 재주목하게 한다.
카카오톡의 내 프로필 설정 문구에
영화 '쿵푸 팬더'에서 인상적이었던 한 대사가 옮겨져 있다.
Today is the Present!
Present가 현재, 그리고 선물이라는 뜻 모두를 지니고 있음이
생각해 보면 우연은 아닌 듯하다.
'현재'는 다시 오지 않을 크나큰 선물임을...
현재에 감사하자...
그리고
미래를 지나치게 궁금해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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