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그루랑 손잡고 집에 가는데
그루가 묻는다.
"엄마, 우리도 G20 보러 갈거야?"
"그게 무슨 소리야?"
"버스 앞에 그렇게 붙어 있던데? 승용차는 두고 오세요~ 라고"
교통통제의 내막을 모르니, '승용차는 두고' 보다 '오세요'라는 말이 더 와 닿았나?
뭔가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있는 축제인 줄 알았나 보다...
그루, 이어서 묻는다.
"엄마, 우리나라가 G20 중에서 제일 잘 사는 나라야?"
"(화들짝 놀라) 왜 그런 생각을 했어?"
"아시아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한대~"
"(확실한 세뇌효과군... 싶어 열받아서) 아니야, 그냥 국가들끼리 돌아가면서 하는 건데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어쩌다 보니 아시아에서 한국이 처음으로 하는 거야.
아마 우리나라가 G20 중에서 제일 못 사는 나라일 걸?"
"(제일 못 사는 나라일 거라는 말에 급실망하는 그루... 한참 있다가)
그래도 꼴찌는 아니지 않을까? 한 18위 정도?"
"(홧김에 괜히 아들을 맘 아프게 했나 싶어) 응, 그래, 뭐 그 정도 되겠다...
20개 국가 중에 그런 거지, 전세계 국가로 보면 그래도 높은 거야..."
Global 20도 아닌, Great 20도 아닌, 그냥 Group 20
그러니까 20개 국가 정상 '모임'에 불과한 것을,
다른 나라에서는 선뜻 하기 싫어하는 걸 굳이 우리가 하겠다고 손든 것을
무슨 굉장한 걸 유치한 것마냥 포장하며 정권 이미지에 이용하는 후진성...
그러나 기업들까지 꼬드겨 엄청나게 퍼붓고 있는 광고 홍보의 세뇌 효과는
또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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