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brief comment

Kiss me, Kate

spring_river 2010. 8. 5. 12:40



토니상이 연극과 뮤지컬 두 부문으로 나뉘면서
뮤지컬 부문에서 최초로 작품상을 수상한 공연이
바로 '키스 미 케이트'이다.
1940년대에 미국 뮤지컬 부흥의 시작을 알리는
주요 작품들 중의 하나로 손꼽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셰익스피어의 '말괄량이 길들이기'
극중극 형식과 실제 백스테이지 상황이
교차되는 내용이다.
미국에서는 1990년대 후반 다시 한번 리바이벌 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2001 초연 이후 
실로 오랜만인 9년만에 재공연을 하고 있다.

 
포스터가 처음 나왔을 때에 좋게 말하면 복고적
,
그대로 말하자면 촌스럽고 너무 적나라하다 싶었는데

실제 공연을 보니 포스터 느낌 그대로였다.
언론의 호평 일색이 좀 이해가 안 되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고전하고 있는 이유가 이해되었다
.
이 공연은 'Oldies but Goodies'가 아닌 그냥 'Old'했다
.
특히 전체적인 루즈함이 큰 문제였다
.
뮤지컬 코미디로서의 요소를 충분히 갖추고 있기 때문에

장면의 짜임새 연출 및 템포 조절과 편곡 등을 통해
훨씬 재미있게 재탄생할 수 있는 작품일 듯하여 더 아쉬웠다
.
음악 역시 미국에서는 유명하다고는 하지만 한국인의 귀에는 잘 감기지 않았고

무대 디자인 크레딧에 박동우, 신수이 2명의 이름이 있어 의아했었는데
무대를 보니 박동우 선생님의 디자인이라기보다는 신수이씨의 디자인 스타일...
조명 디자인 또한 너무 평이했고 의상 디자인도 크게 인상적이지 않았다
.
연출/안무를 맡은 데이비드 스완도 왠지 예전 작품들만큼은 아닌 듯한
...
가장 만족스러운 건 역시 남경주 최정원 콤비였다

이 두 역할을 다른 누가 잘 할 수 있을까 싶을 만큼
...
그리고, 연예인이 뮤지컬에 데뷔할 때에 주인공부터 맡아 무리수를 두는 것보다

이번 아이비의 사례처럼 적당한 비중의 조연 역할로 시작하는 것이
그 작품으로서도 해당 당사자로서도 바람직한 방향으로 보였다
하지승의 경우는, 그를 보면 배우의 무게감이나 존재감에 대해 고민케 한다
.
예전 우리 작품을 함께 한 적이 있어 잘생긴 외모와 괜찮은 실력을 잘 알긴 하지만

이상하게도 비중있는 주인공 같은 조역이 그에게는 설익어 보인다는 것이다.
사실 배우의 존재감이 실력, 연륜, 카리스마, 아우라 등이 복합되어야만 가능한 건데

문제는 뭐라 딱히 규정할 수 없는 카리스마나 아우라이다.
외모도 뛰어나고 실력도 좋고 무대 경험도 많은데

이상하게 주연감은 아닌 배우들이 정말 있다... 주연만큼의 존재감은 느끼기 힘든
...
예를 들면많은 앙상블 속에 섞여 있어도 그에게만 시선이 고정되는 경우가 있고

여러 배우들과 함께 섞어 놓으면 누가 주인공인지 찾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
안타까운 그러나 어쩔 수 없는 그런 상황들을 볼 때마다 가끔 이런 생각도 든다
.
주연배우 할 사람, 조연배우 할 사람, 앙상블 할 사람은 과연 따로 있는 건지
 
아무리 노력해도 상향의 여지가 정말 없는 건지... (물론 상향만이 최선은 아니지만
...)
그건 아니다, 노력하면 할 수 있다 라고 말하는 건 교과서적인 희망사항이고

현실적으로 지켜보면 정말 이상하게도 그런 한계가 있다는 게 문제인......

'
키스 미 케이트'

많이 웃을 수 있는데 조금밖에 웃지 못한
뛰어난 스탭진의 조금밖에 뛰어나지 못한
남경주&최정원의 신뢰도만 재확인한
그런 공연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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