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brief comment

내공...

spring_river 2010. 8. 26. 14:34


그저께 '미스 사이공(Miss Saigon)' 4년만에 다시 보았다.
그때에도 언급했지만 이 작품은 솔직히 불편함이 없지 않은 작품이다
.
내년도 Next Production 참고 차원에서 어쩔 수 없이 다시 한번 보게 된 건데
...

주연급 배우들의 기량이 높아져서 그 부분은 만족스러웠다
.
초연 때엔 엔지니어 역의 배우가 개막을 앞두고 갑자기 쓰러진 바람에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커버 배우가 그 역을 소화했었는데
중요한 캐릭터인지라 많이 아쉬웠었다.
그런데 이번에 엔지니어 역을 맡은 이정열 씨는

이 배우 정말 이젠 뮤지컬 배우로 물이 올랐구나 싶었다
.
이정열... 어린 친구들은 이 사람을 잘 모르겠지만 포크 가수 출신이다
.
'
그대 고운 내 사랑'이 아마 대표곡일 듯
...
2000
년대 중반부터 뮤지컬 배우를 시작하더니

이 배우, 노래도 안정적이고 각 캐릭터에 맞게 연기도 참 잘 한다.
매우 성공적인 전업 케이스
...
그리고 킴 역의 김보경
!
첫 주연을 맡았던 초연 때엔 그냥 그랬었는데 이번에 보니 완전히 무르익어 있었다
.
역시 내공이 쌓이니 다르군 하고 감탄하며 박수를 보냈다
.

그리고 어제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을 그루와 함께 보았다
.
작년 9월에 시작한 공연이지만 되도록이면 그루가 조금이라도 더 컸을 때에 보여주자 싶어

종연을 앞두고 그리고 그루 방학 끝나기 전에 공연장을 찾았다.
그루는... 걱정했던 것보다는 오랜 시간 꿈틀대지 않고 잘 보긴 했다
.
하지만 특히 러브스토리는 거의 이해하지 못한 듯했고
^^
특별한 무대 효과가 있는 장면과 팬텀과 라울의 대결 장면은 재미있게 보는 듯
...
나 역시 5개월만에 본 것이었는데

크리스틴 최현주는 처음과 다를 바 없이 역시 훌륭히 잘 하고
팬텀 양준모는 개막 즈음보다 동정의 여지가 줄어든...캐릭터 연출의 변화가 보였다.
새로운 칼롯타와 마담 지리는 왠지 낯선
...
그루 아빠는 2001년 한국 초연 때 배우들보다는 훨씬 잘 하는 것 같은데

2005
년 내한공연이 역시 최고였다며 아쉬워한다.
나도 100% 동감이긴 하지만솔직히 이 비교는 다소 무리인 것도 사실이다
.
브래드 리틀은 그 때 당시 팬텀 역을 무려 1800회 공연해 왔던 팬텀 베테랑이었다
.
물론 그릇의 차이도 있겠지만 오랜 노력으로 쌓아올려진 내공은

그 무엇도 이길 수 없는 절대적인 우위의 힘을 갖고 있다
.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내공은 작용된다
.
오랜 관계일수록 구구절절 부연 설명이 필요치 않게 된다
.
왜 그랬는지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금방 알아차리게 되고 이해하게 된다
.
일에 대해서도 관계에 대해서도

오랜 시간과 반복된 노력, 기본 센스가 있다면 내공은 쌓이게 된다
.

20
년 가까이 함께 한 게 있는데

오히려 쌓였던 내공이 무너지고 있음을 요즘 체감한다
.
위로가 되어주기보다는 내게 독(
)이라는 증거다.
분명 이는 내공의 대상이 아니다
.
아무래도 이 지긋긋한 관계를 정말 기필코 꼭 끊어야겠다는 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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