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monologue

광합성 결핍...

spring_river 2010. 10. 15. 14:59


회사 책상 위에 작은 화분을 사다 놓으면
왜 이렇게 얼마 못 가서 다 시들시들 죽어버리는지...
1
주일에 한 번씩 안 잊어버리고 물도 꼬박꼬박 주는데
...
아무래도 햇볕 때문이다
...
햇볕 안 받아도 잘 사는 종류로 꼭 따져서 사는데도

매번 이렇다...
무미건조한 책상 위에 초록색의 무언가가 살아있는 게 있으면

가끔 눈길을 던져도 기분전환이 될 듯하여 가끔 사 왔는데

이젠 그만 해야겠다.
내 욕심 때문에 불쌍한 화분들이 계속 죽어나간다
...

이상하게도 나의 사무 환경은 늘 광합성이 부족해 왔다
.
삼성역에 있었던 첫 직장의 첫번째 건물도

하필이면 우리 팀이 지층같은 지하1F에 배치되어 있었고
두번째 건물, 포스코센터빌딩도
팀 위치가 지상 높은 층이긴 했으나 창가 쪽은 아니었다
.
두번째 직장도 마찬가지
...
이화사거리의 첫번째 건물도, 두번째 건물 연세세브란스빌딩도

내 소속팀의 위치는 창가와 먼 복도쪽이었다.
세번째 직장인 이 곳
...
한 개 층의 중앙 즈음에 위치해 있는 내 독방은

한 면은 불투명 유리로, 세 면은 벽으로 둘러싸여 있어
창 밖이 멀리에서조차 보이지 않는다.
사무실에만 앉아있으면

밖에 비가 오는지 눈이 오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
.
이렇다보니 정말 창가에 앉아 일하는 게 소원이다
.
눈부셔도 좋으니 햇볕이 닿는 곳에 있었으면 좋겠다
.
일하다 가끔 창밖으로도 시선을 돌려 보고

비내리는 것, 눈내리는 것도 구경하고
하루 해가 지고 있는 것도 컴퓨터 하단의 시계가 아닌
바깥 풍경의 변화로 느끼고 싶다.

노랗게 시들어버린 잎들을 떼어내고나니

조그마한 화분의 절반이나 비어버렸다.
남은 잎들도 그리 오래 갈 것 같지 않다
...
그래도 이건 오래 살지 않을까 늘 기대하며 샀었는데

진짜 이제 그만 해야겠다...

혹시나 하는 것들이

하나 둘씩 포기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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